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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달리기 예찬

신기한 일이지만,
우리는 100미터 달리기 자체를 볼 때보다
끝나고 선수들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의 몸이 얼마나 순수한 빛을 발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
현장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보니
빠른지 빠르지 않은지는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다.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려 무언가와 비교할 수가 없다.
물론 엄청나기까지 한 몸의 움직임을 보고
인간 능력의 한계에 육박하는 스피드라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정말로 빠르냐고 하면 희한하게도 그런 실감은 없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다부진 근육의 한 무리 선수들이
눈앞에서 무언가 한계를 향해 도전한 것 같다는 어렴풋한 인식뿐이다.
하지만 모두 끝났을 때,
선수들의 표정과 동작에서,
그 허탈감이나 양동이 바닥을 뚫을 듯한 환희에서,
그들이 얼마나 빨리 달렸나 하는 것을
그제야 우리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감동 같은 것이 쫙 밀려온다.
이것은 뭐랄까.
그렇지,
일종의 종교다.
가르침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시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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