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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대모' 박경리, 흙 만큼 사랑했던 동물은?

한국문단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대하소설 '토지(土地)'의 작가 고(故) 박경리 선생(1926~2008). 2일은 박경리 선생의 탄생 89주년이 되는 날이다.
시대적 흐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낸 박경리 선생은 생전 고양이를 20마리나 기르고,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다수의 작품을 남긴 '애묘인'으로 유명하다.
1957년 '현대문학' 10월호에 발표한 소설 '영주와 고양이'는 6.25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연이어 아들까지 하늘나라로 보낸 뒤 외동딸 영주와 사는 미망인 '민혜'의 고독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영주가 기르는 고양이 '애데'는 괴롭고 절망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민혜 모녀에게 웃음을 짓게 만드는 좋은 친구이자 희망을 암시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이후 '영주와 고양이'를 어린이들이 읽기 쉽게 현대 아동문학으로 고쳐 쓴 단편동화 '돌아온 고양이'(2006년·작은책방)을 발간하기도 했다.
또한 1990년 출간한 시집 '도시의 고양이들'(동광)에서 박경리 선생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사는 길고양이들의 고달픈 삶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이밖에 시집 '우리들의 시간'(2000년·나남)에 수록된 '눈꽃', '아침', '들고양이들', '살구라는 이름의 고양이', '유배' 등의 작품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박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을 볼 수 있다.
2008년 5월 5일 향년 82세의 나이로 작고하기 전까지 집필했던 39편의 시를 모아 엮은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마로니에북스)에 수록된 '옛날의 그 집'은 고양이에 대한 선생의 남다른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박경리 선생은 생전 자신이 돌보는 고양이들을 자주 언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5년 4월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강연에서는 자신이 돌보는 20마리의 고양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생명존중 사상을 설파했고, 1995년 발간한 강의모음집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현대문학)에서는 들고양이들의 모정이 눈물겹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박경리 선생의 생가인 '박경리 문학공원'에 가면 선생과 함께 곁에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도 먹고 나도 먹고 같이 먹고 살아야지"라고 말하며 남은 음식은 깨끗이 씻어 말린 후 들고양이들에게 나눠주어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집으로 유명했다는 일화도 있다.

토지 세트

작가 | 박경리
출판 | 마로니에북스
발매 | 2012.08.15.

만화 토지 세트

작가 | 박경리
출판 | 마로니에북스
발매 | 2015.07.01.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작가 | 박경리
출판 | 마로니에북스
발매 | 200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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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정의를 넓혀 생각하면 우리 모두는, 누구나 제법 오랜 시간, 많은 글을 써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숙제처럼 매일 써야 했던 일기나 교과서나 참고서 내용을 베껴 적었던 과정 모두가사실은 글쓰기라는 거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납득할만한 글을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가 글을 쓰지는 않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있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람을 품고 살아 갑니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뭔가를 시작하려고 할 때 꼭 장비와 도구를 먼저 갖추어 준비가 완벽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습니다. 물론 준비는 필요합니다만 모든 게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한히 유예하는 게 좋은 습관은 아니죠.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이 책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고 글 쓰는 기술 혹은 요령을 배우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의 흉내 내기를 시도하다 지쳐서 그만두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욕심부리기 보다 매일 그냥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자기 글을 알아가라고 하죠.  자신에게 엄격한 글, 더 완벽한 글을 쓰려다 보면 글쓰기는 재미 없고 힘든 일이 되어 버립니다. 재미도 즐거움도 없이 억지로 쓴 글은 읽는 이에게도 비슷하게 읽히기 마련이고요. 노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노력만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오래, 멀리 가기 어렵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날마다! 그냥!! 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자세히 보기 >> https://goo.gl/s2yDzC 어린 시절 잠이 들라치면 어머니는 “일기는 썼니?”하고 묻곤 하셨습니다. 부랴부랴 엎드려 몇 줄 적다 잠든 날도 많았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일기는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쓰는 게 당연하다고 말이죠.  이 책은 일기는 밤이 아니라 아침에 쓰는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루에 활력을 더하고, 희망을 불어넣을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오늘 중요한 발표가 있다고 하면 불안과 기대가 복잡하게 얽힌 아침일 겁니다. 아침 일기가 도움이 되는 건 바로 그 순간입니다.  머리 속으로 생각하던 불안함이 글로 실체를 보이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게 됩니다. 몰라서 생긴 불안이 해소되는 순간이죠. 희망과 기대를 적음으로써 용기를 북돋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속 상했던 일이 아침에 보니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고 웃게 되기도 하죠. 복잡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시작해보세요. 아침 일기. 하루 5분 아침 일기 자세히 보기 >> https://goo.gl/2dZn5R 많은 작가와 더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필사’죠. 수업 시간에 선생님, 교수님의 말을 받아 적거나 필사하듯, 인상 깊고 완성도 높은 작가의 문장을 따라 쓰면서 자신의 문장을 단련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겁니다.  이 책은 좋은 문장을 쓰고 싶지만 처음이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베껴쓰기를 소개합니다. 베껴쓰는 과정을 통해 문장과 단어, 조사 등 요소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배우는 거죠.  문장은 쇠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쇠를 달구고 두드리기를 계속해서 단단하게 단련하듯 단련할 수록 좋아진다는 거죠.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가 같은 쇠로 다양한 연장을 만들어내듯 글쓰기도 꾸준한 연습과 단련으로 능숙해질 수 있습니다.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자세히 보기 >> https://goo.gl/ctsdQs 글쓰기는 읽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쓰고 싶고, 쓰려니 더 읽게 되는 효과가 생기는 거죠. 그런데 우리의 기억력에는 유통 기한이 있습니다. 오늘 읽은 문장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이 내일까지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죠.  이 책은 읽기의 연장이자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쓰기, 그 안에서도 서평 쓰는 방법을 이야기 합니다. 서평이란 무엇이며, 왜 쓰는지를 짚어보고 쓰는 연습으로 나아가게 하는 거죠.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의문에 논리적으로 묻고 답할 수도 있고, 자기만의 결론을 내고 결론을 뒷받침할 생각을 구체화할 수도 있습니다.  서평에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다른 결론에 닿을 수 있기에 생각의 변화나 내면의 성장을 확인하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기록은 단순한 과거가 아닙니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입니다. 서평 쓰는 법 자세히 보기 >> https://goo.gl/N9r3QV 글을 쓰다 보면 욕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얼마간의 재능이 있고, 글 쓰는 게 즐거울 때 욕심이 커지죠. 하지만 전업 작가로서의 삶은 만만하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생계가 되고, 일이 되면 대하는 마음이 변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 책은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 밥벌이로써 글을 쓰는 작가들의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예상하고 계신 것처럼 “책을 썼더니 처음부터 잘 팔렸다, 당신도 열심히 써서 나처럼 되길 바란다.”같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움과 위기, 계속 써나가는 고충과 같은 냉엄한 현실이 있죠.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작가는 예술인 중에서도 몹시 가난한 축에 든다고 합니다. 좋아하고, 계속 하고 싶어도 현실과 이상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쓰고 싶다면 꼭 도전하시길 응원합니다. 그 모든 과정이 또 다른 이야기가 되어 이어지고 전해질 테니까요. 밥벌이로써의 글쓰기 자세히 보기 >> https://goo.gl/1pMv24 글을 쓰는 데는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펜과 종이, 스마트 폰 메모장이나 글쓰기 앱, 공간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죠. 습관이 된다는 건 부담 없이, 꾸준히 해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부터 장편 소설을 쓸 생각이 아니라면 짧은 낙서, 일상의 기록을 남기는 일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정기배송 자세히 보기 >> https://goo.gl/BjCm9p
스타워즈 시리즈가 첫 작품 이후 스토리가 180도 바뀐 재미있는 이유
스타워즈 에피소드 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가 드디어 개봉했다. 스타워즈는 새롭게 선 보일때 마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는 대작이다. 영화 자체가 40년 넘게 총 9편이 만들어졌는데,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 4, 5, 6편)’이 가장 먼저 나오고, 이후 앞 세대 이야기인 ‘프리퀄 3부작(에피소드 1, 2, 3)이 나온 후, 다시금 ‘시퀄 시 리즈(에피소드 7, 8, 9편)’가 소개되어 선뜻 구성이 복잡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복잡한 시리즈도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언어 예술 편- 의 4부 영상매체, 4편 에 아주 재미있고 뇌리에 쏙쏙 들어오게 소개되었다. 그 중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 스토리가 확 바뀌어 버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살짝 살펴보기로 한다. ............................................................................................................................................... 첫 ‘스타워즈’ 영화(에피소드 4)를 보면서 신났던 관객들은 기대했던 속편 에피소드 5에서 완전히 예상을 빗나간 스토리를 보게 된 겁니다. 멋진 반격도 없이 우리 편은 끝까지 도망만 다니고 레아 공주가 루크가 아닌 한솔로랑 러브러브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는데, 천하의 몹쓸 악당 다스 베이더는 뜬금없이 루크의 아버지라고 하더니 느닷 없는 엔딩!   그리고 다음에 계속이라니……. 이 무슨 막장 드라마냐는 복잡한 심정으로 극장 문을 나서며 사람들은 말했다죠.  “조지~, 이 나쁜 시키! 왜 영화가 이따위야!!!” 하지만, 집에 와 곰곰히 생각해 보니, ‘과연 다스 베이더가 한 말은 사실일까, 구라일까?’, ‘냉동인간이 된 된 한솔로는 살 수 있을까?’, ‘근데 왜 레아는 루크랑 연인이 안 되고 사기꾼 한솔로랑 연인이 된 거지?’ 등등.  “아 궁금해~. 빨리 3편(에피소드 6) 만들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 이에요~.” 이런 상태를 만들어낸 것이죠.  그리하여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은 시간이 지난 후, 시리즈 중 최고였다고 칭송받게 됩니다.  하지만 조지 루카스가 처음 속편(에피소드 5)을 구상할 당시엔 이렇게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지 말입니다.  첫 시나리오에선 루크와 레아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레아가 다스 베이더에게 잡히게 되고, 공주를 살 리려면 투항하라는 말에 루크가 이를 거부하고 뛰어내리는 걸로 만들 셈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어떤 한 인간 때문에 스토리가 확~ 바뀌게 됩니다.  그 인간이 누구냐. 바로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역을 맡은 마크 해밀이 대형 사고를 친 겁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제작 당시 조지 루카스는 배우들을 완전 신인들로 구성할 생각이었습니다.  즉, 배우가 그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생판 모르는 배우들을 투입해 관객들에게  마치 현장 다큐를 보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주길 원했던 거지요.  그리하여 뽑힌 꽃미남 ‘마크 해밀’은 한 편의 영화로 완전히 벼락 스타로 거듭난 것까진 좋았는데, 너무  붕 뜬 나머지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얼굴에 큰 흉터가 남게 됩니다.  이에 조지 루카스는 머리를 쥐어 뜯게 되지요.  “저노무 시키가 사고를 쳤네, 아놔~!” 그래서 ‘에피소드 5’ 맨 앞 장면에 루크가 정찰 나갔다가 설인 괴물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을 집어넣어, 루크 얼굴에 왜 흉이 생기는지를 설명하고, 마크 해밀이 자주 화면에 나오지 않도록 비중을 줄이기로 합니다.  더불어 ‘American Graffiti’에서 조연으로 나왔다가 ‘스타워즈’ 캐스팅에 겨우 승차했던 해리슨 포드의 비중을 늘려 한솔로가 레아 공주와 연인이 되는 걸로 스토리를 바꾸게 됩니다.(그 결정적 선택이 현재 이야기 전개에까지 큰 영향을 주게 되지요.) 그리하여 한솔로가 냉동되는 순간 레아가 고백하는 장면을 촬영하게 되는데…….  원래는 레아가 “I love you.”하면 한솔로는 “I see.” 하면서 감격하는 걸로 시나리오가 되어 있었지만, 해리슨 포드는 필름이 돌아가자 거만한 표정으로 “I know.”하고 맞받아치는 애드립을 해버립니다.  그 순간 레아 역을 맡은 캐리 피셔는 너무나 기분이 나빠져 그 후 며칠간 해리슨 포드에게 말도 안 했다고 해요.  하지만 조지 루카스는 완전 만족, 바로 “OK!” 사인을 냅니다.   “허 고놈, 대단한데? 양아치 분위기를 완벽히 살렸어!”  해리슨 포드의 이 같은 재치는, 이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선택받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원래는 루크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이었고 다스 베이더는 그저 나쁜 놈이었는데, 조지 루카스는 그가 선택한 감독, 작가와 오랜 상의 끝에 다스 베이더가 루크의 아빠라는 대형 떡밥을 만들기로합니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에겐 비밀로 했다지요. 그래서 촬영 당시엔 다스 베이더에게 “레아와 같이 있고 싶지?  나에게 와!”라는 유치 찬란한 대사를 하게 했대요.  어차피 마스크를 써서 입 모양이 안 나오니까요. 그리곤 마지막 녹음에서 드디어 명대사 “I am Your Father.”를 입혀 뉴욕에서 열린 성대한 시사회에서 처음 공개합니다.  그래서 당시 극장 안에 있던 관객들은 물론, 배우들도 멘붕에 빠졌다능!   그때 초청되어 온 SF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영화관 불이 켜지자 마자 조지 루카스에게 “빨리 다음 작품 만들어! 궁금해미치겠어.”라고 외쳤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지요.  그래서 실제로 3년 뒤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이 상영될 때까지 사람들은 내내 다스 베이더가 진짜 아빠인지, 아니면 구라인지 열심히 토론하면서 후속작을 기다리게 되지요.  우리는 대부분 철두철미하게 사전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만 그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그리많지 않습니다.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데,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속편을 준비하면서 닥쳤던 주인공 얼굴의 흉터 등 크고 작은 사건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더 발전된 스토리로 거듭나게 함으로써, ‘스타워즈’가 1회성 히트작이 아닌 시리즈물로 40년 이상 지탱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나본 관중 (羅本 貫中) A.D.1330? ~ 1400
여기서 다뤘거나 다룰 인물들 중 예전에 다룬, "유일한" 생존인물 정대리 외에 사망인물들 중 가장 최근(?) 인물이자, 유구한 중국역사 속 찰나에 불과하며 의미도 그닥인 삼국시대를 지금의 메이져 에이지가 되는데 큰 공 세운 삼대장 중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인 "나관중" 을 한 번 다뤄 보고자 한다. (삼대장 중 둘은 정사의 진수와 그 정사에 주석자 배송지) 처음 제목보고 '응? 나본이 뭐야? 백종원의 프랜차이즈?' 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겠으나 삼국지 속 인물들이 이름 외에 자(字)가 있듯, 나관중의 본명은 "나본"이고 관중은 그의 "자"인데 이거 모르는 분 많으실 듯ㅎㅎ(이하 나관중) 사실, 이 칼럼연재를 시작하며 어찌보면 정사의 저자인 진수와 함께 가장 먼저 다뤘어야 도리였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치고 의외로 기록이 그닥 많지 않은편. 일단 이 사람의 사망연도는 딱 떨어지는 A.D. 1400이나 출생연도는 추정치가 있을뿐 정확하진 않고 고향도 지금 중국 산시성의 타이위안이란 곳쯤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긴 하지만 명확한 고향인지는 알 수 없다. 그게 왜 그러냐? 지금이야 삼국지가 동아시아 최고의 히스토릭 미디어떡밥이지만 나관중 생전에는 서점이 있냐, 도서관이 있냐, 스마트폰으로 검색이 가능했냐.... 인쇄라는 개념도 없어, 책 한 권이 두 권 되려면 누가 붓 가져오고 벼루에 먹 갈아 베껴적어야 하다보니 인기를 얻으며 널리 퍼지는데 막대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삼국지연의가 그 넓은, 그러나 유통망이나 인프라가 개떡인 수백 년전 중국일대에서 인기를 끌쯤, 이미 나관중은 천국에서 삼국지속 실제인물들을 만난지도 한참 이후... 게다가 지금 현재의 중국조차 인적사항등록이 누락된 인간이 있는 마당에, 당시 명나라 초기의 일반인의 기록이 세세히 있을리가 없다. 지금에나 그런 베스트셀러작가가 명망높지... 당시의 명은 당연히 관직에 나가 벼슬살이 하는게 갑이였고 그 이하 여타 직군들은 별 큰 인기나 선망직종이 아니였다. 어렸을적에 어떤 어린이였고 소년이였는지는 모르겠고, 여튼 머리 크고는 위 언급대로 벼슬아치가 최고였던 시절이다보니 나관중 또한, 명나라의 인싸가 되기 위해 과거에 응시를 했었나본데, 낙방했다.....;;;; 심지어 세 차례 이상 내리 낙방했다고 한다... 물론, 당시 과거는 지금 한국의 공무원 시험 따위와는 댈게 아닌 극악의 난이도여서 벼락치기 좀 했다고 붙는 그런건 아니였어서 수년간 공부했어도 수 차례 물 먹는 사람들이 많은건 사실이였지만, 왠지 뭔가 천재작가 이미지의 나관중조차 여러 번 불합격한건 의외다. 이건 나관중 개인에게는 불행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들에겐 다행인거지..ㅎ 벼슬 나갔으면 삼국지같은거 썼겠나. 게다가 당시 명의 천자였던 "홍무제"는 뭐가 불만인지 수틀리면 벼슬아치들을 죽여대던 때여서 홍무제손에 킬된 벼슬아치가 10,000 명이 넘었다하니 어쩌면 나관중 본인에게도 잘된 걸 수도~ 뒤에 이야기들 보면 느끼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양반이 뭐가 딸려서라기보다 그냥 공부머리가 없었지 싶다. 정사를 꿰고 그 무수한 민담들을 캐내서 집대성하고 스토리텔링을 해낸 그의 재능은 오로지 포커스가 삼국지에 올인 되었을 뿐이였다. 과거에 계속 떨어지기를 여러 번... 어느 시점부터는 그냥 벼슬에 대한 미련 버리고 부친이 하시던 소금장사를 따라다니며 장사를 도왔는데, 공부도 못 하는 주제에, 장사도 못 했고 장사에 별 도움이 안되다보니 아버지한테 한 소리 들었는지, 나중에는 장사를 따라다니는 것도 그만뒀다.ㅋㅋㅋ 이렇게 원나라(그 시절은 아직 원)의 잉여놈이던 나관중은 동네 찻집을 수시로 드나들었는데 당시의 찻집은 옛날 프랑스 파리의 카페와 비슷한... 문학도나 학자들, 혹은 예능인들이 드나들며 의견을 나누던 그런 분위기였다고 보면 된다.(술 안팔았다) 그렇게 드나들던 찻집에서 거의 매일 했던것이 "삼국희곡(三國戱曲)" 이란 공연인데, 이게 뭐냐면 몇 명의 화자가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연기와 나레이션 섞어서 간단한 연극 비슷하게 만담처럼 진행하는 요즘말로 스탠딩공연같은건데 나관중은 여기에 빠져서 이걸 보려고 싸지도 않은 찻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래도 당시에 소금집 아들이면 나름 먹고사는 집이니 가능했던 듯..ㅎ 이 때 이 찻집의 삼국희곡은 한 잉여의 삶을 바꾸게 된다. 이후 단순 삼국희곡덕후에서 끝난게 아니라, 관련 사료들을 모으고 연관 주석과 민담 및 구전설화들까지 모으게 되는데.. 당시에 이짓은 그야말로 엄청난게, 이때 인터넷이 있나, 도서관이 있나 이런저런 자료들과 이야기들을 모으려면 그야말로 발로 뛰어야 했는데 그렇다고 당시 교통이 좋기를 해.. 심지어 "중국"에서... 여튼 덕중의 덕은 양덕이 아닌 중덕이란걸 보여준 나관중은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토대로 소설을 쓰고 소설 제목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바로 우리가 삼국지연의라는 그 소설이다. 마치 원래는 연극영화과 전공이였고 관련하여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다 역사에 매료되어 한국사 강사가 된 설민석 선생님과 엇비슷하다. 자료를 취합하는 나관중의 정성과 열의는 실로 대단한건데, 지금같은 정보화시대에서 알기 쉽지 않은 자료나 정보가 많거늘, 그때는 위에서 말했듯 아무런 인프라도 시스템도 없고 심지어 삼국시대는 나관중이 살던 원말~명초때 당시 기준으로도 1,000년전 역사였으니 이에 대한 자료조사는 맨땅에 헤딩이였다. 그러나 소금집 잉여아들은 이 모든걸 해냈다....! 헌데 당시 그런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자료수집 하다보니 아무래도 칼같이 정확하고 공정한 기록들만 채집하는건 한계가 있었으며 별 말같잖은 소리나 뜬금없는 자료들도 많아 나관중은 머리를 쥐어뜯었을 것이다.. 게다가 시대상황 따라 인기인물도 바뀌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인기따라 민담이나 에피소드들도 늘고 줄고가 생겼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관중은 삼국지를 기반한 판타지를 쓰려는게 아닌 정말 역사속 사실을 모티베이션한 모큐멘터리급의 작품을 추구했기에 최대한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끔, 설령 쏠림이 발생해도 티나지 않게끔 매끄럽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오늘날에도 한중일 삼국에는 아직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가 모두 팩트라고 잘못 아는 이들이 상당수 있고 무엇이 픽션이고 어디부터 리얼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워 하는 수작이 나온 것! 이 또한 삼국지연의가 명작반열에 오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게 아닌가 싶다. 쉽게 말해, 영화로 치면 나관중은 '운장포터와 도술사의 돌', 이런 판타지나 '삼국불패 -촉한웅사-' 같은 무협물이 아닌 '오호대장군 : 적벽워' 같은 허무맹랑한듯 리얼하게 그려낸 덕에 더 많은 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삼국지연의를 살펴보면 나관중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일단 나관중은 지금 표현으로 치면 "마초스러움"을 선호했던거 같다. 서량의 그 마초말고 터프하고 와일드한 전형적 남성미의 그 마초이즘을 말한다. 그 이유는 일단 삼국시대는 물론, 나관중이 생존한 원나라 말 ~ 명나라 초에도 전투시에 그 전투지휘를 일임한 상장이나 총지휘관이 가장 선두에서 지휘하거나 심지어 적장과 1vs1 맞다이를 붙는건 확률이 0에 수렴했음에도 나관중은 그런 네임드간의 일기토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애초에 저런 방식의 전투가 없다시피했기에 당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는 언뜻 생각도 못했을 개념인데 저리 도입한걸 보면 소설적 재미추구는 물론, "장수는 싸워야 장수!" 라는 그당시 기준의 마초이즘적 증거가 아닐지.... 또 한가지로, 삼국지연의내에서 장수들의 최후를 그린 부분들이 실제 역사와 다른 경우들이 꽤 있는데 대체로 병사하거나 혹은 죽음의 과정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이들이 연의에서 장렬히 전장에서 간지뿜으며 전사하는 걸로 각색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이질로 앓다 병사한 감녕, 역시 병을 앓다 결국 병상에서 숨 거뒀던 서황, 역시 고열로 인해 헛소리까지 했다는 학소, 역시 죽음 과정에 대한 별 기록이 없던 황충 등... 아참 태사자도 있구나 여러 장수들이 누워서 천장을 보다 저승을 갔음에도 나관중은 이들을 명예롭게 전장에서 요단강을 건넌 것으로 그려내줬다.ㅎ 나관중의 또 다른 취향은 "물량공세" 적벽대전 당시 조조군의 83만명. 관도대전 당시 원소군과 이릉대전 당시 촉-무릉만 연합군 70만명. 촉의 남만정벌 당시 50만명 등.... 지금의 중국으로야 가능해도 당시 빈번한 전란과 자연재해 및 극악의 치안상태와 기아 등으로 전 중국의 인구가 지금의 20분의 1수준에.. 제대로 된 인구통계도 못 내며 심지어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농경사회였던 당시로는 엄두도 못낼 규모의 대병력이 마주치는 이런 물량공세는 역시 나관중이 전쟁을 더욱 흥미롭게 표현키 위한 장치였다. 삼국지연의와 함께 "중국의 4대 기서" 라 불려지는 명작들이 있는데 나머지 세 작품은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 유교마인드 뿜뿜인 우리나라 정서상... 야설의 원조격인 금병매는 거의 매장 당하다보니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가 삼대장이 되었고 서유기가 주로 애니매이션이나 게임같은 어린이~청소년 대상 매체들에서 매만지다보니 성인들에게는 삼국지연의와 수호전이 양대산맥을 이룬다. 놀랍게도 이 중국4대 기서 중 삼국지연의의 나관중이 수호전도 집필했다...!!!! 수호전은 순전히 나관중이 창조했다기보다, 원나라 말기의 시내암(施耐庵)이라는 사람이 원작자에, 나관중이, 쉽게 말하자면 초본상태의 수호전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자면 시내암이 수호전이라는 그림을 대강 콘티만 그렸다면 나관중이 거기에 펜선을 그려 디테일을 추가하고 컬러링까지 했다고 하면 비슷한 표현?...ㅎ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단편이라도 소설이나 수필 등을 써본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다만... 아무리 적성이 맞고 본인이 원해 쓴다 할지라도 "글을 쓴다"는 작업은 보통의 인내와 센스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며, 더구나 실제역사를 기반해 철저한 자료조사 및 고증을 더한 작품은 요새도 쓰기가 버겁다. 게다가 요즘은 펜에 원고지로 원고작업 않고 대부분의 작가분들이 컴퓨터를 쓰지만.... 나관중은 명나라 사람이라, 벼루에 먹을 갈고.. 붓으로 먹물을 찍어 썼다. 학창시절 혹시 서예해 보신 분 계시는지?.. 먹을 가는거부터가 존니 진짜...하아..(난 그 먹냄새도 싫었어) 게다가 붓글씨는 정말 글씨쓰기가 거지같고 뭐 좀 쓸라치면 그새 붓의 먹물이 다해서 또 찍고.. 붓의 힘조절이 잘 안되면 글씨가 개판되며 오타가 나면 이건 수정이고 뭐고 처음부터 다시 써야된다.. 게다가 서예반 애들은 거의 대개 부모나 담임이 산만한 애들의 정서함양에 좋다고 시켜놓다보니 애새끼들이 전부 산만하다 -_-;;;;; (게다가 손에 묻은 먹물은 잘 씻기지도 않고 옷에 묻으면 그 옷은 그냥 버려야 된다는...) 여튼 그런 붓글씨로 쓴 소설! 심지어 그냥 소설도 아닌 중국의 4대 기서! 게다가 그중 둘이 Write By 나관중의 위엄은 말로 표현불가다. 위에서 언급했듯, 공부머리가 없었을 뿐 그는 천재고 서양의 세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 동양최고의 문학가였다. 그런데 수호전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상과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이들이 많이 나오고 그러다보니 명나라에서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벼르고, 그의 가문은 나관중으로 인해 온집안이 화를 입을까 두려워 그를 가문에서 파문!!! 쉽게 말해서 호적을 파버렸고, 나관중 역시 자신의 신상 및 자기네 집안안위 위해 노년에는 인적 드문곳에 짱박혀 이승윤이나 윤택이 찾아가는 그런 자연인처럼 살다 조용히 죽었다..., 그의 업적대비 참 초라한 최후지만, 당시는 뭐.. 아무거나 트집 하나 잘못 잡히면 그냥 모가지가 날아가는 시대에, 잘못 얽히면 온집안이 풍비박산 나는것도 다반사던 시절이였고 또 천재들은 항상 시대를 앞서가다보니 오히려 살아생전에는 인정은 커녕 가난과 무관심 속에 불운한 삶을 살다간 이들도 부지기수다. 아마 나관중은 앞서 언급했듯, 당시 시스템과 인프라에 따른 자기작품의 빠른 대중화의 한계와 당시 사회적인 직업인식 등으로 인해 생전에는 대문호에 대한 존경같은거 없이 살았을거다. 그냥 간신히 밥이나 먹고 맨날 방구석 처박혀 글이나 쓰고 그러는 Nerd였을 듯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와 수호전이란 두 거작을 만들어낸 그의 근성과 집념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매사가 다 그렇다. 뭘 하건 성공을 위해 우리는 당장은 미진해도 꾸준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쌓여 결국 언젠가는 빛을 발하는거라고 나관중의 삶이 말해준다. . . .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 욥기 8장 7절 - (하지만 난 무신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