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hm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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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앨리스(9)

그녀가 근무하는 중소 규모의 잡지사는 보통 여직원이 남자 직원보다 훨씬 많다. 거의 두 배 정도 될 것 이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잡지사의 여직원들은 평소에 패션 감각이나 시사성에 매우 앞서가는 편이고 한 부분의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내면적 실력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친화력 혹은 융화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직원들이 대체로 자존감도 높고 눈도 높고 콧대 또한 높으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한 자존감 높은 여직원 동료에게서도 절대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김과장은 사무실의 인기인임에도 틀림없지만 외부에서도 인기 있을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805호의 그녀는 계약직 어시스턴트로 근무하는 처지라 사무실 일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서 부터 처리해야 할 일의 홍수에서 헤어 날 수 없었다. 신입 사원 때의 말랑 말랑한 자세로는 버텨낼 수 없는 잡지사 편집부 어시스턴트라는 현실에 얽매일 수 밖에 없었다. 이혼 결정이 나고 스스로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과 만년 계약직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는 오기가 결합되었다. 비록 다른 어시스턴트들에 비해서 나이도 훨씬 많고 또 늦은 출발이었기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문과 출신 이었기에 제법 많은 동문이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고 그녀도 일에 욕심을 붙이기 시작해서 모든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 특히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김과장의 존재는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다. 김과장은 업무중에도 그녀를 "누나"라고 호칭하여 무언의 존재감을 그녀에게 부여하는 바람에 다른 에디터 또한 그녀를 조금은 특별하게 대해주었다. 하지만 처리해야만 하는 일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기에 헬스 클럽에 예전 처럼 다닐 수는 없었다. 퇴근도 늦어지고 때로는 휴일도 제대로 못쉬는 경우 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어떤 면에선 그녀에겐 다행이었다. 그래도 8년의 결혼 생활이 청산되었으니 심리적으로 건강하진 못했지만 일이 있어서 슬픔이나 배신 따위를 굳이 떠올릴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가면서 그녀의 마음 속 상처도 아물어가리라.
806호의 남자는 최근 몇 달 동안은 그녀와 함께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이 훨씬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 대신에 이른 출근이나 늦은 퇴근 때에 현관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늘었다. 그녀가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봤을 때의 펄떡거리는 생동감은 퇴색되고 피로의 짐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우연히 마주치면 이제는 아주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된 것이 그나마 커다란 진전이랄까. 남자의 생각으로는 요즘 그녀는 왠지 조금은 늙어간다고도 느껴졌다. 그 남자는 그러한 것이 점점 안타까워졌다. 그녀를 위해서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속상했다. 예전, 편의점에서의 맥주 한캔 처럼 사소한 그 어떤 도움이라도 그녀에게 기꺼이 내밀고 싶었다.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그녀의 생기를 찾을 수 있는 활력제가 되어주고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마음 뿐이고 사용할 수 없는 방법, 알지 못하는 방법에 안타까워 할 뿐이었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인사, "안녕하세요..."뿐. "안녕하세요?" "아 네, 잘 지내시죠?" 침묵... "들어가세요" "네 , 들어가세요" 겨우 이정도다. 다시 그녀와 운동을 하고 싶고, 다시 그녀와 술을 마시고 싶고, 다시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그녀의 생동감을 느끼고 싶다.
"누나, 오늘 이번 호 마감이니까 내일은 시간 좀 되겠지?" "응. 그렇겠지. 왜?" "내일 특별한 스케줄 있어?" "아이고, 말도 마. 내일 퇴근하고는 이틀 동안 잠만 잘 계획이야. 지금 죽겠어." "내일 퇴근 후 소주 한잔 하자." "왜, 무슨 일 있어?" "하는거다, 소주?"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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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m96 알겠습니다. 상쾌한 아침여시기 바랍니다. ^^
@GiHakLee 님,제가 님의 문학적 소양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고백한거구요, 개인적으로는 새각했던 장치를 알아내신건 맞습니다. 하하하
@GiHakLee 님. 저도 무역학과 출신입니다~ㅋ
저는 사실 상대 출신입니다만 문학 특히 소설쪽을 좋아했었답니다. 그런 문학적 촉?이 님께 인정받으니 기분 up! @kshm96
@GiHakLee 님, 예상 가능하셨으면 제가 복선을 잘 깔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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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만나지 말아야 할 12명
2022년에는 이런 사람들 모두 피해가세요^^ 1. 방해 공작원 이들은 많은 질문을 하며 당신과 일대일로 시간을 가지는 것을 즐기며 당신이 말하는 아이디어를 가로채고, 그렇게 훔친 지식을 자신이 이기는 데 쓴다. 2. 등에 칼 꽂는 자 당신의 등에 칼을 꽂기 전까지는 대개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배신의 아이콘이다. 3. 꿈 절도범 당신의 가능성, 포부 등을 빨아들이는 사람들로 정수기 근처나 사무실 탕비실에서 어슬렁거리는 의외로 가까운 친구이거나 동료가 많다. 4. 배신자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두 얼굴의 위선자다. 5. 자아도취자 자신에 대해 과장된 자만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또 자신만이 모든일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6. 에너지 뱀파이어 절대로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법이 없는 사람들로 늘 남 탓을 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에 책임지기보다는 처한 상황에 대해 변명거리를 늘어놓는다. 7. 회의론자 당신의 내적인 두려움을 키우고 당신의 걱정거리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그리고서는 옆에 비켜 서서 지켜보고 기다리다가 “내가 뭐라고 했어?” 라고 말하는 것을 즐긴다. 8. 꼬리표 붙이는 자 틀에 몰아넣고 이름표를 붙여주면서 당신의 한계를 정해버린다. 9. 악당 악의적이고, 권력, 욕심, 질투 등에 눈멀어 있는 인물로 일부러 당신과 주변인들에게 논쟁, 방해 공작, 문제를 일으킨다. 10. 깡패 모든 점에서 당신과 싸우려고 들고 더이상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끼도록 당신의 정신력을 파괴한다. 11. 거짓말쟁이 일부러 중요한 정보를 당신에게 숨기며, 늘 변명이 난무하고 핑곗거리가 없으면 침묵한다. 12. 비평가 당신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당신의 목표, 계획, 아이디어, 생각 그리고 행동을 가로막으며 신랄하게 비판만 한다. 출처) <인맥보다 강력한 네트워킹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