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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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대학교 낯가림학과 졸업하기 (낯가림 심한 개그맨의 우왕좌왕 사회적응기) 와카바야시 마사야스 전경아 역 인플루엔셜 / 2015.08 (2015.10 읽음) 일반적으로 ‘사회’라는 단어는 성인이 되어서야 맞닥뜨리게 되는, 이른바 ‘어른들의 세계’, 특히 직장생활의 다른 표현 같은 느낌으로 많이 지칭되는 것 같다. 저자도 서문에서 본인이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감정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 서른이 되고 나서부터였다고 얘기하며 사회라는 곳에서 겪는 하루하루는 놀라움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개그맨인 저자가, 말 그대로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며 습득한 사회인으로서의 룰과 매너에 대한 에세이 모음집으로 사회인 1학년부터 4학년, 진짜 사회인, 그리고 졸업논문이라는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사회인으로서의 룰과 매너는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는 것부터, 분야별, 지역별 등으로 특정되는 것들로 나뉜다. 특히 연예계에서 긴 밑바닥 생활을 했다는 저자에게는, 사회란 한 달에 15만 엔 이상을 벌면 매일 자택에서 목욕하고 방 온도를 자유롭게 정하는 권리가 주어지는 곳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각으로부터 시작한다. 더 나아가 본인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감각이 얼마나 사회의 통념에서 동떨어져 있었는지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친구가 얼마 없고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진 터라 좁은 우물 안에서 그것이 사회 통념이라고 착각했던 것들에 대해. 우리는 그렇게 부딪치고 깎이고 닳아가며 조금씩 사회에 적응해간다. 사회인 2학년 장에서는 조금 더 범위가 넓어지는데, 특히 ‘꿈 일기’라는 글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본 내용인데도 흥미로웠다. 이른바 ‘유능한’ 사람들이 50년 후에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그린 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하는 일을 시간 역순으로 되짚어가며 스케줄을 작성하는 것이다. 저자가 그대로 따라해 본 경험이 실려있는데, 애초에 기록했던 것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리고 최초 목표보다는 조금 부족했지만 사실 읽기만 하고 실행해본적이 없는 나와 비교하면 작성했다는 것 그 자체가 훌륭하다. 인생이 예정대로 될 리가 없으니 좋게 생각하자고 쿨하게 받아넘기고, 그 이후로는 꿈 일기를 쓰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아마 비밀리에 그렇게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인 3학년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여러 주제를 다룬다. 특히 ‘말 바꾸기 작업’에 대한 글은 사회인이라면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책에서는 맛없다는 말 대신 독특한 맛이다라고 표현하기, 조잡하다는 말을 취향이 독특하는 말로 대체하기 등의 예시가 나온다. 감정도 골라서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 번 맞는 말이다. 제 할말 다하고 제 기분 다 표내다가는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고 곤란할 테니. ‘지금, 행복하세요?’라는 글을 통해서는 일을 대하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제트코스터에 비유해 이야기한다. 일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우울해지는 것에 부담감을 갖지 않는다고, 그런 감정은 나중에 맛보게 될 충만감이나 사기 충전의 예고신호와 같은 거라고. 사회인으로서 제법 내공이 쌓인 모습이다. 사회인 4학년은 개인적으로는 요즘의 나와 가장 비슷하다는 느낌이었다. 대표적으로 후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선배보다 더 어려운 존재라는 말은 정말이지 내가 요즘 느끼는 감정 그대로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물리치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몰입이라고, 그리고 지금껏 나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두려워하고, 눈앞에 놓인 즐거움과 몰입할 거리에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문장에서는, 마치 요즘의 내 모습을 들킨 것 같아 화들짝 놀라기도했다. 마지막 졸업논문 장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 정리한다. 사회인으로서의 룰과 매너는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키지 않으면 성가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사회’는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고, 그것을 지키는 것은 특별히 어려운 일도 아니다. 관습과 룰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몰아가기 보다는 거기에 따르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그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증거이기 때문이란다. 개그맨이 쓴 책이라고 해서 가볍고 재미있기만 할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지만 사회인, 특히 초년생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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