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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총선은 도대체 누가 이긴 것인가?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하건데, 이란은 중동 지방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선거로 정권이 바뀌는 몇 안 되는 나라라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이란은 정말 독특한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대단히 많다.
가령, 이번 총선은 과연 누가 이긴 것인가?
빠른 답변, 그때그때 달라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이란 의회가 정당정치 체제가 아닌, 느슨한 개인간의 연결 체제이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개개인 의원의 지향이 “보수파”가 될 수도 있고 “온건파”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선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의미가 별로 없는 체제인 이유도 있다. 이건 이란 헌법을 봐야 한다. 이란 헌법부터 보자.
여느 민주주의 체제처럼 행정과 입법, 사법으로 나뉘는데, 이란은 여기에 최고지도자가 한 명 올라간다(서열상 대통령보다 높으며, 실권도 대통령보다 강력하다). 문제는, 이 최고지도자 체제를 만들기 위해 행정과 입법체제를 심하게 뒤틀었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양원제로 나뉘는 이란 입법체제도 다른 나라와는 좀 다르다. 마즐리스라고 불리는 의회가 다른 나라에도 있는 의회, 혹은 하원인데, 전문가의회를 과연 “상원”이라 볼 수 있겠느냐…
이 전문가의회가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그리고 이 “최고지도자”와 마즐리스가 감독자 평의회(Guardian Council)의 회원들을 선출한다. 이 감독자평의회는 헌법재판소/선관위 역할을 하며, 선거에 나오는 모든 후보자들의 “적합성”을 심사한다.
자, 돌고 돌아 핵심에 다다랐다. 뭐가 뭔지 복잡해서 모르겠지만 저 감독자 평의회를 눈여겨 봐야 한다. 여기서 “OK”한 후보들만 이번 선거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들이 과연 (서구 입장에서) 온건하다거나 개혁적이래봤자 얼마나 그러겠는가? 최고지도자의 입김이 들어가는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들인데 말이다.
그래서 다시 답변을 드린다. 다른 나라 총선에서처럼, 어느파가 어느파를 몇 대 몇으로 이기거나 졌다고 말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나라가 이란이다. 그저 이전보다는 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인다 정도로만 코멘트하겠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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