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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프로듀스101 <PICK ME>, 101명의 미생들의 슬픈 자화상

얼마 전 트위터를 할 때의 일이었다. 어느 트위터리안이 올린 사진이 흥미를 끌었던 것인데 삼각형의 무대에서 여러 명의 여성들이 군무를 추고 있는 사진이었다. 나중에 유튜브 등지에 영상으로 뮤직비디오가 올라 왔는데 알고 보니 <PICK ME> 라는 곡이었다. 엠넷에서 11인조 프로젝트 걸그룹을 만들 에정이고, 연습생 101명이 이 11인에 들기 위해 경쟁을 펼친다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주제가나 다름없는 곡이었다. EDM 사운드가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었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듣고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정말 절박함으로 데뷔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10년씩이나 연습생 생활을 하며, 한번 데뷔했다 실패한 멤버에 최고령인 28살의 연습생까지 어쩌면 그들도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다. 외국출신의 도전자도 있었다. 물론 오디션 프로의 명가나 다름없는 엠넷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11명을 뽑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지만 곱씹어보면 ‘아이돌이라는 정글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중소기획사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며 살아온 그들에게는 이것 자체가 절박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절박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픈 생각도 든다. 그것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프로듀스 101’의 모습은 솔직한 내 생각으로는 매우 잔혹하다고 생각한다. ‘PICK ME’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잘 나타난다. 등급을 나눈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본 방송에서도 등급을 나누는 모습은 매우 잔인했다. 모든 것을 등급으로 나누려는 세상의 나타낸 것 같았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나를 선택하라는 노랫말을 곱씹어 보면 그들의 절박함을 상품화시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사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정이 가는 우리 정서를 자극하는 것인데, 진정성도 의심이 된다. 그래서 더더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된다.
그녀들은 지금 스포츠로 말하자면 트라이아웃(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테스트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다들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절박함을 어필하고 있다.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면 흥겨운 EDM 음악인 <PICK ME>가 흥겹지 않고 뭔가 불편한 노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101명의 미생들의 슬픈 자화상이 느껴진다.
글/ 심대섭 sds86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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