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t
▲‘상생 점포’를 할 경우 임대료는 원래의 업소 주인이 2/3, 비는 시간에 가게를 빌려 쓰는 사람이 1/3을 내는 것이 관례다. ▲월세, 도시가스, 전기료, 수도세 등은 모두 합산해서 매월 따로 정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전기세와 수도세는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관행이다. ▲보증금은 원래의 가게 주인이 냈을 경우, 추가로 낼 필요가 없다.
View
<②편에서 계속>
쌀국수집 ‘포시애틀’의 유회근씨는 분당에 본인 매장을 갖고 있는 자영업자다. 그는 분당 외에도 강남과 성남에 분점 형태로 매장을 공유해, 3시간씩 점심 장사를 하고 있다. 유씨는 “장사하는 시간은 11시~2시지만, 준비하고 뒷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해 10시~오후 3시까지 강남과 성남 점포를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가 빌린 강남과 성남의 점포는 주점이다. 이 주점은 월화수목금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쌀국수 집으로 변신한다. 실내주점은 오후 3시 이후에 문을 열어서, 손님이 떨어지는 다음날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 매장과 부엌 공간, 냉장고 한 칸을 공유하고 그릇과 소스는 주점과 쌀국수가 따로 보관한다.
비어있는 호프집보고 ‘이거다’ 싶었다
유회근 씨는 “강남의 좋은 자리를 찾아다니다가 비어있는 호프집을 보고 ‘이거다’ 싶어 주인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내 (쌀국수) 국물을 강남에서 꼭 팔아보고 싶었는데, 매장을 내려면 2억~3억이 들더라고요. 비어있는 곳에서 잠시만 장사를 하면 어떨까 싶었죠. 본점에서 육수와 고기를 공수해올 수 있으니까 주방설비에도 큰돈이 들어가지 않고요. 초기 비용이 500만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릇하고 육수냉장고만 사면 됐으니까요.”
유씨는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점심에만 가게를 빌리는 방법을 택했지만, 지금은 돈이 있더라도 점포공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같은 불경기에 1억~2억씩 들여 신규 창업을 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상생점포’ 임대료는 통상 1/3 수준
유씨처럼 점포를 공유할 경우, 월세는 어떻게 나눌까. 유씨는 “월세의 1/3분은 내가 내고, 전기세와 수도세는 절반씩 부담한다”면서 “월세, 도시가스, 전기, 수도세를 합쳐서 매월 따로 정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다들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공유 중개업체의 마이샵온샵의 정병철 공동대표도 마찬가지 답을 했다. 정 공동대표는 “강남의 2층 매장 월세가 600만원이라고 했을 때, 4~5시간만 임대하고 절반인 300만원을 내라고 하면 큰 부담이지 않냐”면서 “고객들에게 월세의 1/3로 내시라고 조언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닌가요?”
유회근 씨는 “요즘들어 ‘쌀국수 제조 비법을 공유해 식당을 내게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22일 팩트올에 이렇게 말했다.
“맛이 소문나고, 점심 매장으로 잘 하고 있다 보니 그런 요청을 받습니다. 마이샵온샵에서도 ‘다른 분들에게 점심매장을 할 수 있도록 물량을 공급해주면 안되겠냐’고 요청하더라고요.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 같아요. 점심에 바짝 벌어서 수익도 올리고, 직원도 뽑으시고, 그런 매장이 많아질수록 일자리도 생기고, 힘든 자영업자 분들 월세 부담도 줄고요. 정부도 세금 더 걷을 수 있고….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닌가요?” <④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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