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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난심일기 #6 마음이 어지러울 땐 책상 정리>

#6 마음이 어지러울 땐 책상 정리

유난히 날씨도 좋고 특별히 힘든 일이 없는데 마음의 중심이 잡히지 않는 날.
문이 살짝 움직여도 쳐다보게 되고, 의자의 삐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쓰이는 그런 날.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봄바람이 부나 싶어 창문을 한 번 쳐다보게 되는 날.
이것도 저것도 신경이 쓰여서 어떤 것 하나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날이 있다.
혼자서 잡생각에 빠져 생각의 꼬리를 물고 한참 생각하다 보니 시간은 오후.
서둘러 해야 할 일들이 있어도 집중이 되지 않아 속에 있던 잡생각이 또 올라온다.
이럴 땐, 주변 정리가 필요하다.
가장 만만한 책상과 서랍. 너희를 깨끗하게 만들겠다.
정리가 필요한 책상 위에 있던 물건과 서랍 3개를 깨끗하게 비워버렸다.
다시 처음부터 하나씩 넣으며 필요에 따라 정리를 하고 싶다.
아차,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물건의 추억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30분이면 정리가 될 책상과 서랍이 3시간으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
마찬가지로 시작하자마자 눈에 띄는 물건들.
유난히 눈에 띄던 명찰. 대학교 1학년 OT 때, 차고 있던 명찰이다. 바로 추억 리플레이!
아무생각도 없이 마냥 즐겁기만 했던 그때. 새로운 친구들과 만남, 어려웠던 학교 선배들.
대학교에 처음 들어갔었을 때부터 졸업하기 전까지 하나하나 떠오르는 기억들.
바로 이 명찰 하나로.
어쩌면 내 인생영화의 무료티켓 같은 느낌이랄까.
명찰을 통해서 기억나는 것을 머릿속에 필름처럼 회상했으니 과한 말도 아니다.
보통 영화 상영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내 머릿속에 영화관은 10분이면 충분했다.
나는 지금 볼 영화가 많다.
코미디, 액션, 새드 그리고 부끄러움은 내 몫이라는 영화까지.
버릴 것을 정리하면서도 1시간, 서랍 하나 채우는데 30분씩.
정리를 다 하고 나서 보니 시계는 벌써 오후 4시다. 정리만 2시간을 넘겼다.
내가 물건이 많은 건지 추억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건지.
어쨌든 깨끗한 책상과 서랍을 보니 괜히 마음이 뿌듯하다.
잡히지 않던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들이 많다.
왜? 쓸데없던 생각이었으니까.
온종일 마음이 잡히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날. 2시간 만에 정리했으면 나름 이득 아닌가?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심란한 날.
그런 날은 책상 정리 한 번 하면서 잡생각을 날려버리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깨끗하고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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