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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첫날

2013년의 첫날. 따르르르릉. "네, 감사합니다. 카페입니다." 뚝. 수화기 너머의 그 혹은 그녀는, 카페의 그녀의 인사만 받고, 아무것도 묻지않은채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카페의 그녀는 카페 영업여부를 확인해보려는 전화인가? 그래, 빨간날이니까 그럴수있지., 라며 별 대수롭지 않게 그 전화를 지나쳤다. 며칠이 지난, 1월의 첫주 어느요일, 전화가 걸려왔다. 따르르르릉. "네, 감사합니다. 카페입니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 아무말도 하지않은채 카페의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수화기 너머의 그 혹은 그녀에게, 기분이 불쾌해진 카페의 그녀는 딸깍,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문득, 사장님한테 걸려온 전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1월의 첫주, 여행을 떠난 사장님을 대신해, 하루종일 카페를 지키고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당황해서 그냥 아무말도 못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사장님이 돌아온 1월의 둘째주 화요일. 따르르르릉. "네, 감사합니다. 카페입니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 그 전화다. 카페의 그녀는 그사람이라는 확신에, 얼른, 옆에서 우유거품을 내고 있던 사장님을 불렀다. "사장님, 전화좀요."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여보세요? 장난전화는 다음에 해주시고요." 사장님은 그렇게 쿨하게 수화기를 내려놓았고, 옆에 있던 카페의 그녀는 그런 사장님의 모습에 당황하여 이번이 세번째임을 강조하였다. "네 스토커 아냐?" "잉? 그럴리가. 사장님 목소리 들으려고 계속 전화하는거 같았는데. 자꾸 내가 받아서 당황한거 아닐까요?" "아냐, 너일걸? 이런적 없었어." "사장님일걸요?" 너다, 사장님이다, 너다, 사장님이다, 그렇게 장난전화의 그 혹은 그녀를 놓고 옥신각신하던 카페의 그녀와 사장님은, 이내 곧 시들해져 그들각자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걱정하지말아요, 이해해요. 카페의 그녀는 책을 읽으며, 이다음 전화엔 꼭 괜찮다는 말을 건네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장으로 넘어갔다. Copyright ⓒ 2013 by log916(Boram Lee)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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