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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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백 스물두번째 : 무너진 것

누군가 새하얀 벽에 사정없이 못을 박았다.
본인도 이유는 모른다고 했다.
처음엔 작은 구멍이 하나 났을 뿐이었다.
며칠 뒤에도 쾅쾅쾅 못 박히는 소리가 났다.
변한 것이라면 고작 구멍이 몇 개
늘어났다는 것 뿐이었다.
그것이 몇 번쯤 반복되었을까.
벽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금이라도 생겼다면 못은 한 번 더
고뇌하며 박혔을지도 모르다만
벽은 한마디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무너져버렸다.
무너진 뒤에 그것의 본래 형태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 벽의 이름은 '마음' 이었다고 한다.
책) 계절에서 기다릴게 -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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