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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 뻘글) 현자타임에 대한 고찰

제가 "현자타임"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은 딱 2년전입니다.
당시 시간 날 때마다 짬짬히 관심분야의 글을 읽어보곤 했던 좋은 컨텐츠 중의 하나는 네이버캐스트인데요. 물론 요즘은 빙글이 대신하고 있는데.. ㅎㅎ
빙글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텍스트의 양도 많고 인문학적 소양도 쌓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가득합니다.
당시에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에 대한 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06&contents_id=39961)가 있어서 읽어보고 베스트 댓글을 봤는데 이런 댓글이 있었어요.
깔끔한 몇 마디 답글이 어떻게 공감 56의 비공감 0의 순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도대체 현자타임이 뭐길래??
지식인에 물어봤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이.. 추천수는 700에 가깝더군요..
이런 현상이 있다는 것을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현자(賢者)타임"이라는 재밌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궁금증이 도진 저는 좀 더 깊게 파고들어가 봤죠.
제가 Season 1을 재밌게 봤던 웹툰 중에 임인스의 "싸우자 귀신아"가 있는데요..
망작이 된 2부 에피소드 중에 음란마귀 관련된 내용이 있더군요.
인터넷에 보면 현자타임에 대한 얘기들이 참 많은데.. 일단 일본에서 건너온 표현이구요.. (賢者タイム)
가장 이성적이 되고 판단력이 상상하기 때문에 주식의 매수/매도를 결정하기 전에 현자타임을 갖는 것을 주식갤러리에서는 추천한다고..
컴퓨터 부품 업그레이드나 렌즈 뽐뿌를 받아 구매버튼을 누르기 전에도 현자타임을 추천.. 재밌는 얘기들이 많더군요.

근데 현자타임의 느낌이나 경험에 대한 얘기는 많지만 왜? 에 대한 것은 답이 별로 없고.. 있어도 생물학적으로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의 일시적인 증가에 의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 정도더라구요.

대다수 남성들의 경우 자위행위 후엔 현자타임이 오지만 여성과의 성관계 후에 느끼는 사람은 그 비율이 높지 않다고..
왜 그럴까요..
먼저 성욕이라는 것.. 삶의 의지로서의 에로스의 동력이 되는 성욕은 일차적으로 종족번식을 위한 목적이 기본이겠죠?
자위행위란 그런 기본목적에서 벗어나는 스스로를 위한 일시적인 쾌락.. 혹은 에너지의 소비가 되겠죠.
종족번식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성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사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절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생물학적으로 가치없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한 자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체는 항상성 유지와 자신의 안전과 영속성 보장을 위해 무의식적인 반응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데 자위행위는 모든 측면에서 비합리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자위행위 후에 부정적 반응이 생겨나는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여성과의 실제 관계후에도 현자타임이 온다.. 그렇다면 그것은 (섣부른 추측입니다만)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지 않은 단순한 육체관계.. 즉 자위행위를 한 것과 크게 다를게 없는 상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럼 여자들은 현자타임이 없느냐?
있죠... 있어요.. ㅎㅎ
다만.. 자위행위 후의 현자타임이 아니라 먹방이나 지름신의 유혹에 빠져 충동구매 한 후에 오는 미칠듯한 후회.. 자책감..
이런게 여자들의 현자타임이겠죠 ^^*
지금의 저는 충동적인 식욕에 의한 폭식을 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요.. 채식중심의 식생활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간혹 멈출수 없는 식욕에 마구 퍼먹고 - 그 퍼먹는 동안엔 무아지경이에요. 맛있다 없다.. 그런 개념도 없이 퍼넣었어요 - 식탁 위에 널린 피자 부스러기와 아이스크림 통을 보면서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죠. 그땐 정말 정신이 돌아와요..
왜 내가 이랬는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고.. 말그대로 '현자타임'을 갖게 되죠.

지금도 가끔 어쩔수 없이 PMS증후군으로 주기적으로 지르는 충동구매... 옛날엔 백화점이나 인터넷 주문으로 충동구매를 한후에 가슴을 쳤다면... 요즘은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지름신을 영접하죠.
아무리 욕정(?)에 불타올라 책을 줏어담아도 양손에 들수 있을 정도 수준이 되는거고..
그래봐야 7만원 넘은 적이 없었네요.. 충동구매를 멈출수는 없지만.. 욕구를 해소하는 장소를 나름 현명하게 바꾼거죠 ㅎㅎ
꼭 명품을 사거나 당장 입지도 않을 옷이나 구두 사는 것보다 100배 나은 것 같아요.
굳이 현자타임을 가질 필요도 없구요..

현자타임.. 단순한 허탈감이나 일시적 자책감이 드는 것은 위에서 생각해 본대로 본래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한 일시적인 후회라면 어쩔수 없는 것이지만... 이로 인해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항상 죄책감에 시달릴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남녀 모두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생각하니깐요..

하지만 무엇이 되었던 간에 과유불급이겠죠? 자위행위던 충동구매건... 폭식이던 간에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고 제어가 안된다면 최소한 방향을 바꿔 욕구해소가 가능한 대안을 찾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아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말이죠!
근데 여자는 진짜 Self pleasure 후에 왜 현자타임이 오지 않느냐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일반론으로 써서 죄송합니다만.. 저를 포함한 많은 수의 여성들은 현자타임이 없다고 증언합니다. 일부 여성들은 자책감을 느끼는 현자타임이 있다고 합니다)
진화심리학에서의 양육투자이론(parental investment theory)에 비춰 생각해 볼만 한 것 같아요.
양육 투자 이론은 쉽게 말해, "자손에게 더 투자를 많이 하는 성은 짝 선택을 하는데에 있어 더 까다롭고, 자손에게 덜 투자한 성은 짝짓기를 위한 동성 간 경쟁에 있어 다른 성에 비해 더욱 치열하다"는 것인데요. 인간의 경우 전자는 여성, 후자는 남성으로 볼수 있겠죠.
여성은 일단 평생 생산하는 난자의 숫자가 400여개 남짓하죠. (십대 초에 초경을 하고 40대 중반까지 한다는 가정하에..) 반면 남성은 수천억개? 혹은 조단위의 정자를 생산하죠? 임신하는 정자와 난자는 각 1:1인데 그것참 엄청난 불균형이네요.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양육투자 이론상 별로 부담이 없습니다. 결혼한 후의 양육의 부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것을 얘기한다는 것에 주목해 주시구요.. 남자의 투자는 성관계에 필요한 시간과 어느 정도의 체력 소모(=에너지), 그리고 수도 없이 많은 정자 중의 몇 백만 마리 정도입니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수정과 임신이 내 몸안에서 이뤄지고 임신 기간 뿐만 아니라 출산 후 수유에 이르기까지 장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죠. 그러므로 성관계에 있어 신중하고 이왕이면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씨를 받으려 노력하겠지요. 피임법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인류역사의 99%의 시간동안 이러한 선택압력은 여성의 유전자 속에 코딩이 되었을 것 같구요. 과학적이고 안전한 피임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성관계에 남성보다 개방적이지 않은 이유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을 거에요.
그렇다면 현자타임은?
남성은 사정이라는 실제 성관계시와 동일한 최종 단계를 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무가치한 행동을 한 결과에 대한 자책감으로 현자타임이 온다고 했을 때, 여성은 오히려 수태의 위험도가 전혀 없는 양육 투자상 부담이 Zero인 상황에서 심리적, 생리적 부담감 없이 '쾌락'이라는 자위 행위 본연의 목적에 충실했다는 점.
그리고 남성과 달리 직접적 사정과 같은 조금이라도 '헛된 낭비'의 요소가 없었다는 점에서 자책감을 느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현자타임이 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정리되네요.
뻘글인데 괜히 진지했죠?
그냥 웃고 넘어가세요 ㅎㅎ
- 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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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남성들이 얘기하는 현자타임에는 후회 등의 감정은 크게 수반하지않는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현자타임은 꼭 자위에만 수반되는게 아닙니다. 실제 성관계 후에도 수반되죠...
현자타임은 자책이나 후회를 말하는게 아니여요!
쇼핑후 여자의 현자타임은 남자의 현자타임과 달라요 이건뭐라설명할길이 없지만 다르긴확실히달라요
개인적인 생각이자 느낌(?)인데 제가생각하는현자타임은 후회,자책이 동반되는게아니라 그냥 아무욕심이 없는 무욕상태라고봅니다... 세상에모든것에아무런 미련욕심이없는? 그런상태죠
죄책감보다는 그저 원하는게 없는 무욕상태일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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