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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홀려버린 남자의 이야기

매혹(魅惑)되다
매료(魅了)되다
무언가에 매료되어 정신을 홀리게 하다. 매혹, 난데없는 이 홀림은 도깨비 魅자를 쓰고 있다. 한 인간이 무언가에 매혹되면 평생을 허비하기도 하고, 인생을 탕진하기도 한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을 홀리게 하는가?
예술가들에겐 끝없는 이상향, 범인(凡人)들에겐 좋은차와 넓은 집, 아이들은 과자와 장남감, 미인들은 보석.
우리들은 매일매일을 또는 평생을 무언가에 홀리며 살아간다.
여기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꾼 ‘홀림’이 있다.
한재용 화가는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 노점상에서 헌책을 팔고 있었다. 어느날 무료해서 우연히 펼쳐 본 ‘에드바르드 뭉크’의 화집. 그 속에서 ‘절규’를 보고 그는 순간 아득해졌다고 했다.
어떻게 그림 한장이 한권의 책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까? 그림이 말해주는 한 화가의 人生을 보고는 완전히 매혹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학창시절에도 미술을 접해보지 못했지만 수십년의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고, 전업조차 망각한채 그림에 홀려버렸다. 한때는 부산 마린시티에서 고급가구점을 두 군데 경영하기도 했지만, 그림에 전념하기 위해 폐업을 하였다.
요즘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소한의 생활고는 해결하고 작품활동에만 매진한다고 했다. 언제 술 한잔 하자고 청을 하니, 매주 수요일 오전에 시간이 나니 그때 함께 마시자고 하셨다.
그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삶에 대한 다양성과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화려하고 낭만적인 해운대 같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활기찬 관광객들 뒤편에는 좋은 시절을 다 보낸 황혼의 노인들이 쓸쓸히 벤치에 앉아있고, 선탠을 하는 연인들과 비키니 여인의 엉덩이를 남자가 만지고 있는 가운데, 땀에 흠뻑 젖은 배달원이 짜장면을 전해주고 있다. 또 BMW를 탄 젊은이의 뒤로 오토바이 배달원이 따라가고 있다.
단순하고 쾌활한 그림들 같지만 삶의 짙은 페이소스가 숨어있는 작품들이다.
괴성을 지르며 즐겁게 바나나 보트를 타고 있는 행류객들과 매일 수십번씩 보트를 몰아야 하는 남자의 일상.
술을 마시고 흥청망청 하는 관광객들 틈에서 악에 바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
유유히 노니는 시민들과 장사를 하는 상인들, 엄마 손을 잡고 구경하는 아이들, 이 모든 사람들이 한데 섞여 이 세계는 굴러간다. 작가는 순대속처럼 똘똘 뭉친 다양한 사람들이 굴러가는 이 세상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이 세상은 얼마나 경이로운가!
작가는 사람과 사람이 뒤섞여 피워내는 풍경들의 해학을 멋지게 포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울증이 재발해 기분이 좋은 날은 한없이 붓이 날라다니고, 우울한 날은 꼼짝않고 칩거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혼자만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반복되었을까? 그러나 그는 그 시간마저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화가 ‘폴 고갱’의 노스텔지어는 타히티 섬이었다. 한재용의 노스텔지어는 해운대라고 말한다. 앞으로 십년은 해운대를 그릴거라고 그는 말했다. 아름다운 매혹에 빠져 인생의 후반을 그림에 송두리째 바친 만큼,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해운대의 폭죽처럼 아름답게 빵빵 터지길 기원한다.
글 / 수필가 윤혜영
그림 / 한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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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흘려보내는 법
마음의 상처를 흘려보내는 법 마음에 쌓인 상처를 흘려보내기에 앞서서 상처를 받지않는 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상처를 치료할만큼의 여유가 생길테니까. 건방지고 무례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고개를 숙여선 안된다. 마음을 열어주고 웃어주고 잘해주면 짓밟으려 할 것이다. 독한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짐승의 눈을 하고 짐승의 혀를 가지고 있다. 굳이 말을 섞고 이해하고 배려할 필요가 없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굳이 짐승에게까지 친절하고 다정할 필요는 없다. 인간을 교화하고 교정하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상처도 받고 배신도 당한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고 상처도 없고 배신도 없다. 존중과 배려는 무조건적인 신뢰나 믿음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와 거절에서 나온다. 일방적인 요구를 하는 사람은 상처를 주고도 모를 사람이다. 행동거지가 가볍고 얄팍한 사람은 상대의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인구가 늘었고 먹고살기가 쉬워졌다. 가뭄도 없고 기아도 없다. 사기는 늘고 거짓과 가식이 기본이 되었다. 그러니까 인륜이나 예절의 기본을 지키는 사람은 드물어졌다.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 반대로 말해, 이런 세상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소통하고 대화할 생각을 하는 것이 위험한 일이다. 사람을 가리고 기본을 지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정신을 올곧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미 받은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억을 지울 것인가. 상처준 상대의 이유를 찾을 것인가. 상처를 치유하는 건 시간이 해결해주는가. 먼저 자신이 남에게 상처주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스스로 반성하고 후회하는만큼 이해가 되고 여유가 생긴다. 죽을 죄가 아니라면 상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 아니라면 반성하고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상처받은 상대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나를 이해한다. 그것이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 역지사지 반면교사는 인간이 자신의 기억과 상처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알기위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아야 한다. 유년기의 상처는 기억속에 감춰지고 숨겨진다. 무의식이 아니라 스스로 기피하는 것이다. 그것을 끄집어내야 고치든 흘려보내든 할게 아닌가. 부모 가족 친구 학교 군대 회사 등 일상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상처는 사랑하는만큼 커지고 깊은만큼 감춰진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지 사랑하지 않으면 상처도 받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과의 사랑, 관계의 에너지, 소통과 영혼의 크기만큼 상처는 깊어진다. 영혼이 작으면 상처도 작고 영혼이 크면 상처도 크다. 문제는 어린 아이들은 순수한만큼 상처받은 그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이 된 아이는 제각각의 성향과 성격을 가진다. 외모나 환경과 상관없이 그 아이가 어릴 때 받은 상처로 방어나 민감성이 결정된다. 또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사랑을 하면서 치유하고 성장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신이 더 큰 사랑을 할 용기를 낼 때의 얘기고, 상처를 받지않기 위해 그만큼만 사랑한다면 상처위에 감정만을 덧씌울 뿐이다. 사랑은 상처를 치유할 힘이 있지만,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사랑할 용기가 있을 때만 과거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러면 상처도 과거도 흘려보내고 받아들일 수 있다. 상처는 잊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끌어안는 것이다. 상처받은 자신을 스스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달라고 요구하는건 욕심이고 상처를 두배로 늘리는 일일 뿐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게 순서다.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