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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불쑥불쑥 찾아오는 과거의 창피한 기억때문에... 충동적으로 욕을 이죽이다가...이불을 차다가... 내가 왜 이런생각을 하게 됐는지 ..화가나고 짜증나서...이리뒤척 저리뒤척 ... 세상을 좀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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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훌쩍 지나갔다. 지나가고 있다. 눈이 내렸다. 뉴스에서는 폭설로 인한 월요일 출근길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배부른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월요일의 예정된 피로함보다 이목을 끄는 것은 없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재미있는 책으로 반나절 정도를 보냈다. 동네에는 폐업한 가게들이 여럿 보였다. 어떤 가게를 들어가면 업주에게 측은지심이 인다. 편집자는 저녁까지 최종적으로 시집 원고를 검토하라 일렀지만, 더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자나 탈자가 후에 발견된다 해도 그것 자체로 의미 있을 것 같다. 김혜순 시인의 등단작은 '담배를 피우는 시체'라는 제목의 시인데, 당시 식자공이 '시체'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착각했던 것인지, 잡지에 시의 제목이 '담배를 피우는 시인'으로 실렸었다는 시인 당사자의 얘기는 흥미롭다. 김혜순과 식자공이 어쩌다 함께 만들어낸 엉뚱한 결과이지만, 그것도 시적인 해프닝이라면 해프닝이다. 어떤 날에 우연은 꽤 많은 것을 펼쳐 보여주기도 한다. 내일은 다시 예정된 일정 속에서 생각지 못한 우연들이 평상시와는 조금 다른 결을 만들어 낼 것이다. 며칠 전 만난 시인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같은 책이 두 권이나 있다며 내게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귤과 바나나 껍질은 말렸건 말리지 않았건 음식물쓰레기다. 어제는 붉은 석류를 먹었다. 석류 껍질은 일반쓰레기다. 석류는 신나게 얻어 맞아 핏물이 잔뜩 고인, 온몸이 이빨인, 작고 아름다운 괴물 같다. 겨울이 겨울다워지는 풍경에 밑줄을 그었다. 책갈피를 꽂는다는 것을 깜빡하고, 하루를 덮는다. 그 전에 노란 등을 하나 켜두고 나는, 지나가고 있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짓궂게 사라지고 있는 무언가를 사수하고 있었다.
파리일기_너무 오랫동안 잠이 들었다
https://youtu.be/zlTMPWmYS-E 너무 오랫동안 잠이 들었다. 허리가 아파 일어난 시간은 새벽 5시. 콩피느멍때문에 집에서만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밤낮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밤을 지새운 채 오전 수업에 좀비처럼 앉았다가 끝나면 점심을 먹고 그러고도 침대에서 좀 더 등을 굴려대다가 오후 서너 시쯤 잠이 들어 밤 9시 10시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어제는 평소처럼 9시쯤 일어나 잠시 움직여 보았다가 눈이 너무 안 뜨여 다시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하였다. 보통 때면 그러다가도 결국 일어나 앉아 커피 샤워를 하곤 했을 텐데 그날은 왠지 엠마도 잠이 들어 있어 그 온기에 취해 다시 잠이 들어 버렸다.  새벽부터 시작한 하루는 무척 긴 느낌이 든다. 수업을 채 마치기도 전에 오랜만에 배당받은 오후를 어떻게 쓸지 고민을 해 보았다. 습관이라는 중력 바꿔 걸리면 바닥이 천장이 되고 천장이 바닥이 된다.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답답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옷을 고쳐 입고 3중 현관을 열고 나가는 일이 좁은 계단을 걸어내려 가 지하철에 올라타고 하는 일이 우주복을 껴입고서 로켓에 실려 날아가는 일처럼 버겁게 느껴진다. 연말이고 하니 어디든 한 번쯤은 나가자 했었지만 그 버거움과 조금의 두려움이 주저함이라는 문턱으로 우리를 둘러싸버려 트후티네뜨의 작은 바퀴로는 쉬이 넘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서로가 서로에게 텔레비전이 되어 주면서 좁게 좁게 맞았다. 그리고 손님들은 아침이 되자 잠자리에 흔적도 남기지 않고 자신의 공간으로 정 없이 돌아들 가버렸다.  그렇게 이름 난 다리 아래에서도 연결을 잃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들처럼 우리의 시간들은 어느 낚시 바늘 하나에도 걸리지 않은 채 은은한 속도로 흐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속도로 마흔이라는 이름의 강이 되었다. 마흔이라는 안내표지도 꿈에서는 무척이나 차갑고 커다랗고 그러했었지만 실제에선 좁게 선 내가 쉬이 넘어갈 만큼 구멍도 사이도 꽤나 커 나는 진동 없이 침묵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정말 나갈 거야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 물었고 응이라는 대답 대신 나는 늘 입던 바지를 들추고 개어진 대로 각이 지어 버린 낯선 바지를 꺼내 입었고 엠마는 마른 마스카라를 물로 풀어내었다. 마침내 우리는 외출을 했다. 조금 떨어져 있어 한동안 가지 못한 아시아 마트와 한인 마트도 들를 겸 장바구니도 3개나 쑤셔 넣고 따뜻한 차와 카메라도 같이 쌓아 넣고 대기권을 넘을 각도에 올라탔다.  파리는 야간 통행금지가 실행 중이라 멀리까진 가지 못하고 파리 식물원이 있는 에꼴 드 보따니끄 가든을 들렸다가 센 강을 향해 걸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센 강은 구름이 비켜서 있었다. 겨울바람이 꽤 세찼지만 우리는 강에 닿아 있는 가장 아래 둑까지 내려가 강변을 따라 걸었다. 앙상한 나무 가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써 봄이 장전되어 있었다. 며칠 사이 추워진 날씨에 코까지 붉어진 우리는 서로를 예보 옆에다 세워두고 기점 같은 사진을 찍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지나고 보면 어떤 일들은 이런 사진들 근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원에는 운동 겸 산책을 하는 노부부들과 경주처럼 거친 러닝을 하는 젊은이들이 여럿 있었다. 오랜만에 센 강변을 걷자 마치 서울에 있다가 파리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스웠다. 그래 시간들은 신발 끈을 묶을 때도 흘러가지. 작년 파리 지하철의 전동차마다 서로의 건강을 위해 간격을 유지하라는 스티커가 붙었을 때만 해도 얼마 안 가서 떼야할 텐데 괜한 돈을 들이는구나 싶었는데 오늘 보니 그 스티커들이 어느새 수만 발에 닿아 닳아 있었다.  고개를 숙이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놓쳐 버린 걸까.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닻을 내린 채 흔들리는 배들, 다리 위에서 교차하는 전동차들, 식물로 덮여 있는 옥상, 같은 높이의 건물들, 스케이트 보드와 함께 날았다가 뒹구는 배추머리 아이, 갈비뼈를 다 내어 놓고 있는 노트르담.. 봤던 것들은 반갑게 못 봤던 것들은 신기하게 그런 자잘한 얘기들로 걸음과 걸음 사이를 충실히 즐기면서 우리는 오랜만의 산책을 꼭꼭 씹어 삼켰다. 그래 소중함은 상대적인 감각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집중하면 어느 시간 어떤 곳에서든 우리의 혀를 달랠 수 있다고.  우리와 같은 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마주치던 노부부는 30분을 돌아 한 우체통에 작은 편지를 집어넣고 발을 돌려 분명 집일 곳을 향해 걸어갔다. 우리도 긴 산책을 마치고 마트에 들려 어깨를 괴롭힐 것들을 잔뜩 사들고 분명 집인 이곳으로 돌아왔다.  산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은 이런 날들일 것이다.  https://youtu.be/khJzXSqq_Qw 오늘은 파리에 함박눈이 내렸다. 눈이 드문 이곳에 하루 종일 눈보라가 쳤다. 빨간색 패딩을 입은 길건 편 집 아이가 할머니와 눈 구경을 나가는 것을 엠마와 훔쳐봤다.  산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은 이런 날들일 것이다.  W, P. 레오 2021.01.16 파리일기_두려운 날들이 우습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