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hm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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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남자(1)

눈이 흩날린다. 눈송이는 꽤나 풍성하고 포근한 솜털같다. 조용하게 바람에 이리 저리 흩날리는 품이 마치 봄에 버드나무의 꽃씨가 날리는 모습이어서 전혀 추운 기색이 보이질않는다. 옅은 회색빛 세상에 그 무리만이 자유롭다는 듯 마음껏 바람에 몸을 맡겨둔 눈은, 이제는 흰머리가 꽤나 차지하고 있는 남자의 머리속에서도 한껏 자유롭게 헤엄치듯 혹은 까불듯 돌아다닌다. 그래서일까, 남자는 몇 번 이나 속으로 되뇌인다. '그 때에도 그랬지...' '그 녀를 처음 만나는 날도 그랬지...'
1985년은 남자가 재수끝에 대학에 들어간 해였다. 대학 입학 선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2cx라는 자가용(이 당시엔 자가용이라는 의미가 부의 한 척도였다. 전국에 차량이 100만대 조금 넘었으니까)을 받았고 그 차 덕분에 남자는 꽤나 으쓱댈 수 있었고 그 차 덕분에 남자는 어떤 의미에선 사회를 빨리 배울 수 있었다. 물론 다른 대학생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당시 현실에 대한 울분도 있었고 집안의 가풍이나 의리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해야했다.즉, 데모도 해야했고 일도 해야했고 공부도 해야했다. 그런데 이 남자, 사실은 좀 웃긴 구석이 있었다. 데모를 하는 이유가 부조리와 불의에 대항하는 의미 때문이 아니고 친구인 학우들과 전경들이 서로 싸우는게 싫어서였다. 물론 선배들에게 이론 교육도 받았고 책도 제법 읽었기에 사회가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정도는 했지만 유복한 가정이라 사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었기에 체제에 대한 저항은 좀 먼 얘기이고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한쪽은 돌멩이와 화염병을 던지고 다른 쪽은 최루탄을 쏘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현실이 싫었던거다. 그래서 데모를 할 때엔 늘 제일 앞에서 돌 던지지 말자는 선동을 하곤 했다. 아르바이트 문제도 그렇다. 남자의 부모님은 남자가 일을 안하면 학비를 주지않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래서 늘 무슨 아르바이트라도 해야했고 심지어는 학우의 등록금을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한적도 있다. 이 남자, 아무리 봐도 휴머니스트고 로맨티스트고 보헤미안이다. 아니 어쩌면 세상 물정 모르고 온실 속의 도련님이었거나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자기 프레임에 매몰돼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 그 흔한 미팅을 한번도 못했다.(어쩌면 안한거다.) '내 운명의 여자를 만나게 될거야.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마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집안은 지방에선 유지소리를 들을만 했다. 정미소와 주유소와 쌀가게를 갖고 있었기에 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빠들과 언니들도 그녀와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모두 독립했고 늦게 본 막내딸이었기에 누구나 그녀를 좋아했고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집안의 돌연변이 처럼 키크고 예쁘고 늘씬하고 그리고 응석받이였다. 그래서 돈 좀 써서 예술고등학교 무용과에 갔다. 돈 좀 썼다는 의미는 공부건 춤이건 실력이 안됐다는 표현이 맞으리라. 그건 그저 그녀의 허영의 한 표현이었을 뿐인거다. 대학엔 가지않았다. 굳이 대학 갈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필요한건 가질 수 있는 처지였고 1975년도의 시대에 그녀에겐 대학 입학 보다는 운명의 남자를 만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동화 속의 공주님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고 마음만 먹으면 세상 어떤 남자라도 자신이 요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녀가 좋다고 쫓아 다니던 남자들이 당시 버스로 아마도 10대는 동원해야 그 수를 다 태울 수 있었으리라. 그럴수록 그녀의 콧대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녀를 비난할 그 무엇도 사실은 명확하지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쫓아다니던 그 어떤 남자에게도 제대로 된 눈길 조차 주질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그녀에게 세월은 쏜살보다 더 빨리 지나갈 것임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운명의 1985년이 되었다. 집안에선 걱정이 태산이고 그 좋다던 혼처를 다 날려버린 막내딸이 애물단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천하 태평이었던 것을 보면 보통 여자는 아닌 성 싶다. '사랑은 운명이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어.분명히 느낌이 오는 사람 있을거야. 없으면...? 말지 뭐. 둘째 언니도 결혼 몇 년 만에 이혼하고 혼자 잘 살잖아. 내년 쯤엔 언니 따라 미국에나 갈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85년 12월 22일 일요일. 서울엔 솜털같은 눈이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경북 Y군엔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곧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 애인은 없고 눈은 내리고 센치해져서 훌쩍 동해로 차를 몰았다. 그녀는 할 일도 없는데 나이는 먹어가고 춥지는 않고 처연한 느낌만 주는 회색 바다를 바라보다가 비마저 내리니 그냥 우울해졌지만 그렇다고 딱히 갈 곳은 없다. 서울에나 모처럼 다녀올까 생각했다가 크리스마스가 곧 오는데 무슨 청승이람 하고는 그녀 집안에서 운영하는 주유소에나 나가보기로 했다. 그 주유소는 경치도 좋고 외지 사람들 표정이나 옷차림도 살펴볼 수 있어서 그녀가 자주 나가보는 곳이다. 주유소 소장 또한 아가씨 오셨다며 반기는 품새가 싫지는 않았던 이유도 있었으리라. 남자는 포항 쪽으로 차를 몰았고 여자는 주유소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차에 주유를 하기 위해 들렀고 계산을 위해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어쩌면 이쪽을 쳐다보던 그녀와 눈이 마주쳐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마침 카운터에는 그녀가 앉아 있었다. 점심 때 무렵이라 그랬을까? 아무튼 그 남자는 만원 짜리 석장을 내밀었고 그녀는 그 돈을 받았다. 잠깐만. 돈을 주려고 내민 손과 받으려는 손이 스쳤다. 그 남자와 그녀의 시선 또한 얽혔다. 그 순간이 시간으로 얼마나 걸렸을까? 1초? 2초? 그 남자에게 사실 물리적 시간은 그 때 만큼은 무의미했던 것 같다. 그녀는 그 남자의 눈빛에서 어떤 감을 느꼈다. 그녀는 생각했다. '얘 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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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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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지잉- -...응? 휴대폰에 울린 알림을 확인했다. -oprjkjd님이 당신의 글을 좋아합니다! 문득, 나는 빙글에 들어갔다. 언제 썼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내 글. 그 글에 좋아요가 달렸다. 몇 달 전 확인했을 때보다 조회수는 훨씬 올라가 있었고, 나를 팔로워해주는 사람들은 내가 없는 사이에도 몇백명이 늘어나 있었다. 빙글에 들어오지 않았던 몇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이는 이제 보행기를 타고 온 집안을 누비기 시작했고 나는 쓰리잡에서 투잡으로 일을 줄였고, 새로운 직장에서는 이름뿐이지만 과장 타이틀과 함께 실무자가 되어 있었다. 이제 조금은 여유가 생긴 거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슬슬... 빙글에도 열심히 글을 올려야겠다. 일주일에 한 편이라도... 열심히...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소재가 없다... 그 동안 굳어버렸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뽀로로 주제가랑 아기상어밖에 생각이 안난다. 내가 추구했던 이야기, 무섭고도 오싹하고, 소설같은 실화. 혹은 실화같은 소설... 소재를 찾기 위해 담배를 챙겨들고 집 밖으로 향했다. 늦은 새벽. 아이와 아내가 잠들어있는 새벽. 아무 생각 없이 근처 뒷산으로 걸어갔다.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그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 벤치에 앉아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을 목격했다. 작은 가로등 불빛을 조명삼아 술에 많이 취한 듯,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반쯤 벗겨진 옷을 걸친 채 열심히 서로를 탐구하고 있었다. -아...시바..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한참 서로의 입술을 부딪히던 커플 중 여자가 눈을 뜨고 내 쪽을 바라봤다. -꺄아악! 뭐야 씨발! 여자는 남자를 밀어내며 나를 향해 거칠게 욕설을 쏘아댔고, 남자는 잠시 상황파악을 하더니 나를 보며 일어났다. -야. 뭐야? 뭔데 쳐다봐. 변태야? 시발 변태냐고. 어? -오빠. 저 새끼 성희롱으로 신고해. 나 계속 훑어봤어. 개 더럽네 진짜. 아. 나는 내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그들을 봤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듯한, 자신들의 추태가 들킨 것에 대한 민망함을 내게 풀겠다는 듯, 옅은 비웃음이 걸린 입으로 다가왔다. -툭- -툭- -야. 뒤질래? 어?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밀던 남자는. -퍽- 내 가슴을 발로 찼다. -크하하! 그러게 좆밥새끼가 어디서 나대 나대기를. -오빠. 이제 신고하자. 저 새끼 보내버리게. 볼썽사납게 흙바닥에 나뒹구는 나를 보며 저급한 대화를 이어가는 그들을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많은 것들이 보였다. 서류를 집어던지던 회사 상사, 정강이를 발로 까던 거래처 박차장, 살려달라며 돈을 빌려가서 연락이 없던 내 친구 준상이... 내가 싫어하던, 분노하던 많은 얼굴들이 얼굴에서 보였다. 그리고, 어느 새 내 손에는 큼지막한 돌이 들려 있었다. -퍼억-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았다. 움푹 들어간 관자놀이와 옆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그.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생각하는 듯한 눈. 모든 것이 서서히 내 시야에서 밑으로 무너져내렸다. -퍼억- -퍽- -퍽- 나는 그의 몸 위로 올라탔다. 내 손은 내 손이 아닌 듯, 그의 얼굴을 몇 번이고 돌로 짓이겼다. 그 순간 예전에 돈까스 만들 고기를 내리치던 때가 생각났다. 내 온 몸에 피가 여름 밤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것만 빼면. -히..히익...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미동도 없어진 남자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문득 빨갛게 물든 내 손이 보였다. 내 몸의 피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거 같지만, 그 남자의 몸에서 내 손으로 옮겨 온 피들은 아직 온기를 담고 있었다. -퍽- 아무 생각 없이 몸뚱이 두 개를 산 밑으로 굴려버린 후 벤치에 앉았다. 그렇게 뜨겁게 그들이 사랑을 나누던 이 벤치도, 지금은 산 중턱에 걸려있는 그들만큼이나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나는 천천히 담배를 한 대 피워올렸다. 빨갛게 타들어가는 담뱃불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빠르게 휴대폰을 켰다. 내가 없는 동안 꾸준히 내 글을 읽어준 사람들, 팔로우해준 사람들. 아직 손이 빨갛게 물들었을 때, 얼굴에 튄 무언가가 굳어버리기 전에. 이 생생함을 빨리 써내려가야한다. -게시가 완료되었습니다.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주머니에 담았다. -다음엔 비옷 같은거라도 챙겨서 나와야겠다. 일주일에 한 편씩 올릴 방법. 실화같은 소설, 소설같은 실화. 소설인 척 하는 실화. 실화인 척 하는 소설. 이제 소재를 찾았다.
38
어느덧 38번째 글이다. 되돌아가 1번 글을 읽다 보면 까마득하다. 그리고 놀랍다. 그 글이 씌어진 때가 올해라는 사실이. 체감상 2년쯤은 지난 것 같은데. 올해 마지막,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글, 52번이 쓰일 날은 12월 28일이다. 달력을 열어보니, 그날은 내가 술을 끊은 지 300일이 된 날(물론 그날이 오기 전에 혹여 술을 마시면 더는 술을 끊은 지 300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꽤 낮으므로)로부터 일주일이 지난날이고, 크리스마스가 3일 지난날이며, 원자력안전및진흥의날 바로 다음 날이다. 그날 나는 또다시 새로운 감회에 젖어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그날의 너는 어떻게, 지금보다는 행복하니? 그날의 나에게 말을 건다. 그날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대답해주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날의 나는, “그래,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의 너보다는 행복한 것 같아.”라고 말할 것 같다. 지금은 가을이고, 어쩌면 아직 여름의 끝자락이고,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으로 추정해보건대, 반소매 티와 반바지를 입고 있으므로, 가을보다는 여름의 끝자락이라고 할 만한데, 그날의 너는 아마도 긴 겨울옷을 입고, 아마도 이곳에서, 그러니까 자주 오는 이 카페에서, 아니면 다른 곳에서 글을 쓰고 있겠지. 이 프로젝트는 올해를 끝으로 잠시 휴면 상태에 들 것이고, 다른 글쓰기가 시도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몇 번째 글 어딘가에서 서른다섯 살의 내가 마흔 살의 나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메일을 통해서였는데, 마흔 살의 12월에 그 편지가 도착할 예정이다. 아마도 마흔 살의 나는 쉰 살의 나에게 편지를 보낼 것 같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얼마 전에는 우연히 강원도 어딘가에서 타임캡슐을 운영하는 곳을 알게 됐는데, 최대 보관 기한이 3년이었다. 그곳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극중인물 견우가 그녀와의 타임캡슐을 묻었던 그 소나무다. 그곳이 어느새 그런 관광지로 탈바꿈돼있었다. 취지는 좋지만, 상술에 물들어있는 것이 보기에 좋지만은 않고, 그런 것은 차치하더라도, 기한이 고작 3년이라는 것이(물론 장기간 보존을 담보하기란 꽤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쉽고, 가장 걸리는 것은,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고작 3년을 바라보고, 물성의 기억을 땅에 묻는다면, 뭐가 좋을까. 그것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다. 여러 수고를 감수하고라도, 그곳에 가보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데, 중요한 것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찾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 한 20년 뒤에 열어볼 타임캡슐을 묻는 상상을 해본다. 20년 동안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살아있다는 것을 전제할 때, 무려 20년이나 흘러버려 그런 것을 묻었었다는 사실을 영영 잊은 채(그럴 일은 없으려나?) 생을 마감하면 아쉬울 것 같고, 그날만을 기다리느라 늘 미래에 삶이 묶여 현재를 망쳐버리는 것(물론 그러기엔 20년이 너무 길기는 하다)도 좋은 일은 아닐 것 같다. 과거에 묶여 현재를 망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래에 묶여 현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1초 뒤가 궁금해지는 스냅사진을 보듯, 1년 뒤, 10년 뒤, 20년 뒤가 궁금해지는 오늘을 본다. 나는 요즘 아무래도 미래에 중독돼버린 것 같다. 현재의 ‘나’와 30년 뒤의 ‘나’가 절반씩 쓰는 시를 구상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건 좀 무례하다. 30년 뒤의 나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구상한 것 아닌가. 30년 뒤의 나가 현재의 나를 상대나 해줄지 의문이지만, 상대해준다고 해도, “이놈! 이제 살아있지도 않은 나에게 네 놈이 감히?” 이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서른다섯 살의 나는 마흔 살의 나에게 편지를 쓸 때, ‘당신’이라는 호칭을 썼다. 마흔 살의 ‘나’가 쉰 살의 ‘나’에게 편지를 쓸 때는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그자가 나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열 살이나 많은 사람인데, 반말을 해도 되는 것일까. 쉰 살의 내가 답장에, “저기, 그런데 말일세. 아무리 그래도 자네는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데 이렇게 반말을 들으니 기분이 언짢군. 답장은 없네. 에헴, 그럼 이만.” 이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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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적ㅇㅓ보이지만 많은걸로.. ㅎㅎ) 다음편을 가져왔습니다. 곧 추석이라서 빠르게 업로드 해야겠습니다. 추석때 해야할 노동이 많으므로...또르르..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ㄴㅣ다. ====================================================== 제목없음 11 “ 일단 차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 “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근처를 뒤지는건 무리에요 “ 그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져갔다. 구름이 어느새 내려앉아 주변은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워졌고 이렇게 수풀이 우거진곳에서 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 이 주변 지리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서 차를 찾는게 쉬울거같아요. 저도 지금 네비로 여기를 처음와봐서 주변지리를 모르거든요. 사실 두분이 말씀하기 전까지 이쪽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습니다. “ 그나마 제주도에 사는 권기자에게 기대를 걸어보려 했지만 주변 지리를 모르는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인듯 했다. “ 혹시 두분 아까 오다가 봤던 야영장에다가 한번 물어보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맞아. 그쪽밖에 들어오는 길이 없다면 그쪽에서 애들을 봤던 차를 봤던 하지 않았을까요? “ “ 맞아요. 야영장 주인을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어요. “ “ 건물내부를 찾아보는건 비가 그치면 다시 오는걸로 하죠. 시야가 너무 어두워져서 밝을때 들어오는게 좋을거 같아요. “ 지현은 일단 잔뜩 젖어서 머리가 엉겨붙은 수연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 수연아 일단 비도 너무 많이 오니까 야영장으로 가보자 . 거기 한번 물어보면 뭔가 얘기해주실지도 몰라. “ “ 그러자. “ 건물 한 귀퉁이에 놓여진 새마음요양원 표지판을 뒤로 한 채 그들은 다시 풀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차를 찾을수 있을 거 같진 않았지만 일단 수연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야영장 주인과 대화를 해보는것이 좋을 듯 했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 길지 않은 길을 빠져나왔다. 벌써 세사람은 쓰고온 우산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잔뜩 젖었고 한여름의 장마라도 시작된 듯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야영장 관리소 : 부재시 연락바람 010******** 정진규] 허술하게 세워진 표지판에 야영장이라고 적힌걸 보니 이곳이 맞는 듯 했다. 관리소는 간이로 만들어진 곳 같았고 그 뒤에는 좀 더 커다란 가정집이 있었다. “ 불이 꺼져있는거 같은데 전화를 해봐야 할까요? “ 지현은 우산을 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불이꺼진 곳의 문을 함부로 열수도 없었다. ‘똑똑똑’ “ 저기요 !!! 사람 없어요 ? “ 머뭇거리던 틈 사이로 수연은 관리소의 문을 두드렸다. ‘ 쾅쾅쾅 ‘ “ 저기요!!! 누구 없어요? !!!! “ 문안에서는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변의 힘차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려올뿐. 우산에 의지한채 셋은 갈피를 잡지 못해 그저 멍하게 서있었다. 대꾸도 없는 문안이 짜증이 났는지 기어이 지현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발로 관리소 문을 차버렸다. ‘퍽 ! ‘ “ 사람 없냐구요 !!! “ “ 누구요 . 누군데 남의 집 문을 발로 참수꽈 “ 빗소리에 시끄러워진 그 공기를 깨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 그는 매우 키가 컸고 커다란 덩치를 자랑했다. 까칠하게 올라온 수염은 며칠 씻지 않은것 처럼 꾀죄죄해 보였고 그의 손에는 비에 흠뻑하게 젖은 뗄깜이 묶여있었다. 머리는 빡빡하게 스포츠 머리를 했고 눈은 부리부리해서 첫인상 치고는 쎄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푹 패인 눈에 위압감이 느껴진 그들은 누가 먼저 말을 건네야할지 각자 눈치를 보고 있었다. 결국 제일 다급했던 수연이 말을 걸었다. “ 저기요. 여기 관리소장님 되세요? “ “ 내가 여기 관리소장 이우다. 무슨 일이꽈 “ 사투리가 조금 섞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곳에 관리소장이라고 하는 부분은 알아들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의 표정을 보고 수연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몇가지 질문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 “ 비가 쏟아졈시난 일단 들어오십서 “ 무뚝뚝한 말투로 들어오라며 거구의 남자는 문을 열쇠로 열어주었다. 내부는 좁을 거라 생각한것과 달리 그곳은 그 가정집으로 이어지는 입구 같은 곳이었다. 아마 사무실 겸 입구로 사용하시는것 같았다. 가정집 문까지 열자 그 안에서 넓직하고 커다란 내부가 펼쳐졌다. 값비싸 보이는 가죽 쇼파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벽난로를 보고 지현은 신기해했다. “ 여기 앉으십서. “ “ 감사합니다. “ “ 딱보난 육지사람 닮은디. 무슨 일인지 … “ “ 아 안녕하세요.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 갑자기 말을 끊고 권영민이 끼어들어 대답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지현이 영민을 쳐다보자 영민은 눈을 찡긋하며 빠져있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 아… 제주도 사람이구나. 육지사람인줄 알아신디 … “ “ 취재중에는 저희도 사투리 많이 안씁니다. 어르신 . “ “ 지역신문이면 도와줘사쥬. 무슨 일이꽈 “. “ 실종된 사람들을 찾고있는데요. 혹시 여기 차세워서 위로 올라가거나 뭐 돌아다니는 아이들 본적 있으세요? “ “ 아이들은 여기 오질 못하쥬게. “ “ 아니 그정도 어린애들 말고 대학생 또래 정도 되보이는 아이들 마씸 ….” “ 흠….. 애들은 못본거 닮은디…. …. “ “ 혹시 그러면 낯선 차를 보신 적은 없으세요 ? 아마 렌트카였을텐데 “ 내용을 바꿔서 질문을 하자 관리소장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뭔가 생각이 날듯 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 했다. “ 여기는 죄다 렌트카인디 내 차 찾는게 빨라지 아 그런데 예전에 우리 손님 차 아닌 차는 봤던거 닮은디…… “ “ 손님 차 아닌건 어떻게 아셨어요 ? “ “ 우리 야영장 쓰는 사람들은 다 들어올때 차남바를 적게 되있어요. 그래야 내가 주차장 관리하기가 편하니까. 그런데 가끔 야영장 주차장 옆이나 바깥에 세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바깥까지 한번 돌아보는데 우리 주차장 입구옆에 누가 차를 세웠더라고. 내가 목록을 보면서 체크를 하는데 그 목록에는 그 차번호가 없었어요. 그래서 딴 놈이 우리 주차장 근처에 차를 세웠네 하면서 욕을 한번했지. 거기다가 세워버리면 우리 손님들이 차를 빼기가 힘들다고 “ “아,,, 혹시 번호는 기억하세요 ?” “ 내가 차 남바를 적긴 해신디.. 나중에 안 치우면 불법주차로 신고전화하잰 남바 적어놓긴 했수다. 잠깐 기다려봅서. “ 관리소장은 일어나 어딘가 서랍을 뒤지더니 주차목록 이라고 커다란 견출지가 붙은 철 한개를 가져와 앉았다. 목에 걸린 돋보기를 쓰며 여기저기 넘기던 관리소장은 표시해둔 곳을 찾아 그들에게 건네 보였다. “ 여기있네요. 6월 22일 토요일에 .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이때가 어린애들 데리고온 손님이 많아서 우리가 주차장이 꽉찼었거든요. 그래서 꼭 전화할라고 했었는데 너무 바빠서 나중에 있는지 확인을 못했어. “ “ 렌트카 어디 였는지는 모르시져? “ “ 나가 거기까지 어떵알아. 그냥 남바만 적어놔신디 “ 옆을 살짝 보자 지현은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 중인걸로 보였고 수연은 수첩에다가 차 번호를 적어놓았다. 투덜거리던 관리소장은 바깥에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에 흠칫하며 창문을 열어 바깥을 확인하였다. “ 비가 영 하영 내리는데 다시 어떵 갈거라 . 좀 그치면 가던가. 여기 커피 이시난 알앙 타마시고. 난 건물에 물새는데 이신디 봐야하니까 뭐 물어볼거 이시믄 아까 거기 번호로 전화하던가 합서. “ 무뚝뚝하게 내뱉던 관리소장은 비가 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고무 대야를 들고 사라졌다. 아마 알아서 가던가 말던가 하라는 뜻 같았다. “ 뭐라고 하시는거에요 ? “ 지현은 사투리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말에 당황해했지만 이내 영민이 그 뜻을 설명해주었다 . “ 커피 마시고 비 그치면 가라하시네요. 소장님은 비새는데 있나 보러 가셔야한대요. 혹시 물어볼거 있으면 문에 붙어진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셨어요 “ “ 혹시모르니 저장해놔야겠네요. 관리소장 이름이 정진규씨 맞죠? “ “아깐 말잘라서 미안해요. 제주도 분들이 육지 신문사에서 왔다고 하면 대답을 잘 안해주시거든요… 좀 폐쇄적인 곳이라… “ “ 이해해요. 다른 지역도 그러는걸요 . 영민씨 덕분에 그래도 수월하게 대화 했어요.“ 관리소장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의문투성이가 되었다. 사라진 유심. 차로 이곳을 왔는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알수가 없다. 아마 야영장 곁에 차를 세우고 요양원까지 올라간건 맞는거 같은데 그 뒤에 행방이 묘연하니… 어디에 있는거니 수정아… 12편 이어집ㄴ니다 https://vin.gl/p/2672350?asrc=copylink
작가의 글쓰기
'작가의 글쓰기' / 이명랑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을 쓴 글입니다.) 작가의 글쓰기는 이명랑 작가가 총 11명의 작가들의 창작론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실은 책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소설가들의 창작 방법, 노하우, 소설에 대한 생각 등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소설가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총 11명의 소설가들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다. 공지영, 구효서, 김다은, 명지현, 방현석, 심윤경, 이동하, 이명랑, 이평재, 정유정, 정이현 작가가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소설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만의 창작 노하우나 창작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답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명랑 작가는 책의 챕터를 세 개로 나눴다. 인물 중심의 소설을 쓰는 작가, 공간 중심의 소설을 쓰는 작가, 사건 중심의 소설을 쓰는 작가로 나눠 총 세 챕터에서 인물, 공간, 사건이라는 소설의 요소들에 대해서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글로 옮겼다. 보통 소설 구성의 3요소라고 칭하는 인물, 공간(배경), 사건을 가지고 어떤 것이 중심이 되느냐에 따라 소설을 구분한 것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가는 정유정 작가였다. 정유정 작가는 소설의 중심이 되는 가상의 공간을 그림으로 완전히 그려내 자신의 머릿속에 그 공간이 사실처럼 존재할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정유정 작가님의 소설 대부분이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7년의 밤에서는 세령 마을이 중점이고 종의 기원에서는 아예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내 심장을 쏴라에서도 정신병원을 무대로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정유정 작가는 그런 한정된 공간에 각각의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을 풀어놓으면 자연스럽게 소설이 진행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창작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다고 해야 할까.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조금이라도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한계에 많이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고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의 조언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해답을 던져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게 해 주었다. 그냥 엉덩이 붙이고 노트북 앞에 앉아 계속 자판을 두들기는 것. 그것밖에 답이 없었다. 10명의 소설가만 모아놔도 각각이 글 쓰는 방법이 모두 다르고 정해진 방법은 없다. 스스로 꾸준히 글을 써가며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길이 유일한 것이다. 아직도 답이 안 보이고 지금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계속 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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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미스테리에 업로드가 안되어 재등록 합니당.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제가 너무 늦게 왔죠ㅠㅠ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렇게 늦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회복을 좀 하느라고 늦었습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전 11편 링크 https://vin.gl/p/2668121?asrc=copylink ============================================================== 제목없음 12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대비라도 되는 듯 소장의 집에 앉은 셋은 더이상 말이 없었다. 숙소에서 길을 나선지 시간이 조금 되는 듯 해서 지현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벌써 시간이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세 사람은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있었고 더이상 취재는 어려울듯 판단해 지현은 말을 건넸다. “ 오늘은 이만 철수하시죠. 물에 젖은 옷도 무겁고 다들 안색도 안좋으신데… “ 그 말에 부르르 몸을 떨고있던 수연도 수긍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이 되자 아까보다 좀 더 어둡고 음침해진 분위기에 압도되어 집안 내부는 좀 더 을씨년스러워졌다. 몸을 겨우 일으켜 영민과 수연이 먼저 카메라와 짐을 챙겼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줄 알았다면 카메라는 두고올걸 괜히 비싼 장비 젖은건 아닌지 지현은 괜히 걱정이 되었다. 지현은 수첩에 영민의 연락처를 간단히 적은 메모를 적어 소파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소장의 집을 나서자 빗줄기는 아까보다 조금 더 굵어져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혹시 다른게 생각나거든 연락주세요. 제주향기 권영민 010-####-####] “ 두분 여기서 기다리시면 제가 차 금방 가지고 올게요. 셋다 젖는거보단 나을거 같네요 “ “ 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 영민은 허겁지겁 자켓을 뒤집어쓰고 차가 있는곳 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파리한 입술을 깨물며 덜덜 떨고있던 수연은 오랜 침묵을 깨고 말을 건넸다. “ 지현아. 미안해… “ “ 무슨소리야 . 새삼스럽게 “ “ 내가 괜히 뭔가 큰일에 너를 끌어드린거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 “ 난 어차피 취재도 하고 겸사겸사야. 너무 미안해하지마. “ “ 지현아..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수정이. 무슨일이 생긴거 맞는거 같아. 사실 이미 알고있었는데… 수정이가 무사하지 못할거라는거 말야. 근데 인정하기가 싫었어. “ “ 이해해… 원래 가족들이 그렇잖니. 죽었든 살았든 일단 우리는 수정이를 찾아야해. 할머니한테 보내줘야지 … “ “ 그래… 맞아… 정말 무슨일이 생긴거라면…… 할머니 볼수 있게 고향으로 데려가야겠어…. “ 저 멀리서 라이트가 깜빡거리고 암흑 사이로 권기자의 차가 등장했다. 둘은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일단 차에 올랐다. 혹시 몰라서 찍어둔 관리소장의 핸드폰번호를 지현은 혹시 잊을까 싶어 또다시 수첩에 옮겨 적었다. [ 정진규 관리소장 010- ####-####] 돌아오는 길의 5.16도로는 난코스의 연속이었다. 꼬불꼬불하게 꺾어지는 급 회전 길이 몇번이고 지나서야 숲터널에 진입했다. 아까 낮에 봤을때는 그래도 조금 낭만적으로 보였던 숲터널이 비가 오는 저녁이 되어서 들어서자 한없이 어두운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영민은 혼자 운전하는것이 아니라 긴장이 되었는지 비상등을 켜고 서행을 하며 천천히 운전했다. 그 와중에 조수석에 탄 지현은 급격하게 올라오는 피로감에 잠이 쏟아지는듯 했다. ‘ 조수석에서 졸면 예의가 아닌데… ‘ 밀려오는 졸음과 한참 씨름을 하던 지현은 양쪽 볼을 몇대 때리고 나서야 잠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비를 쫄딱 맞고 조금 따뜻한 차 안으로 들어오자 밀려오는 졸음을 참기가 힘들어진 지현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서행을 하던 영민이 갑자기 조금 속력을 내는 것이 아닌가. 비상등까지 켜가며 조심히 운전하던 영민이 어째서 속력을 내는것인지 운전석에 앉아있는 그를 보며 자제를 시키려고 옆을 쳐다보자 그곳에는 영민이 아닌 다른사람이 앉아있었다. 운전선에 앉은 사람은 남자였다. 사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자를 푹 눌러쓴 머리가 덮수룩하게 길러진 사람이였지만 담배를 문 입술사이에 비춰지는 수염이 눈에 띄었다. 그는 무심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주위에 차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위험한 속도를 즐기고 있었다. “…..누….누구세요 “ 입술을 파리하게 떨며 그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들리지 않는것인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보며 빗속을 달릴 뿐이었다. 그 속도가 제어가 되지 않아 지현의 안전띠를 맨 몸이 앞뒤로 흔들려 덜컹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 … 누구시냐구요 !! “ 흔들리는 몸을 겨우 일으키며 지현이 그에게 소리쳤다. 그는 시끄럽다는 듯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 조용히해. 진짜 죽여버린다 “ 그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압도적인 낮은 목소리에 지현은 더는 대답할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거지 . 어떻게 해서든 이 곳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어떻게든 나가야한다. 일단 바깥을 살피려 창문을 내리자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차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깥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정도로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다급해진 지현은 손에 닿는대로 보이지않게 엉덩이 밑이나 좌석근처에 무엇인가 잡히는것이 있는지 더듬어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없는듯 했다. ‘ 어쩌지…. ‘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던 지현은 어떻게서든 이 차를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한 길인줄 알지만 차라리 사고를 내서라도 이놈을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본인도 인지 못한 반사 신경으로 그가 쥐고있던 운전대를 잡았다. 놀란 그가 그녀를 쳐다보자 지현은 질수 없다는 듯 운전대를 쥐고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가고있는길이 안전한 곳인지 사실 알수는 없었다. 그냥 이차를 무조건 멈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게 스키드 마크를 새기며 자동차는 도로위에서 곡예를 하고있었다. “ 이년이 ….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 “ 무엇인가 뜨끈하게 올라오는 고통에 고개를 들어보니 운전석이 아닌 뒷자석 누군가가 지현을 공격했다. 그는 지현의 머리칼을 잡아당기며 조수석에 내팽겨쳤고 차유리에 머리를 크게 부딪친 지현은 목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고통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않아 컥컥 소리를 내며 지현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주변이 뱅뱅돌았다. 어두운 차 유리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은 다름아닌 목에 칼에 꽂혀진 피범벅이 된………… 수정이었다. !!!!!!!!!!!!!!!!!!!!!!!!!!!!!!! 창문에 비춰진 수정의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에 무엇인가 막혀져있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꺽꺽 소리만 날 뿐이었다. 입을 달싹거리며 수정의 이름을 부르려 하는 순간 무엇인가 차가운 기운이 돌더니 갑자기 몸이 꺼지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지현씨 !!!! “ 볼에 차가운 기운이 닿자 지현은 퍼뜩 눈을 떴다. 눈앞에는 영민이 그를 걱정스럽게 보고있었고 수연은 물그릇을 들고 있는걸 보아 아마 그녀가 지현의 얼굴에 물은 적셔준 모양이었다. 지현은 숨을 쉬지 못하겠다는 듯 꺽꺽 거리기 시작했고 영민은 다급하게 그녀를 일으켜 등을 두드렸다. 그제서야 의식이 돌아오는지 지현은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그 모든 끔찍한 광경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 지현아 괜찮아 ? 너 갑자기 차에서 잠들더니 깨질 않아서 영민씨가 숙소까지 업고왔어. “ “ 어………? 어…… 괜찮아 ………그냥 꿈 꾼거야 “ 지현은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째서 이런 끔찍한 꿈을 꾼 것인가…. “ 너 갑자기 숨도 못쉬고 꺽꺽대가지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다고 . 너가 막 소리소리 지르면서 엄청 허공에다가 대고 뭐라뭐라 하는데… 꿈꾼거야? “ “ 어………… 그냥….꿈이야 “ 영민은 지현이 깨났으니 무슨일이 생기면 부르라는 말만 남기고 젖은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어렵게 의식을 되찾은 지현은 침대옆에 놓여져있는 거울을 들어 올려 자신의 목을 살폈다. 다행히 그녀의 목은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다. 또 꿈을 꾼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꿈이 아니였다. “ 비 맞아서 다들 너무 몸이 안좋아진거 같아. 얼른 쉬자 지현아. “ 수연이 따뜻한 타올을 가져와 그녀의 얼굴을 세심하게 닦아주었다. 엄마처럼 그녀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지현은 아무래도 자기가 아는 모든 사실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마를 닦던 그녀의 손을 잡아 내렸다. “ 수연아. 수정이………….. 수정이 죽은거 같아 . “ “ 그래…….. 나도 알아……. 그건 아까 우리 얘기 했잖아. “ “ 아니야 수연아 그거랑 다른 문제야. 수정이 정말 죽었어. 나 느낄수 있어........... “ “ 니가….느낀다고 ? 어떻게 ? “ 그동안 그녀에게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지현이 수연을 만나기 전부터 그녀에게 일어났던 평범하지 않았던 그 꿈들. 새벽마다 깨야 했던 그 끔찍했던 기억들을 모두 말해야 했다. “ 나 사실……… 매일 밤 수정이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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