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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한 남자친구를 바꾸는 칭찬의 기술

내 고등학교 동창 K양은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다. 정확히 말하면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 그를 K양이 친구를 닦달해 소개팅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K양은 자타공인 여우녀로 그 훈남을 꼬시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적당히 내숭 떨어주고... 재미없는 말에 웃어주다 슬쩍 스킨십을 하니 훈남은 허무하게 무너졌고 만난 지 일주일 만에 K양에게 고백을 했고 K양은 못 이기는 척 그 고백을 냉큼 받아주었다.
헌데 문제는 사귀고 나서 시작되었다. 훈남의 무표정과 시크함에 반했던 K양이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닌가!? "오빠~ 나 자꾸 오빠 보고 싶어서 혼났다요!"라며 문법 파괴를 무릅써가며 애교를 피워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 그럼 내일 볼까?"
그렇다고 훈남이 K양에게 연락이 없거나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단답형이긴 하지만 연락은 꾸준히 오고, "어제 회식에서 너무 과음을...ㅠ_ㅠ"이라고 하면 곧바로 숙취해소 음료 기프티콘과 "해장 잘해"라는 말이 날아오는걸 보면 말이다. 그래도 뭔가 김새기 시작한 K양... 천하의 여우녀도 무뚝뚝한 남자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갖추지 못한 장점이 있다면 가진 것처럼 행동하라." 그래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상대방이 발전됐으면 하는 방향에 대한 장점이 이미 있다고 가정하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게 부응할만한 좋은 평판을 주어라 그러면 그는 당신의 실망한 모습을 보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수고를 하려고 할 것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4-7. 개에게도 좋은 이름을 지어주어라.
당신은 상대에게 어떻게 칭찬을 해주고 있는가? 나는 상대가 어떤 사람이지 보다는 내가 어떤 사람을 바라는지에 초점을 맞춰 상대에게 칭찬을 한다. 상대가 내게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면 "XX 씨는 정말 친절하시네요~"칭찬하고 상대가 나와 오늘 함께 있어주길 바란다면 "오늘 XX 씨 눈이 묘하게 섹시하네요."라고 말한다.
어디 예쁜 만인가? 친구들에게 부탁을 할 때도 "XX넌 꼼꼼하니까 충분히 이일을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야~ 너 만큼 넉살 좋고 흥정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네가 나보다 여자들에게 말을 잘하잖아~"라며 칭찬을 곁들인다. 이런 입에 발린 소리가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몇 해 전 나는 대학로에서 파티를 기획했다. 헌데 파티 장소를 대여해주기로 한 곳에서 일전에 이야기한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닌가!? 원래는 메인홀을 우리에게 대여해주기로 해놓고! 다른 팀이 생겼다며 메인홀을 대여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 나는 파티 콘텐츠며 게스트 관리를 해야 했기에 시간이 없었지만 다른 누구도 자신이 나서서 이 일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인과 흥정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껄끄러운 일이고 자칫 흥정에 실패할 경우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한 친구를 잡고 말했다. "네가 한번 말을 해보면 어떨까? 난 지금 해야 할 일이..." 하지만 역시나 표정이 어둡다. "물론 내가 할 수도 있지만 네가 나보다 흥정은 더 잘하잖아, 저번에 옷 살 때도 그랬고... 난 바보처럼 그냥 달라는대로 다 줬는데 넌 막 깎았던 거 기억 안 나? 내 주위에 너만 한 흥정 전문가가 어디 있겠어! 응? 임흥정!" 결과는? 메인홀을 다시 우리가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흥정으로 추가 안주까지 받아냈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칭찬해라. 칭찬은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무언의 압박을 넣을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칭찬을 좋아하지만 또 한편으론 칭찬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XX 씨 정말 친절하시네요~"라고 했다면 당신은 친절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나를 친절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불친절하게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을 만나면 당신이 원하는 것에 대하여 무조건 칭찬을 해라. 그러면 그 사람은 그 칭찬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애교 있는 남자친구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무조건 남자친구에게 "오빠! 너무 귀엽다~"라고 칭찬해봐라. 효과를 더 키우고 싶다면 상황에 맞는 몇 가지 이유를 끼워 넣으면 더 좋다.
- 우리 오빠 밥 잘 먹었어요~?
- ㅋㅋㅋ 우리 오빠 귀여워~ 처음엔 단답만 해서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는데
단답 하는 게 수줍음 타는 8살짜리 장난꾸러기 같은 거 알아?
너무 억지 같은가? 칭찬을 할 땐 억지도 괜찮다 억지 칭찬도 상대에게는 기쁨이다. 토요일 아침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보자. 분명 불금을 보내고 잠에서 덜깬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것이다. 그럴 땐 "꺄~ 오빠 다시 해봐~ 오빠 여. 보. 세. 요.... 하는데 정말 귀여워~ ㅎㅎㅎㅎ 우리 오빠 몰랐는데 은근 귀염둥이다~"라고 해보자.
시도 때도 없이 귀엽다, 아기 같다, 안아주고 싶다, 애교 있다, 끼쟁이 같아 라고 말해주자. 처음엔 "뭐야 뜬금없이..."하던 남자친구도 "응? 나한테 그런 면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빠질 것이고 그동안 "닭살 돋게 그런 걸 왜..."하던 남자 친구가 서서히 문법을 파괴하고 기이한 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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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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