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o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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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저희 아이가 6살 때 그린 그림이에요.

그 당시 아이는 괴물그림만 그렸어요. 계속..계속..

그림을 앉은 자리에서 대여섯 장씩 그려대는데 그림의 처음 시작을 동그라미로 해도 괴물, 네모로 하면 네모 괴물, 알아볼 수 없는 낙서로 시작해도 결국 끝은 괴물그림이었어요. 걱정이 됐어요. 내 아이가 이런 그림을.. 뭐가 불안했나? 얼마전 부부싸움으로 소리를 높인게 아이에게 스트레스였나?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그렇게 고민하다 아이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참 귀엽더라구요. 내 아이 그림이잖아요. 무섭든 뾰족하든 날카롭든 정신없든 아이의 6살이 담겨있는 지극히 6살스러운 그림이더라구요 그래서 괴물그림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해보자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그림에 타이틀을 걸고

괴물아이X뱃살마녀

콜라보로 작품을 만들었어요. 뱃살마녀는 당시 아들이 저에게 지어준 별명이에요ㅋ
그 당시 그렸던 그림 몇장입니다. (쟤들이 다 무슨괴물. 무슨괴물 다 이름이 있어요.) 그림을 스캔해서 간단하게 보정 작업을 했습니다. 서명을 넣어주고, 여기저기 아무종이에 낙서처럼있던 그림들의 배경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신경질적으로 날려그린 부분은 보기좋게 다듬었어요. 최대한 원본을 살리고 그림의 느낌을 해치지않는 선에서요.
아이가 자기 그림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엄마표 뱃지도 만들어서 유치원 가방에 달아주었어요. 위에 만든건 처음 만든거라 좀 허술한데 뒤에는 좀 더 나아요ㅎ 그리고, 아이와 그림을 선정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모두 함께 했습니다. 그림 선정을 고민하고 재료를 같이 고르고, 디자인을 만들 때 의견을 묻고 같이 머리를 맞댔어요.
그리고, 그렇게 준비해서

작은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괴물을 그리는 아이" 전시회 장소는 언니가 운영하는 카페 구석 그리고, 전시회기간동안 전시장소에 가서는 철저히 작가님 대우를 해드렸어요. 김민재 작가님이라고 부르고, 관심있게 보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작가님을 불러 인사도 나누게 해주었어요. 그렇게 일주일 전시기간이 끝나고..

아이는...더이상 괴물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괴물말고도 더 그리고 싶은게 많아졌습니다. 추측해보건데 소심하고 예민한 성향의 아이는 그림을 그리려다 마음처럼 안되고 답답하면 그 그림들이 모두 괴물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 자신감이 생기니 자기에게 너그러워지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해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꼭 다른 장소를 빌릴 필요도 비싼돈을 들일 필요도 없어요. 집에 하루 전시회를 열어 가족들과 친구들을 초대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요즘, 아이에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멋지고 즐거운 놀이로 승화시켜 보는건 어떨까요? :)
2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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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네요. 특히 전시회는 압권입니다!!!!👏👏👏👏
어머 진짜 멋져요!!!!!!어떻게 저런생각을하셨죠 ㅋㅋ! 처음엔 괴물만 그린다니 걱정스러웠는데.. 아이의 그림은 아이의눈으로 봐야하는거같아요..^^
오! 너무 멋지십니다! 우리 아이도 한창 괴물을 그리곤 했었는데... ^^
@VingleKorean 이 카드를 명예의 전당으로!
설명을 읽으니 그림을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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