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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iewing]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1.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는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이다. 그런데 이런 로맨틱한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의 대부분의 문장들은 시바, 시바, 아아 시바!하는 욕설들로 끝이 난다. 심지어 사랑과는 조금도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작가 자신이 현재 얼마나 배가 고픈 상태이며, 지나간 사랑들이 얼마나 처절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뭐야, 내가 원한 건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책을 잘못 골랐네, 잘못 골랐어. 시바. ) 더욱 아이러니 한 건, 이 산문집의 작가인 류근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노래의 작사가이다. 그러니까 이미 몇 십 년 전, 사랑의 씁쓸함을 알아버린 남자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그가 쓴 책의 이름은, 앞서 말했듯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이다.(참고로 이 책의 출판연도는 2013년.) 그래서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은 '아직'까지는.
2. 그녀는 6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두 달 전에 헤어졌다. 세 달 동안 소개팅을 여덟 번 정도 하다가, 다행스럽게도 마음에 딱 드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다. 나는 신기했다. "그렇게 금세 다시 마음이 설렐 수가 있어? 어떻게?" 이런 내 물음에 그녀는 말없이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나도 좀 신기하긴 해. 근데 뭐, 이럴 수도 있는 거지. 어쩌면 그동안 사랑이라는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했던 걸 수도 있고." 나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졌다. 그게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3. 그동안 사랑과 연애에 관한 글을 몇 십 개 정도 쓰긴 했지만 나는 아직도 사랑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어쩌면 그것은 <산다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파울로 코엘료의 문장처럼, 주저앉아 생각만 하고 있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책상 앞에서 키보드 질을 해가며 사색만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깨달음이 아닌가 보다. 그런데 나는 자꾸만 두려워진다. 아마 마음의 문을 열고 나가기가 겁이 나는가 보다. 저 문을 열었는데, 그게 뭔지 알아보겠다고, 경험해보겠다고 밖으로 나갔는데, 상처만 입고 돌아오면 어쩌지? 그게 나 혼자만의 마음이면 어쩌지?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문장의 끝마다 시바, 시바, 아아 시바! 하고 욕을 붙이게 되면 어떡하지? 이런 마음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4. 하지만 내 앞의 그녀는, 마음 다치지 않게 잘 만나라고 말하는 내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러게 나도 그럴 일 없었으면 좋겠어. 이 설레는 마음이 부디 나만의 것이 아니길.
사실 나도 이러다 또 상처받으면 어쩌지? 싶어서 늘 고민 중이긴 하지... 근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가 후회한 적이 훨신 많더라구. 그래서 이번엔 안 그러려고.
상처 받을 때 받더라도, 지금 이렇게 마음 따듯하고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충분히 좋아. 괜찮아! 그래서 언젠가 이게 나 혼자만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지금 나는 두근두근 거려.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5. 그런데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득 스쳐가는 얼굴이 내게도 있었다. "아 젠장. 저 문짝 갑자기 고장났나봐.... 너 때문이야 이 년아."라고 욕을 하는 내게, 그녀는 웃으며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행운을 빈다'고 이야기한다.
......
사랑이 다시 말을 걸면 사람은 착해지나 보다.
사랑이 다시 말을 걸면.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걸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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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고 끊음은 일에서만.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하늘색에서 주황색, 그 어울리지 않는 두 색이 그러데이션을 만들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준비라는거, 마음을 정리하는거 물론 필요하지만 여기까지 정해두고 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사람 감정이란게 그런거니까. 울다가도 웃는게 사람이니까요. 브금 취향저격 당해서 좋네요. 저는 내일 새벽출근이라 일찍 자러가요. 피기님 행복한 밤 되시길!
정현주 작가가 쓴 <그래도, 사랑> 이란 책이 떠오르네요. 지금 그 시바책 다 읽으시면 이 책도 추천해요!ㅎㅎ
@ido4u ㅋㅋㅋㅋ감사합니다! 꼭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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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자 어떤 땅에서든
지난 주말 형의 결혼식이 있어 프랑스에 온 지 2주 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낯선 땅에 더구나 집도 아닌 숙소에 엠마를 혼자 두고 가는 일이 마음에 걸리고 티켓을 끊을 때만 해도 집을 구할지 어떨지 확신이 없어서 최대한 서울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였다. 금요일 밤에 사를 드골 공항에서 출발해서 토요일 밤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다시 월요일 새벽에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에 사들 드골로 돌아오는 그야말로 미친 일정이었다. 그 덕에 나는 4일 동안 서 있는 시간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었고 근육이 약해진 때에 입주 청소까지 하느라 종아리 근육이 상해버렸다. 무엇이든 혼자서 애써 보는 게 우리 집안의 고집이고 그래서 뭐든 결국은 느리게 되어 버리는 형과 나는 서로 함께 사는 동안은 고장 난 시계를 걸고 살아 애타는 마음만은 죽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형이 뒤늦게 갑작스레 결혼을 한다니 늦은 오후에 잠에서 깬 듯 기분이 이상했다. 높은 구두를 신고 ‘신랑 입장’을 하는 형의 모습을 아슬하게 바라보면서 사람이라는 포물선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저 바보처럼 떨어지고 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중력 안 있는 것들이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떨어지는 일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였다. 사람이라는 평범한 신체 속에 우주 같은 마음을 담고 오르다가 결국은 떨어지면서 붙잡은 기록을 넘겨주고 가는 일인걸. 형은 애써왔고 나는 그래서 이제는 형이 떨어지면서 결정해가는 기록에 기꺼이 박수를 쳐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는 요즘 낯선 곳이라 그런지 밤마다 꿈을 자주 꾼다. 형의 결혼식을 위해 파리를 떠나기 전날 아버지가 도둑질을 하는 꿈을 꿨다. 아버지는 누군가의 집에서 값진 물건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들고 일어서다 주인과 눈이 마주치자 별 다른 핑계도 둘러대지 못하고 그 값진 것을 제자리에 놓아두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바보 같았다며 분해하던 그는 이번엔 꼭 그 값진 것을 들고 나오겠다며 엄마와 형 나까지 데리고 그 집 앞으로 갔다. 나쁜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지나가는 개와 고양이에게서도 시선을 피하며 반나절을 넘게 우리를 더 많이 바라보며 시간을 죽였다. 마침내 그 값진 물건 앞에 서게 된 그는 꿈에서도 바보인지라 괜한 생각들을 이어가며 괴로워만 할 뿐이었다. 나와 형과 엄마는 더 주린 배를 안고 그를 기다리고 서 있었지만 그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무거운 자신의 생각들을 결코 죽이지 못했다. 우리는 결국 빈손을 얇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적당히씩 떨어진 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 밤 등을 돌린 아버지 나는 서로 다른 생각을 했겠지만 낯선 곳에서 잠이 깬 나는 온통 그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았다. 싫은 곳에 굳이 가고 싫은 일이라도 하려고 했었구나. 불쌍한 사람. 아버지의 싸움들. 자신의 우주와 굶주리는 욕심이 많은 우리들 사이에서 무엇하나 잘하지 못하며 휘청거렸던 그의 70년. 나는 이젠 그런 아버지의 등을 귀엽게 바라 봐주겠다. 자주 싫은 곳에 가고 자주 싫은 일을 하려 마음을 먹긴 했겠구나. 4일간의 일정이라 큰 가방도 없는데 굳이 리무진 버스를 태워주겠다며 엄마와 아빠가 함께 새벽 골목을 따라 내려오셨다.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가자 난 미리 인사를 하려고 아버지 손을 잡았다. 아버지는 버스가 오도록 그 손을 놓지 않으셨다. 따뜻하고 큰 손. 돌아가는 비행기, 잠도 오지 않아 죄와 벌을 읽다가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와 메모를 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라도 필요한 거니까요…….” 돌아갈 곳이 있어 나는 기꺼이 떨어지는 일을 기다린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싸움들을 피할 수는 없겠지.. 나는 때로는 엠마에게 어리광을 부린다. ‘대단한 예술가가 되려고 했었는데 나를 봐봐’라는 듯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부빈다. “하자.”라는 말을 듣고 나는 마음을 놓는다. 끝까지 흔들릴 수라도 있길.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그 값진 것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 나는 정말 고맙다. 막내가 바보라고 놀리는 그의 지금 모습이 나는 고맙다. 붉게 빛나는 사를 드골 공항에 건조해진 비행기가 낙엽처럼 내렸다. 내내 먹통이던 핸드폰을 켜자 엠마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를 마중 나왔다는 것. 복잡한 공항 건물에서 헤매다가 마침내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만났다. 또한 내가 싫은 일을 하게끔 하는 곳도 함께 만났다. 생각보다는 감정으로 우리는 빠른 포옹을 나눴다. 돌아가는 기차는 지겹지가 않았다. 얼마가 아슬하게 고생을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 왔는지. 큰 얘기보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언제나 더 따뜻하고 맛있으니까. 잘 살자 어떤 땅에서든. W, M 레오 2019.11.06
문학 감성 쏟아지는 역대 수능 필적감정란 문장
수능날 맞이 역대 수능 필적 감정란 문장 모음. 근데 문장들이 하나하나 참 예쁘다. 한국의 문학이란... 글의 맛. 필적감정란에 쓰는 문구는 희망찬 내용이나 긍정적인 내용을 위주로 갖고 오고 필적확인할 때 용이하게 겹받침이 들어가는 문장을 쓴다고 함ㅋㅋㅋㅋ +2019년의 필적감정란 문구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윤동주, 서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정지용, 향수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 소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 별 헤는 밤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정채봉, 첫마음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 즐거운 편지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 가을에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 작은 연가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준, 돌의 배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 청년이여 노래하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정지용, 향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란, 바다로 가자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 편지 (ㅊㅊ - 여성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