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eyeonNa
3 years ago10,000+ Views
<회장님의 글쓰기>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보다 먼저 사둔 책이지만 더 천천히 읽었고, 사실 소개할까 말까 살짝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왜냐구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싫었다고 할까요 ㅎㅎㅎ 그냥 나만 알고 있고 싶은 욕심? 그 정도로 괜찮은 책입니다. 웬만하면 10점까지 평점을 잘 안 주는데.. 이 책에는 주저없이 평점 10점 드립니다.
최근에 연속으로 글쓰기 관련 책을 두 권 읽다보니 자연스레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일반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직장에서 업무적인 글쓰기를 위한 가이드로 따진다면 <회장님의 글쓰기>의 내공이 유시민 氏 책에 비해 몇 배 밀도가 높은 고농축 영업기밀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직장 초년생들에게 이 책은 공감이 가지 않을수도 있는데요. 최소 직장에서 paper work을 고심하며 3~5년 이상 강도높게 해온 실무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고,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도 참고할 점이 많은 실전적 가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일반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 도합 25년을 조직 내에서 글쓰기로 성장한 인물입니다. <회장님의 글쓰기> 바로 전 저작이 <대통령의 글쓰기>인데요. 책 제목들이 생각해보면 참 묘하죠.
<회장님의 글쓰기>는 회장님이 직접 쓰는 글이 아닙니다. 회장님을 위한 글쓰기, 회장님을 향한 글쓰기, 회장님을 설득하기 위한 글쓰기인데.. 그것을 회장님의 글쓰기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책 어디에도 왜 책 제목이 그런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제 생각엔 그만큼 회장님의 머리 속에 들어앉아서 회장님을 이해하고 쓰는 글이기 때문에 내가 쓰는 글이지만 결국 회장님의 글이다.. 뭐 이런 의미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회장님의 글쓰기>에서 의미하는 '회장님'은 진짜 그룹의 총수일수도 있고, 사장님일수도 있고, 내 상사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지근거리에서 실제 '회장님' = 오너를 모셨기 때문에 대부분은 최고경영자를 의미하는 호칭으로 쓰이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 그런 분들을 가까이서 보필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좀 요원한 얘기로 들리기는 합니다. 그래서 별들의 전쟁을 강건너 물구경하는 심정으로 사내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루머로만 알수 있는 입장에서 진짜 살아남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겠구나.. 하는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답니다.​
<회장님의 글쓰기>는 단순히 보고서를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책만은 아닙니다. 상사의 심리는 어떤가.. 윗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회사생활을 하는가에서 출발하여 그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처세해야 할 것인가.. 즉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많답니다. 문서로 쓰는 보고서가 전부가 아니라 말하기와 글쓰기 모두를 아우르는 큰 프레임에서 어떻게 회사에서 승승장구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지요.
책은 350여 페이지의 적당한 두께인데요..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그 배이상 된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만큼 내용이 압축적이면서도 인사이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책이 2배 이상의 지면으로 풀어낼 것을 이 정도에 담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한번 읽고 거둘 책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한 꼭지씩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들어두기에 좋은 책이에요. 책 속에 나오는 여러가지 지침은 외울 정도로 내 것으로 만들면 여러가지로 써먹을 곳이 있을 것 같아요.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할때도 회사 생활에 대해 논리적으로 가이드해 줄 수 있을 것 같구요. 물론 내가 먼저 그대로 실천해야지... "나는 바담 풍하지만 너는 바담 풍하여라.."는 모순에 빠지지 않겠지만요.
유시민 氏 책과 이 책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글쓰기에 관련한 책이 두 권 있어요. 바로 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와 이태준의 <문장 강화>가 그것입니다. (이오덕 선생 책은 5권이라는게 함정) 이 두가지 책은 글쓰기에 답답함이 느껴질 때 참고해야 할 책이네요.
우린 가끔 이런 말을 듣기도 하죠. 보고서 쓰는데 공들이지 말고 그 시간에 발로 뛰라고. 이 책에도 나오는 말인데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이데거가 말했듯, 보고서, 글은 그 회사의 수준, 품격을 말해준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내 얼굴이고 업무상 내 인격.. 까지는 아니어도 품격을 대변하는 분신이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조할 당시, 신하들이 "성은 튼튼하게만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라고 할때, "아름다운 것이 강하다"고 답하며 우리 성곽 문화의 백미로 꼽히는 수원화성을 만들어 냈다 하네요.
일반적인 글쓰기는 모르겠지만.. 직장 내 글쓰기를 이야기하면서 소통과 처세까지 아우른 이만한 책은 당분간 없을 듯 하다는 사견으로 마무리할께요~
- 혜연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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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훠가 많이 부족해서....모국어를 잘 다뤄야 외국어에도 능통할수 있다는 걸 통감하는 것이 외국어에서도 단어를 머릿속에 넣는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ㅠㅠ
그럼 이것도 월급날에 맞춰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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