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원숭이 해라고만 하다가 요즘엔 청말띠해, 황금돼지띠 해 등등 띠의 앞에다 색깔을 가져다 붙이곤 합니다.
어떤 분이 올해는 왜 붉은 원숭이 해냐고 물어보셔서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요걸 십간이라고 하고, 이것을 글자의 속성으로 살펴보면,
갑을은 성장하는 기운을 표현하는 부호입니다. 나이로 따지면 15세 까지를 말하는데 마치 봄날과 같은 성장하는 기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색으로 바꾸면 파란색이라는 걸 알겠죠.
청소년이라고 표현하는 청년의 청은 푸른색이죠. 파릇파릇하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또 봄날에 새싹이 뒷동산에 쑥쑥 올라오면서 봄이 옴을 알려주듯 그렇게 생동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병정은 확산하는 기운이며 살아가면서 가장 활발하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기를 말하는데, 나이로 따지면 30세 까지가 되며 이것을 색으로 표현하면 붉은색을 뜻합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나서 사회에 나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시기가 됩니다. 성장기에는 전혀 몰랐던 사람들과 사회에서 만나 서로 교류하는 시기죠.
성장기에는 주로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성장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서는 부모의 품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위주로 하게 됩니다.
무기는 중앙에서 전체를 조율하는 기운이요 또 자신만의 삶의 영역을 결정하는 시기에 해당합니다. 나이로 따지면 45세까지요 색으로 표현하면 황색이 됩니다.
취직을 했으니 인생의 반려자 짝을 만나 결혼도 하고 또 어여쁜 자식도 얻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시기를 말하죠. 어려서는 부모의 틀에서 살았다면 이 시기에는 자신만의 삶의 영역, 틀을 결정하는 것이죠. 내 식구, 내 자식이라는 틀을 확정하는 시기에 해당합니다.
경신은 수렴하는 기운 즉, 축소되는 기운을 말하는데 마치 가을처럼 열매가 단단해지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서리가 내리게 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머리에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듯 말이죠. 그렇다면 색으로 표현하면 하얀색이라는 걸 알겠죠. 인생으로 비유하면 60세까지요 말년에 자신이 일생 동안 가꾸었던 삶의 열매를 거둬들이는 시기이죠.
임계는 응축하는 기운, 마치 겨울에 추우면 몸이 움츠려 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움츠려 드는 기운을 의미하는데 죽으러 가는 나이 혹은 이미 죽은 상태가 되겠죠? 나이로 따지면 60세 이후이며 색으로 표현하면 검은색이 됩니다.

여담으로 영화나 TV에서 보면 귀신은 항상 하얀색 옷만 입고 저승사자는 항상 검은색 옷만 입고 나오는 거 다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항상 같은 색 옷만 입을까요?
지금 시절이 어느 시절인데 저승사자도 좀 패션을 바꿔서 붉은 옷도 입고, 귀신도 파란색 옷이나 반짝이 옷도 입으면 안되나?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만 어쩔 수 없이 그런 색 의상만 입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죽기 전까지 육체를 가진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위에서 말한 경신에 해당합니다. 인간이 살아서 죽기 직전까지 간 상태의 색이 하얗기 때문에 인간은 죽어 귀신이 되더라도 하얀색 옷밖에 못 입습니다.
즉, 육신이 있는 상태에서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의 색을 표현한 것이 하얀색입니다.
그럼 저승사자는 왜 검은색 옷만 입을까요?
의미하는 바는 육체는 전혀 없고 영혼만 있는 상태를 말하기 때문이죠. 인간의 육신, 육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이 오로지 영혼만 존재하는 상태를 검은 색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우주의 70프로 이상은 암흑에너지라고 합니다. 물질이 전혀 없이 기로만 존재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귀신은 왜 검은색을 못 입을까요? 귀신은 육체를 가진 사람이 죽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죽어서 그 육신도 버리면 그때서야 검은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나 검은 옷 입으면 안되겠죠?

그리고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십이지지라 부르는 열두 개의 띠가 있습니다.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이렇게 동물로 표현하는데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짐승들이죠.
그런데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는 것은 왜 동물로 표현하지 않았을까요?
십간이라 부르는 것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생명체를 가지거나 물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처럼 존재하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기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십이지지라 부르는 땅을 밟고 살아가는 것들은 모두 육체를 가졌고 물질이라 표현하기에 반드시 생명체를 가지고 태어나 살다가 죽어갑니다. 따라서 열두 개의 지지는 반드시 살아있는 것으로 표현을 해야 합니다.
열두 개의 지지 중에서 유일하게 용만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그렇다면 왜 용으로 표현 했을까요? 그것은 그만큼 용으로 배속된 그 달에는 우리가 사는 땅에서 많은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변화무쌍한 계절을 표현할 수 있는 짐승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용으로 표현한 것이죠.
매우 예측불허하고 변화무쌍한 계절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제 올해가 왜 붉은 원숭이 해가 되는지 알 수 있겠죠? 올해는 병신년입니다.
위에서 병은 붉은 색이라 했고 신은 원숭이라 했습니다. 따라서 둘을 합치니 붉은 원숭이 해가 되는 것이죠.
알고 나니 좀 싱거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