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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헝거게임:더 파이널'을 보고

영화 '헝거게임:더 파이널' 한줄평 : 하이틴 판타지 블록버스터로부터 정의란 미명하에 살인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시대적 담론을 담아낸 웅장한 서사드라마로 대단원. 별점 ★★★★ p.s. 시리즈가 끝나고도 가시지 않는 여운에 1편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을 다시 보고 3편 모킹제이 사운드트랙을 듣다 #헝거게임더파이널 #Mockingjaypart2 #모킹제이 #헝거게임모킹제이 #헝거게임 #TheHunger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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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 1] 낮잠 2
모처럼의 이른 퇴근길이었다. 이게 얼마 만인가 싶었다. 승진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것은 변변찮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는 턱없이 미진한 보상이었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이직을 생각 중이었다. 그 전에 여행이라도……, 아니다. 나는 한동안은 그냥 푹 쉬고만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모든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전철 입구를 올라와 신호등 없는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막 건넜을 무렵이었다. 아저씨…… 아저씨……! 방금 건너온 보도블록 저편의 골목에서부터 누군가를 다급하게 외쳐 부르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서서히 짙어지고 있었다. 남자가 부르는 상대가 나라고 생각해서 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남자의 시선은 분명 이편에 고정돼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남자가 호명하는 상대로 추측되는 사람은 없었다. 조그만 구두수선 방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노인 둘과 좌판에 희멀건 더덕을 늘어놓고 있는 왜소한 노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나는 잠시 멈춰 서 있었고, 남자는 잰걸음으로 보도를 건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상하지만 그가 저 멀리서부터 외쳐 부른 상대는 바로 나인 것 같았다. 결국 그가 당도한 곳은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이었다. 남자는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굉장히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뭘까 이 남자는. 복권 배달하는 분이시죠? 그의 말이었다. 복권이라니. 이건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게다가 그의 말투는 너무나 확신에 찬 것이어서 나는 순간 내 기억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불러대도 이쪽에서 그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면 긴가민가할 법도 한데,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과 나를 완벽하게 동일시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내가 복권과 관련됐던 기억은 없었다.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복권을 팔았던 기억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지만, 그건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취업 준비 기간 중 고작 두 달가량 스쳐 가듯 했던 일에 불과했다. 이미 3년도 더 지난 일이다. 게다가 복권 판매도 아니고 복권 배달이라니? 나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아닌데요. 나는 어떠한 감정도 실리지 않은 무심한 표정과 말투로, 티 나지 않게 최대한 화를 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는 나 자신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이토록 확신에 찬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고유성이 완벽하게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아니에요? 그가 얼굴에서 웃음을 조금씩 거둬들였다. 내 말을 듣고도 다소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요. 그가 어리둥절해 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그것은 그의 무례함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 나와 동일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데서 오는 일종의 얼떨떨함으로 느껴졌다. 그러자 나 역시 내가 잊고 있는 기억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정말 나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멍해진 기분을 떨쳐내고 나 역시 발걸음을 뗐다. 돌아보았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생소 1] 낮잠 1
혜주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조건을 다는 듯 물었다. 너, 내가 똑같은 경우라면……, 나한테 다 말해줄 자신 있어? 내막도 모르는데 이런 조건을 다는 혜주가 조금 귀여웠다. 혜주는 분명 내게 뭔가 말할 것이 있는 것 같았지만 내내 망설이고 있던 차였다. 굳이 구내식당 밖으로 나가서 통화를 하던 것은 그러려니 했는데, 통화를 마치고 온 뒤의 혜주는 뭔가 영 수상해 보였다. 느낌상 학생회 누군가와의 통화였던 것 같지만 부러 묻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나의 추궁을 유도라도 하는 듯 과장되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결국은 젓가락질을 멈추게 했다. 뭔데, 얘기해 봐. 아니야, 밥 먹어. 이런 줄다리기식의 대화가 몇 번을 오갔다. 그러다 마침내 내가 조르는 단계에 다다랐다. 어차피 혜주의 태도가 이미 토로에 기울어있어 보였으므로, 힘을 실어주기로 하고 닦달 아닌 닦달을 했던 것이다. 비밀 누설에 대한 책임을 내 쪽으로 덜어와 혜주의 짐을 조금 덜어주고자 했던 마음도 있지만, 사실 궁금했던 것이 제일 크기는 컸다. 뭐 얼마나 대단한 비밀이겠나 싶기도 했고 말이다. 그럼, 당연하지.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 그러나 혜주는 여전히 이래도 되나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한 채로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우리끼린 절대 비밀 없는 거야, 알았지? 그 말을 끝으로 혜주가 풀어놓은 얘기들은 조금 흥미로운 것이었고, 예상대로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이었지만, 듣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까 싶어지기도 하는 것이었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 우리는 가평의 한 펜션으로 떠나기로 계획이 돼 있었다. 신임 학생회가 결성되고, 전대 학생회와 함께 몇 번의 회의를 거쳐 LT, 그러니까 리더십 트레이닝이라는 구색 좋은 학생회만의 모꼬지를 가기로 한 것이다. 학생회라고 해봤자, 초반에는 신임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 각자의 친분으로 결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신임 부학생회장으로 뽑힌 J의 인맥과 신임 학생회장으로 뽑힌 나의 인맥이 반반씩 섞여 우선 학생회의 머릿수를 채우는 식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에 변동이 있더라도 말이다. 조교와 전대 학생회장은 학사 일정이 생각보다 빠듯하다며, 서둘러 학생회를 결성할 것을 요청했다.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자친구인 혜주 역시 학생회 임원 중 한 명으로 우선 섭외했고, 혜주 역시 기다렸다는 듯 선뜻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학과 인터넷 사이트 비밀게시판에서의 실시간 의견 제시와 학생회실에서의 몇 차례 대면 회의를 통해 간략한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학과 운영 방안 및 예산 구성, 장 볼 거리 등을 계획하고 준비했다. 그 촘촘한 준비과정에서도 언제 그런 일을 꾸밀 생각을 한 것인지 조금 놀라웠다. 전대 학생회에서 먼저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우리가 예약해둔 펜션에서 있을 신임 학생회장, 그러니까 나의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일종의 몰래카메라, 서프라이즈. 이런 종류의 것 말이다. 리더십 트레이닝이니만큼 신임 학생회장의 리더십을 대표로 시험해보자고 했다나 뭐라나. 혜주는 그 과정에서 절대 비밀을 유지하라고 특별히 주의를 받았다고 했다. 혜주가 고민할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혜주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지 선뜻 짐작이 되지 않았다. 매일 이어지는 회의 탓에 거의 늘 함께 붙어있었으면서도, 그 사실을 꿋꿋이 함구하고 있었던 임원진 친구 녀석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더구나 그중 내가 가장 신뢰하는, 가장 진지한 성격의 H조차 그 일에 대해 내게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배신감까지는 아니지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부풀어 실소 아닌 실소가 터졌다. 그러나 이건 분명 누구를 탓할 일은 못 되었다. 그보다 나는 조금 골치가 아파졌다. 이제 펜션에서 이 깜짝쇼를 다 알면서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러나 물론, 다 웃자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 신경 쓸 일이 많아서였는지 나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여러 번 고민했을 혜주에게 차라리 말하지 말지 그랬냐고, 이제 와서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혜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었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니, 그것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목적지까지는 무사히 도착했다. 전대 학생회와 신임 학생회가 각각 한 명씩 사이좋게 지각을 하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다소 지연됐던 것을 제외하고는 날씨도 더없이 맑았고, 열댓 명 가량의 인원이 나눠 탄 두 대의 렌트 차량도 크게 거리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비슷한 시간 내에, 예약해둔 복층의 펜션 앞에 닿았다. 우리는 짐을 풀고 정확히 삼십 분만 휴식을 가진 뒤 곧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분명 필요한 회의지만, 가장 귀찮은 일이기도 하므로 가장 먼저 끝내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었다. 회의 역시 별 탈은 없었다. 기존의 학사일정과 학과 행사에 따른 보편적 예산 범위가 전대 학생회로부터 브리핑 되었고, 이를 토대로 올해 연말 일정부터 내년 전반의 행사들에 대한 개략적인 기획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 와중에도 나는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나의 깜짝쇼에 다소 긴장하고 있었다. 타 대학이나 학과들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2년제의 사립 전문대학인 본교의 학사일정은 생각보다 촘촘해서 솔직히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미리 언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내가 학과의 신임 학생회장으로 선출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장학금이 지급되는 일이기는 했지만 전액도 아닐뿐더러, 무엇보다 나는 타고난 리더십이 있는 편이 못되었다. 2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치러진 학생총회에 참석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현재 우리 학생회의 복지부 임원인 K가 당시 직접 손을 들어 나를 후보로 추천했던 것이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나를 후보로 추천하라고 K에게 종용한 것은 다름 아닌 혜주였다. 그러나 혜주 역시 내가 정말로 당선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추천된 사람은 나를 제외하고도 여섯이나 더 있었고, 이 약소한 권력에 조금도 욕심은 없었지만, 무턱대고 출마를 포기하는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 역시 없었기 때문에, ‘뽑아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는 특별할 것 없는 한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당연히 남은 추천후보자들의 싸움이 될 거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첫 순서였던 것 역시 문제라면 문제였다. 나머지 여섯 추천후보자들이 거짓말처럼, 단상 위에서의 짧은 유세 중 모두 출마를 포기한 것이다. 문학을 전공하는 학과여서일까. 학생회라면 으레 가지고 있는 뭇 학생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그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럴 때 한둘은 나서기 마련인데. 이토록 자리 욕심 없는 사람들이라니. 부학생회장의 자리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해보였던 것인지 지원자가 몇 있었지만 어렵지 않게 J가 후보로 선출되었고, 단독 후보인 나와 한 팀을 이루게 되었다. 선거는 당연히 찬반 투표로 진행되었다. 찬성 83.7% 반대 16.3%. 찬성표보다 반대표에 더 신경이 쓰였다. 초중고 시절 반장 한번 해본 적 없는 나는 결국 그렇게 우리 학과의 신임 학생회장이 되었다. 저녁 시간을 조금 지나 회의는 마무리되었고, 우리는 펜션 주인에게 바비큐를 준비해 달라 요청했다. 동시에 너나 할 것 없이 준비해온 찬거리들과 일회용 식기 따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펜션과 정원을 오가는 임원들로 분주한 가운데, 전대 학생회장인 M에게 결재를 받듯 사인을 보내는 듯한 임원이 몇 있었다. 저것이 바로 곧 펼쳐질 깜짝쇼에 대한 사인이라는 것을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 바비큐장에서 펼쳐질 예정이구나. 그러나 그것을 미리 알고 있다고 한들 뭐가 달라질 것이고, 뭐가 나아질 것인가. 나는 그에 대한 어떠한 대비책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연할 수밖에. 깜짝쇼에 대한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무턱대고 맞이하는 수밖에. 우리는 잔을 채워 들고 M의 조촐한 건배사와 신임 학생회에 대한 응원 몇 마디를 들었고, 나 역시 신임 학생회장으로서의 포부나 무난한 건배사를 제안하며, 물론 진심이기는 하지만 형식적인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오늘의 공식 일정은 모두 끝난 셈이었다. 이제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는 대망의 깜짝쇼만이 남아있을 것이었다. 조용히 고기를 굽고 있던 H와 막 교대를 해주던 참이었다. 여자애들의 실랑이가 다소 급작스럽게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J가 뽑은 홍보부 임원 S와 전대 학생회 임원인 R이었다.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언니, 왜 저한테만 그러시는데요? 너, 말 그렇게밖에 못해?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부주의한 몇몇은 이어서 내게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주었다. 내게 어떤 대처를 요구한다는 듯이. 그렇다. 그들이 부주의하다기보다는 내가 이 연극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뿐이었다. 이 적지 않은 인원 중 왜 이러한 실랑이의 책임이 나의 몫이기만 하단 말인가. 전대 학생회 몇몇은 내 눈치를 살피며 웃음을 참는 것 같기도 했고, H와 K를 비롯한 본래 내 친구들은 묵묵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것만이 지금 가장 중립적이고 최선의 행동이라는 듯. 내가 어떠한 대처도 없이 바라만 보고 있자, 가장 연장자인 M이 나섰다. 너흰 어른도 없냐 이것들아. 다소 과장스러운 그 말에 사실 나는 조금 웃을 뻔했다. 우리들은 고작해야 이십 대 초중반의, 딱히 어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많다고 할 수도 없는 학생들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이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고백해서 혜주를 곤란하게 할 수도 없거니와,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공식적인 회의 중이라면 중재할 의무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적인 영역에 가까웠다. 그때였다. 안 되겠는지 S는 자리를 박차고 숙소로 빠르게 걸어 들어 가버렸다. 우는 연기까지 해 보이며. 그제야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정말이지 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누군가가 나를 향해 말했다. 오빠, 뭐해요. 학생회장이 보고만 있으면 돼요? 나는 잠시 고민하며 고기 집게를 내려놓으려다가 말았다. 토라져 숙소로 들어간 S를 쫓아가 달래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선배지만 나보다 어린 R을 혼내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떤 행동을 해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려놓을 만한 넉살도 나에겐 없었다. 뭘 하든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연극을 망치는 것보다는 잠시 무심하고 무능한 신임 학생회장이 되는 것을 택하기로 했다. 아니, 그것은 엄밀히 말해서 내가 택한 것은 아니었다. 또, 어떤 것이 차선 혹은 차악의 대처라고 과연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H를 비롯한 내 친구들은 여전히 어떠한 미동도 없었고, 그것은 나를 향한 원망은 아니었지만, 존중 또한 아닌 것 같았다. 여자애들 몇은 이제 더는 감출 것도 없다는 듯 재미없다고 투덜댔지만, 이거 다 연극이었다고 딱히 해명하는 이도 없었다. 차라리 혜주로부터 이 연극에 대한 어떤 말도 듣지 못한 채로 이곳에 왔다면 조금 나았을까.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이 모든 상황을 맞이했다면. 그렇지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나는 혼자만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댔고, 허탈해졌다. 혜주만이 조용히 다가와 가만히 등을 쓸어줄 뿐이었다.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해리포터
영화 <해리포터> 스크린 테스트 받으러 온 뽀시래기 다니엘 래드클리프 ~폭풍 연기중~ 안경 한번 써볼래? 넹ㅎㅎ ㅇ0ㅇ 고개 들어볼래? 옆모습도 한번...ㅎㅎ 정작 본인은 어색ㅋㅋㅋㅋㅋㅋ ~확신의 줌인~ 당시 오디션 경쟁률 4만대 1 ㄷㄷㄷ 다니엘이 오디션 받으러 들어올 때 제작진이 해리포터가 걸어 들어오는줄 알았다는데 넘나 그럴만함ㅇㅇ +) 삼총사 첫 스크린 테스트 받던 날ㅋㅋㅋㅋㅋㅋ 책 읽으며 세상 신난 엠마 왓슨 누가 봐도 지금 노잼인 루퍼트 그린트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지한 다니엘, 머리 짚는 루퍼트, 심각한 표정의 엠마 심지어 이날 엠마는 오디션 대사를 통째로 외워옴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인간 헤르미온느 그래서 루퍼트랑 다니엘 대사하는데 옆에서 자꾸 입모양으로 따라함ㅋㅋㅋㅋㅋㅋ 테스트 끝나고 신남ㅋㅋㅋㅋㅋㅋㅋㅋ +) 영혼캐스팅 그 자체인 삼총사 촬영장에서 엠마왓슨은 '한컷에 끝내는 왓슨' 다니엘은 '한번만 더 댄' 루퍼트는 '다시 하자 루퍼트'로 불렸다 촬영 도중에 엠마는 최대한 학교를 많이 나가려고 노력했고 (8과목 중에 6개 A+, 2개 A 받아옴) 다니엘은 중간중간 다녀왔고 루퍼트는 그냥 안다님 유명한 숙제 일화 촬영중 책 찢어먹고 얼어버린 엠마와 황급히 덮어버리고 모른척 하는 다니엘 같이 모른척 하는 루퍼트 캐스팅 발표 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첫 출연료를 받으면 어떻게 할거냐고 묻자 다니엘: 음...전 잘 모르겠어요ㅎㅎ 엠마: 제가 21살이 될 때까지 은행에 저축해둘거예요 루퍼트: 마법사로서 말하는데, 왜 출연료를 머글 돈으로 주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캐스팅 발표 후 풀린 뽀시래기들 사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영혼 캐스팅 ㅠㅠㅠㅠ 출처 : http://www.dmitory.com/hy/25907362# 관심좀 주세요.. 귀찮으실까봐 댓글 달아달라고 못하는데 클립과 하트 정말 좋아해요...♥
소설이 된 게임, 다섯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과 '웃픈' 현실
[서평] 하이퍼리얼리즘 게임소설 단편선 '엔딩 보게 해주세요' 요다 출판사의 <엔딩 보게 해주세요>는 게임 업계에 발을 걸치고 있는(던) 소설가 다섯 명의 게임 소재 소설이 담긴 단편 소설집이다.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의 김보영, <S.K.T>의 김철곤 등 이름난 작가들이 앤솔로지에 참여해 SF, 판타지 독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TRPG 작품을 쓰는 김성일 작가까지 다섯 명 모두 게임 시나리오를 만든 적 있으니 작가의 경험이 소설이 된 셈이다. 김보영의 <저예산 프로젝트>는 증강현실 게임이 보편화된 한국에서 독창적인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 이세연과 그의 팬이자 안티 '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니컬한 '나'는 "느낌을 구현하지 못했다면 게임이라고 말할 수도 없어"라는 고집 센 이세연과 그녀의 게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다양한 시공간에 렌즈를 맞추면서 게임과 선택이라는 주제를 말하는데, 비현실적이면서도 갭모에가 느껴지는 결말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마비노기>의 팬픽을 쓰다가 게임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로 활동 중인 전삼혜는 <당신이 나의 히어로>를 썼다. '마지막 왕'이라는 가상의 판타지 RPG를 리메이크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메인 플롯. 이전 작품의 이세연 게임이 증강현실이었다면, 마지막 왕은 '감각 동기화 게임'이다. 게임을 새로 만들면서 일어나는 개발팀의 에피소드가 게임이 제공한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어느 유저의 사연과 만나면서 훈훈함을 자아낸다. <성전사 마리드의 슬픔>은 김성일의 TRPG <메르시아의 별>을 하는 플레이어들과 PC(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주인이 없을 때 장난감이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한다는 설정의 <토이스토리>처럼 PC에게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게임과는 다른 캐릭터와 줄거리를 부여한 셈이다. 작가는 플레이어들의 게임과 PC의 속사정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데, 유능한 TRPG 마스터가 아니라면 짜낼 수 없는 이야기다. <성전사 마리드의 슬픔>의 무대 <메르시아의 별>. 같은 작가가 썼다. 김인정의 <앱솔루트 퀘스트>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재수 없음'을 소설로 썼다. 팀플레이 과정에서 나름의 애정을 쏟았던 게임 시나리오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치열하게 보여준다. 이는 블라인드 게임라운지의 인기 포스트를 읽는 듯 절절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게임사와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전투구가 다소 텁텁한 맛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작가는 그렇게 대충 사는 것과 너그럽게 사는 것이 대체 뭐가 다른지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소설집의 대미를 장식한 김철곤의 <즉위식>은 시놉시스만 읊어도 재밌다. 다 망해가는 MMORPG 회사의 사업부장 '탁민'이 '무만왕국'으로부터 자기 나라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으며, 왕자의 국왕 즉위식을 게임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청탁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고 있다. 모든 것이 착착 이루어지면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데, 다섯 작품 중 (사업적으로) 가장 비현실적이지만 인물들의 배신과 집착은 그와 반대로 현실적이어서 기묘한 재미를 준다. (출처: 요다 출판사) '오래전'을 '오랜전'으로 쓰는 등 중간중간 오탈자가 거슬린다는 점과 책 표지와 내용물이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소설집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요즘 그런 부류가 과연 얼마나 많이 존재할까 싶지만) 게임을 모르는 SF, 판타지 독자들도 즐겁게 페이지를 넘길 것이며, 게임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적 있는 이라면 '웃픈' 감정이 일 것이다. 게임이라는 작품, 상품, 놀 거리 주변을 공전하며 기사를 쓰는 기자도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이 소설집으로 게임 개발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라고 말한다면 거짓이겠으나, 게임을 향했다가 굴절됐던 상상력이 소설의 형식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은 독보적이었고, 흥미로웠다. 기자는 작가들에게 모종의 동질감도 느꼈는데, '창작하려는 사람의 상상력은 어떤 방향으로든 결실을 보는구나' 싶었다. 기자도 직업적으로 글을 써서 사람들 읽히는 사람 아닌가? 오르한 파묵은 하버드에서 한 강의에서 소설이라는 산문에 대해 "서로 모순되는 사고들을 우리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동시에 믿고, 이해하게 만드는 특별한 구조"라고 정의했다. 독자는 소설을 읽으며 작가의 존재를 잊고, 소설이 작가의 창작이라는 것도 잊는다. 독자는 소설이 팩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동시에 모른다. 오르한 파묵은 소설을 읽는 이유가 바로 이 "아찔하고 모호한 느낌"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엔딩 보게 해주세요>는 아찔하고 모호한 소설이다. 다섯 작가는 게임의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고, (성공 사례도 있었겠지만) 대개 좌절을 겪었다. 추측하건대 좌절의 원인은 '어른의 사정'이다. 게임은 종합 예술이면서 동시에 팔아야 하는 물건이다. 이 필연적 딜레마를 작가들은 소설로 극복한 것처럼 읽힌다.  그렇게 웃픈 현실은 빛나는 상상력으로 승화된다. 이를 생각하면 앤솔로지는 전에 없던 특별한 소설집으로 다가온다. 오르한은 같은 강의에서 "소설이란 논리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상상을 통해 자유롭게 모든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에 호소하는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정리하자면 <엔딩 보게 해주세요>는 '어른의 사정'이 투여되지 않은, 생생하고 애정 넘치는 추체험이다. 인용한 오르한 파묵의 강의는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민음사)에 정리되어있다.
[생소 1] 낮잠 3
오후 수업은 없었다. 혜주와 나는 아무 계획 없이 우선 지하철역으로 가는 스쿨버스에 몸을 실었다. 커튼을 젖히자 햇빛이 들어왔다. 종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겨울방학이 기다리고 있었고, 곧 졸업이었다. 신임 학생회장 P는 여전히 조금 못 미더운 데가 있었지만 이제는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지난주 인수인계를 모두 마치고 나자 후련하기 그지없었지만, 이제 당장의 진로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신춘문예나 문예지 등단과는 거리가 먼 동기들은 취업이냐, 4년제 대학 편입학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었다. 지난주 겨우 원고를 모아 신춘문예 공모전에 투고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기대할 바는 못 되었고, 마찬가지로 취업이냐 편입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었다. 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모르는 거야. 네가 이번에 떡하니 등단해서 우리 학번 최초의 소설가가 될지 누가 알아? 나는 조바심을 내는 혜주에게 이렇게 격려하곤 했지만, 또 그건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했지만 사실 크게 힘이 되지 않을 말이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러니까 앞일은 결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 그것만이 진실이었고, 그것만이 일말의 위로라면 위로였으며 격려라면 격려였다. 버스에서 내리다 말고 혜주가 느닷없이 우측 중간쯤의 좌석에 앉았다. 그리고는 몸을 숙였는데, 바닥에서 뭔가를 줍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혜주가 보랏빛 가죽 지갑 하나를 들어 보이며 내게 익살스런 눈짓을 했다. 버스에는 기사 아저씨를 제외하고 우리 둘뿐이었다. 혜주를 앞세우고 서둘러 내린 내가, 그게 뭐냐고 묻듯 혜주와 혜주의 손에 들린 지갑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주웠어. 혜주의 말이었다. 혜주와 나는 옆 건물 입구로 들어가 지갑을 열어보았다. 스쿨버스이니 당연히 같은 학교의 학생이 떨어뜨리고 간 지갑일 터였다. 학생증이 있었고, 살펴보니 우리 학과 옆 건물을 쓰는 학과의 모르는 여학생이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멤버십 카드 몇 장과 절반 조금 넘게 도장이 찍힌 종이쿠폰 몇 장, 그리고 체크카드 한 장과 현금 이만 원이 들어있었다. 우리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현금 이만 원을 꺼내 주머니에 넣은 뒤 지갑은 근처에 세워진 우체통에 넣었다. 이만 원쯤은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만 원어치의 가벼운 죄책감. 훗날 업보처럼 이만 원 어치의 벌을 받는다고 해도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합리화를 시작했다. 십만 원, 아니 오만 원만 됐더라도 적어도 우리 둘 중 하나는 진지하게 그대로 돌려줄 것을 제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완벽하게 같은 생각을 한 것처럼 말없이 그 모든 것을 실행했다. 우리는 이만 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막 구내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백반을 먹은 후였다. 이만 원이라는 돈은 둘이서 뭔가를 하기에는 참 어중간한 돈이었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학생회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르바이트 같은 것은 하지 않게 되었던 우리는 늘 궁핍했고, 요 근래에는 캠퍼스 주변 산책이나 하는 것이 데이트의 전부였다. 약소한 장학금을 받기는 했지만 등록금 일부 면제 식의 지급이었고, 그나마도 학생회장인 나에 국한되었던 것이다. 몇 차례 의논 끝에 평소 봐두었던 카페에 가기로 했다. 저 카페 예쁘다. 이런 말은 많이 했지만, 돈이 생겨도 가보지는 못했던 그런 카페였다. 평일 낮이어서인지 카페는 휑했다. 바깥에서 보던 것에 비해 실내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웠다. 앤티크한 콘셉트를 어설프게 시도하다 실패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널찍한 소파형 의자는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희끄무레한 턱수염을 기른 중년의 주인이 가져온 메뉴판에는 요즘 보기 드물게 파르페가 있었다. 혜주는 신기하다며 파르페를 시켰고, 나는 버릇처럼 아메리카노를 시키려고 했다. 혜주는 나를 타박하며 비싼 것을 주문하라고 했다. 나는 혜주를 따라 파르페를 주문했다. 우리는 잔에 꽂혀 나온 조그만 장식용 우산을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함께 말없이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다 나는 문득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는 혜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캠퍼스 커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들이 많지만, 나는 캠퍼스 커플의 이점을 더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대개 부정적인 입장은 캠퍼스 커플의 학기 중 이별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그 이후 대처의 곤란함 때문일 텐데, 어떤 의미에서 나는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결속력을 더 다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감정의 균형을 가지게 해준 것 같기도 하다. 이별 이후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 자신 없기도 했고, 더구나 나는 학생회장이라는 어쭙잖은 위치 때문에 늘 구설에 휘말리기 좋은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나는 일찍이 혜주와 공식적인 캠퍼스 커플이 되었기에 스캔들을 피해가기 용이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학생회 내부의 횡령 의혹이 학생들 사이에서 일었을 때, 또 그것이 후배들의 근거 없는 모함으로 드러나기까지 힘겨운 싸움을 지속해 갔을 때 우리는 외부의 ‘적’ 덕분에 서로가 싸울 여지조차 없었는데,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제대로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었다. 혜주와 나의 연애는 학생회 활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우리의 관계를 다소간 지켜주었던 학생회 활동은 이제 막 끝났다. 또한 사실상 졸업을 앞둔 우리에게는 캠퍼스 커플로서의 기한도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온전히 우리 둘만 남은 것이다. 우리의 연애는 앞으로도 무사할까.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무렵, 혜주는 잠깐 눈 좀 붙이겠다며 소파에 몸을 뉘었다. 금세 잠에 빠진 혜주를 보며 나는 눈치를 살피듯 카운터 쪽을 바라보았다. 사장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혜주를 따라 내 쪽 소파에 몸을 슬며시 뉘어보았다. 햇빛이 기분 좋게 쏟아지고 있었다.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꿈에 나는 숲길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 뜬금없게도. 그리고 나는……, 울고 있었다. 뛰는 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꾸만 울었다. 나를 흔들어 깨운 것은 혜주였다. 이봐요, 이제 좀 일어나시죠. 나는 웃어 보이는 혜주의 손을 찾아서 잡았다. 이렇게 세상모르고 자고 있으면 어떡해요, 아저씨.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무슨 일이라니? 혜주는 카운터 쪽을 가리키며 눈치를 주었다. 사장은 우리 쪽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턱수염을 연신 만져댔다. 손님도 없는데, 어린 대학생들이 와서 대놓고 누워 자고 있으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잔 거야, 우리. 우리라니, 나는 금방 일어났어. 너는 진짜 세상모르고 자더라. 우리는 짐을 챙겨 카페를 나왔다. 아직 밖은 환했다. 각자의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금정역을 지나칠 무렵 나는 혜주에게 꿈 얘기를 해주었다. 조깅을 하는데 왜 울어 근데? 혜주가 물었다. 글쎄, 그냥……, 덧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을 마치자마자 혜주는 풉,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나를 애늙은이라고 놀려댔다. 혜주는 공모전 당선 연락이나 꼭 왔으면 좋겠다며 이내 화제를 돌렸다. 사실 혜주와 나는 학기 중 내내 공모전에 투고를 꾸준히 해왔지만 늘 고배를 마시고 있었다. 이제까지는 그러려니 해왔지만, 졸업이 다가오니 영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같은 레퍼토리의 위로를 하려고 입을 떼려다가 말았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당역에 먼저 내린 혜주와 스크린도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흔들었다. 이렇게 쉽게 작별 인사를 해도 좋을까. 물론 내일도 학교에서 보겠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루를 흘려 보내버려도 좋은 걸까. 그렇게 남의 돈을 함부로 써버려도 되는 것이었을까. 그렇게 무방비하게 빈 카페에서 낮잠을 자도 되는 것이었을까. 이렇게 할 말을 많이 남겨놓은 채 혜주를 쉽게 보내도 되는 걸까. 앞으로 무슨 일들이 일어날 줄 알고. 영영 헤어질 것도 아닌데 자꾸만 우습게도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옆 사람이 자꾸만 혀를 찼다. 그가 양손에 펼쳐 들고 있는 무가지를 힐끔 쳐다보았다. 유명 여배우가 자살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앞자리의 여자들도, 다른 자리에서도, 모두들 그 얘기를 하는지 지하철 전체가 술렁이고 있었다. 갑자기 시야가 누렇고 뿌옇게 보였다. 도대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지하철이 어둡고 긴 터널을 끝도 없이 통과해갈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다 겪어보지도 못한 인생이, 문득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여성 영화: "미스비헤이비어'(2020) 리뷰
(...) 1970년대 실화인 <미스비헤이비어>가 2020년대에 유효한 이유 미인대회 하면 무엇을 떠올리겠는가. 수영복만 입은 여성들은 앞뒤와 좌우로 훑으며 그들의 신체 부위 사이즈를 전자 제품의 스펙처럼 계량화 하고, 그들의 몸을 '평가'하는 대회. 좋은 심사를 받기 위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여성 참가자들을 상품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놀랍게도 1970년 미스 월드 대회는 달 착륙이나 월드컵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미스 월드 대회의 주최 측은 사업적 수완을 발휘해 이를 패밀리 엔터테인먼트로 적극 포장했다. 물론 5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여성의 사회적 권리에 있어서도,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참정권 등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얻는 데 초점을 두었던 1세대 페미니즘, 문화 등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사적 영역에서 여성의 해방을 촉구한 2세대 페미니즘, 다양한 인종과 연령, 사회 계층으로 확대한 3세대 페미니즘에 이어 여전히 여성들의 목소리는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확산되고 있다. 한 사회가 전면적인 변화를 이룩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말한다. 이러한 시대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연출 방식이 영화 <미스비헤이비어>의 후반부에 드러난다. (...) 5월 27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미스비헤이비어>(2020)의 리뷰를 썼다. 글 전문은 브런치에 게재하였다. https://brunch.co.kr/@cosmos-j/1037
선수 시절 유럽 사람들의 편견과 의구심을 다 깨고 다닌 박지성
2002년 월드컵 이후 히딩크가 있는 네덜란드의 psv팀으로 이적하게 된 박지성  그러나 입단 후 얼마 되지 않아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겪고 복귀 후 부진을 겪음 부진을 겪는 동안 네덜란드 홈팬들에게 각종 야유와 비난을 받은 박지성 공을 잡기 무서웠을 정도였고 심지어 상대팀보다 야유를 더 보냄 그래서 히딩크 감독이 홈경기에서는 안 내보내고 원정경기에만 내보냈을 정도..  일본 팀의 이적 제의도 받았지만 박지성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야유하던 팬들이 응원가를 만들어서 응원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음 (이때 응원가가 바로 그 유명한 위송빠레) 자기 응원가를 듣고 이렇게 생각했을 정도로 야유와 비난이 심했지만;; 히딩크가 박지성한테 보내는 편지 中 결국에는 psv 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음 그래서 박지성이 선수 생활 막바지에 psv팀으로 다시 복귀했을 때도 팬들이 엄청 환영해 줌 네덜란드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엄청나게 활약한 박지성은 결국 맨유에 입단하게 됨 박지성은 2~3년 내로 맨유맨이 될 것이다. 그를 믿기에 데리고 왔고 또 그만큼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생각에 의아해했지만 2~3년 내로 분명히 사람들은 나의 결정에 동의할 것이다.  - 알렉스 퍼거슨  지금은 아시아 선수들이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성공 사례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박지성이 빅클럽에서 통하겠냐는 의구심이 많았음 박지성의 맨유 이적 소식은 국내에서도 찌라시 취급하거나  박지성이 맨유에서 경쟁력이 있겠냐고 벤치에나 있을 거라고 비아냥거릴 정도 박지성은 챔스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한 선수였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도 물론 있었지만 티셔츠 팔이다, 마케팅용이다, 아시아 시장을 노린 상업적 영입이다 등의 의견도 많았음 당시 챔스 4강 ac밀란 전에서 카푸-말디니-네스타-스탐이라는 엄청난 수비라인을 뚫고 골을 넣고 05년 챔스 포워드 베스트 5에 들었는데도 이런 소리 들음 (다른 유럽 선수들이 박지성이 psv에서 활약한 만큼 활약하고 이적했으면 마케팅용이다 이런 소리 1도 안 나왔을 텐데ㅋ...) 다른 나라 선수들이 입단하면 같은 언어를 쓰는 선수들이나 스탭들이 도와주거나 하지만  박지성은 그런거 1도 없었음. 그래서 영어 공부도 엄청 열심히 함 초반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은 무려 7년간 맨유 선수로 뛰었고, 맨유 말년에는 루니와 퍼디난드에 이어 맨유 주급 순위 3위에 들 정도로 인정 받음 티셔츠 팔이를 위해 영입했다는 소리는 당연히 쏙 들어감 선수 생활을 건 일생일대의 무릎 수술을 겪은 후에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복귀함 (빨리 복귀한 게 9개월.. 당시에는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을 예상했었음) 박지성 정도의 큰 수술 이후에는 폼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많은데 수술 후에도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며 맨유에서 롱런함 그리고 박지성이 맨유를 떠난 지금도 여전히 맨유 팬들한테 언급되고  (Herrera는 현재 맨유에서 뛰고 있는 스페인 선수) 언론이나 전 맨유 선수들한테도 꾸준히 언급됨 은퇴 후에는 비유럽 선수 최초로 맨유 앰버서더에 임명돼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맨유 홍보 중임 앰버서더로서 중국 투어 중 다른 맨유 레전드들과 맨유 선수들 훈련하는거 지켜보는 중 아시아 축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세계에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알린 선수라 베트남 등 축구 좋아하는 아시아 국가에서도 박지성 인기가 대단했음 박지성은 우리나라 축구를 위해서 힘쓰는 것 외에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아시안 드림컵을 열며 아시아 청소년 축구 발전에도 힘씀 (수익금을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 아시안 드림컵에는 우리나라, 일본 등의 유명한 아시아 선수들 말고도  에브라, 퍼디난드, 잠브로타 등 세계적인 선수들도 초청해 같이 뜀 이게 바로 박지성이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 관심좀 주세요.. 귀찮으실까봐 댓글 달아달라고 못하는데 클립과 하트 정말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