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leuv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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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선서식 했어요

제 나이 34.. 늦은 나이에 선택한 이 길에서.. 꿋꿋하게 잘 가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스스로가 기특하고.. 뿌듯하네요.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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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힘든 날이었다. 그래서 퇴근 후 카페 앞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 귀가하고 있다. 이래서 패스, 저래서 패스. 이래서 되겠습니까? 그러나 힘들 땐 힘들다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갑자기 전화가 와서 통화하고 보니 동네에 다다랐다. 보도블록 위를 걸으면서 일기를 쓴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건 민폐다. 그것은 에티켓에 어긋난다. 그래도 일기를 쓴다. 반항하고 싶다. 술 마시고 싶다. 삼십 대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자전거를 탄 여자가 지나갔다. 빈 병이 담긴 봉지를 든 아주머니가 지나갔다. 인생은 어쩜 이렇게도 가혹한지요. 집이다. 집에 왔다. 이유 없이 불안할 때가 있다. 내가 말해놓고도 이유 없는 불안이라는 말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없다기보다는, 언젠가 어떤 이유로 형성되었을, 내 것임에도 이제는 인식하기도 힘든 저 깊은 곳의 고질적 불안을 사소한 무언가가 건드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불안이 쌓이면 불행이 된다는데, 이미 불행해지고도 남았을 불안들을 마주하며 살아온 것 같은데. 불안과의 기묘한 동거는 익숙해지지 않고.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김자옥과의 관계에서 어쩌다 기념일 같은 것을 망각했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늘 만세 하듯 두 팔을 황급히 올리며 외친다. 서프라이즈! 사실 모르는 척했을 뿐, 자옥 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란 없답니다, 당신의 행복은 내가 사수할 거예요, 라고 말하듯. 내 인생도 언젠가 신이 됐든 누가 됐든 갑자기 나타나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치는 날이 오는가? 서프라이즈! 이제까지의 불안은 모두 행복을 위한 맥거핀에 불과했다는 듯이. 그렇다면 나 역시 그 연기가 아무리 어설퍼도 눈감아줄 수 있겠다만. 나는 내게 외친다. 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