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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뜨 꾸뛰르의 세계화

친구들 이거 아셨음? 오뜨 꾸뛰르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이른바 법으로 보호를 받는 단어라는 사실을 말이다. 샴페인이라는 단어를 아무나 사용 못하는 것(그래서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단어가 퍼졌다)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보통은 오뜨 꾸뛰르를 하이패션이라는 말로 바꿔서 쓰는데… 이건 그냥 고급 패션을 의미할 뿐이다.
“오뜨 꾸뛰르”라는 단어를 자신의 브랜드에 사용하려면 엄격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고, 뭣보다 파리꾸뛰르상공회의소(Chambre Syndicale de la Couture Parisienne)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유례야 훨씬 더 오래 됐지만 이 단어가 법제화 된 것은 1945년. 아뜰리에가 파리에 있어야 하고, 정규직 디자이너가 몇 명 이상 있어야 하며, 개인 손님들을 위한 맞춤 옷을 만들어야 하고 매년 쇼를 두 번(1월과 7월) 해야 하는 등의 규칙이 있다. 아, 저걸 언제나 지킬 수는 없잖은가? 그래서 오뜨 꾸뛰르를 반납한 패션 회사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보통의 명품을 뛰어 넘는, 명품의 명품이라는 위상을 갖고 있는 오뜨 꾸뛰르 브랜드들은 지금의 불황도 뛰어 넘고 있다. 오뜨 꾸뛰르의 고정멤버(!)인 샤넬과 디오르는 물론 Armani Privé와 Atelier Versace도 지난 한 해 동안 각각 30%, 50% 매상이 올랐다. 그렇지만 꾸뛰르 시장은 보통 일컫는 명품 시장의 1% 정도만을 차지한다(7억 달러 규모).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네?라 생각하실 것이다. 어차피 꾸뛰르는 마케팅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장인정신으로 하는 곳도 있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꾸뛰르를 살펴 보자.
오뜨 꾸뛰르가 본질적으로 프랑스에 얽매여 있기는 하지만, 의외로 세계화되어있다. 목록에 올라 있는 디자이너 중 38%만이 프랑스 국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연하겠지만 회원사 이름을 보면 전혀 못 들어본 (비-프랑스) 소규모 회사들도 있다. 쁘레따 뽀르떼보다 의외로 진입이 쉬워서이다. (게다가 특성상(!) 재고가 남아나질 않는다. 개인 고객을 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일 큰 변화는 아무래도 고객의 변화일 것이다. 전통적인 고객인 서유럽과 미국보다, 중동과 러시아, 동아시아(특히 중국) 비중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5년 전만 해도 오뜨 꾸뛰르를 “아 그냥 맞춤형 정장옷 아님?” 정도로 인식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무려 인터넷 구매도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4-5천 만원을 한 번에 긁을 카드가 필요할 것이다.) 부유층도 세계화에 맞춰 다양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오뜨 꾸뛰르가 더 이상 확대된다면 더 이상 오뜨 꾸뛰르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그래서 스스로 오뜨 꾸뛰르를 탈퇴(!)하는 브랜드가 생겨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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