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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산모들이 ‘소두증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소두증은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게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작년 12월 23일 기준, 신생아 40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1월 15일 미국에서도 소두증 아기가 태어났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임산부들에게 “중남미 지역 여행을 미룰 것”을 권고했다. ▲우리 질병관리본부의 위기대응총괄과 박영준 연구관은 18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려는 고위험군(임신부, 임신 예정인 사람)에는 미국에서 안내한 것과 동일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번 주 내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내’에야 주의사항이 전달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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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산모들이 ‘소두증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소두증(학명 microcephaly)은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게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머리둘레가 32cm 이하인 신생아를 소두증으로 본다(정상은 34cm~37cm). 소두증이 있는 아이는 정신‧발육에 심한 지체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브라질 소두증의 현황/ 작년 신생사 40명 사망…의심 사례 3530건
9일까지 브라질 보건부에 소두증 의심 사례로 보고된 건만 무려 3530건. 작년 12월 23일 기준 신생아 40명이 소두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소두증은 왜 생기는 걸까.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임신 기간 중 산모의 배가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 △임신 초기 3개월 간 풍진이나 톡소플라스마증에 감염된 경우 △두개골의 봉합이 정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경우 △태아의 뇌 발육이 지체된 경우 등이다.
브라질에서 퍼지고 있는 소두증의 원인은 ‘지카(zika) 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작년 11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두증 원인은/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주범
대한의료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처음으로 우간다에서 발견된 이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종종 확진 사례가 보고되곤 했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은 이집트 숲 모기다. 이 모기는 뎅기열, 황열병 등을 옮기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성관계-수혈 통해 감염…감염되면 관절 통증-눈 충혈 증상
지카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2011년 발간된 저널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신종 감염병)에는 성관계나 수혈에 의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실렸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세네갈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이 집으로 돌아오고 몇 주 후, 이 남성의 부인도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였다. 부인은 세네갈에 가지 않았었고, 남편이 돌아온 후 남편과 성관계를 가진 것이 확인됐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 발진, 관절 통증, 눈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임신 초기의 여성이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소두증에 걸린 아이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브라질에서만 나왔나/ 미국 하와이 사는 산모도 소두증 아이 출산
브라질 뿐만 아니다. 미국인 산모가 소두증인 아이를 낳은 사례도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소두증 아이는 15일(현지시각) 하와이 오아후 병원에서 태어났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산모가 작년 5월 브라질에서 살았고, 임신 초기였던 당시 모기에 의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 대책은/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 박차
소두증의 원인인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브라질은 대대적인 방역 작업과 백신 개발에 나섰다. 브라질 정부는 작년 12월 26만6000여명의 방역 요원들로 팀을 꾸렸다. 올해 1월 말까지 전국의 모든 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라는 것.
또 브라질 정부는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 마르셀루 카스트루 브라질 보건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기록적으로 짧은 기간에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3개 연구기관에서 백신 개발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며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연구기관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당국은 / 임산부들에 중남미 지역 여행 연기 권고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시각) 임산부들에게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중남미 14개국 여행을 미룰 것”을 권고했다. 또 “임산부 뿐 아니라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도 이 지역을 여행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을 통해 모기를 피할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남미 14개국은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프랑스령 기아나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마르티니크 △멕시코 △파나마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수리남 △베네수엘라다.
우리나라는 어떤 조치?/ 질병본부 “이번 주 내로 미국과 동일한 주의 안내”
소두증과 관련,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아무런 주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위기대응총괄과 박영준 연구관은 18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려는 고위험군(임신부, 임신 예정인 사람)에는 미국에서 안내한 것과 동일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번 주 내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내’에야 주의사항이 전달될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