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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독특한 풍미를 지닌 발효식품이 미국에서 서서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쉐프들과 식품제조사, 슈퍼마켓 운영사는 발효식품에 입맛을 들이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한다. 핫도그에 들어가는 자우어크라우트(독일식 발효 양배추)를 김치가 대신할 것이라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스리라차(태국 고추소스)맛 감자칩과 발사믹식초맛 케찹 등 발효식품의 풍미를 담은 간식과 소스도 증가세이며, 샌드위치업체 서브웨이는 스리라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발효식품은 미각이 떨어지면서 강한 맛과 향에 끌리는 베이비붐 세대와 이국적인 맛을 찾는 20대 사이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피클제조사 블라식의 모기업 피너클푸드의 마크 쉴러 식품팀장은 “이들 연령층이 발효식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더 과감한 맛과 향 조합이 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쓰거나 시큼하면서 강렬한 맛과 향이 인기를 끌면서 발효식품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식료품 및 소비재 대기업에 천연향 및 인공향을 공급하는 업체 IFF의 케민 맥더모트 북미지사장은 “이전에는 음식이 더 달았다”고 전했다. 발효는 몸에 이로운 세균을 늘리면서 깊은 풍미를 내는 자연적인 과정을 가리킨다. 사워도우(산성반죽)와 요구르트, 치즈와 자우어크라우트, 케피어(발효유)와 콤부차(발효차), 맥주와 와인은 모두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발효식품은 일반적으로 열량이 높지 않으며 발효식품에 포함된 활생균이 소화를 도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제품에 발효식품의 풍미를 더하고 싶어하는 고객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IFF 향전문가들은 새로운 향을 개발하고 있다. IFF 실험용 주방에서 요리사들은 IFF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천연김치향을 적용한 서양호박 피클을 선보였다. 데이빗 호록스 연구부장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미국음식에 김치와 같은 한국식 풍미를 더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매운 진짜 김치 대신 김치향을 이용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김치를 재해석하겠다는 것이다.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고 호록스 연구부장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발효향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IFF의 폴 리카르디 연구원은 “김치와 같은 발효향은 경이로울 정도로 복잡하다”며 “매콤한 향과 배추향, 우마미(감칠맛)향이 결합돼있다”고 말했다. 타바스코향을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리카르디 연구원은 덧붙였다. 제품에 매콤한 발효향을 더하려는 기업이 많아짐에 따라 그는 타바스코향을 잡아내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바스코 제조사인 매킬레니의 토니 시몬스 사장은 과학자들이 타바스코향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타바스코의 향을 싼 값에 재현할 수 없기를 바란다”고 말한 시몬스 사장은 타바스코 오리지널의 복합적인 향이 정교한 발효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H.J.하인즈는 발효식품맛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발사믹식초맛 케첩을 출시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새로운 맛이다. 1월 하인즈의 리 앤 퍼린스 브랜드는 발효식품맛 소스를 내놓기도 했다. 헤이븐 코커험 부사장은 “발사믹식초맛 케첩은 더 맵고 강렬하며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소비자층과 다양한 맛을 시험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이라 밝혔다. 그렇다면 미국 소비자들이 김치맛 케찹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코커험 부사장은 “김치 트랜드를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치와 발효제품의 풍미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식료품업체 트레이더조는 2012년 이래 동결건조 김치와 냉장김치, 매콤한 김라면을 선보였다. 2월 감자칩 브랜드 레이즈는 콘테스트의 일환으로 스리라차맛 감자칩을 출시했다. 소비자 다수가 스리라차맛에 투표하면 스리라차맛 감자칩을 제품 라인업에 정규편입시킬 예정이다. 발효고추로 만든 인기 태국소스인 스리라차가 이제까지 출시된 레이즈 맛 중 가장 복합적인 편에 속한다고 전한 제니퍼 사엔스 마케팅부장은 “최근 3~5년 동안 복합적인 맛을 원하는 소비자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인 다수가 스리라차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소비자 대다수가 스리라차에 대해 처음으로 알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사엔스 부장은 말했다. 그렇지만 식료품 제조사들이 제품라벨에 ‘발효’라는 표현은 당분간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IFF의 사우먀 브위베디 상임연구원은 “발효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이 충격을 받으며 의심하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 말했다. 그 대신 그녀는 ‘톡 쏘는’이나 ‘짭짤한’, ‘시큼한’ 등 다른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 초점집단에 향을 설명한다. 이와는 달리 가정용품업체 윌리엄즈-소노마는 발효라는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 윌리엄즈-소노마 웹사이트에서는 ‘발효’라는 제품범주에서 발효식품 관련 주방도구와 식기를 찾아볼 수 있다. 다음달 윌리엄즈-소노마는 매장에서 햄버거와 핫도그 토핑을 중심으로 무료 발효식품 요리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 피클브랜드 블라식은 인공향을 사용하지 않고 당근과 마늘, 고추와 허브를 듬뿍 넣은 파머즈가든 제품라인을 내놓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피클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파머즈가든에는 작은 유리병이 사용됐다. “농산물 직거래장터나 할머니 집을 연상시키려 했다”는 회사관계자는 올 여름 블라식이 향과 맛이 강력한 신제품 피클을 내놓을 예정이라 전했다. 집에서 발효제품을 직접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을 저술한 쉐프 폴 바이런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시카고 레스토랑에서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한 미각경험을 제공한다. 레스토랑에서 제조하는 발효식품이 연 4,000병에 이른다고 한다. 시가로 따지면 약3만5,000달러이다.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시큼한 맛이 요리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고 말하는 그의 레스토랑에서는 싹양배추김치와 발효시킨 스웨덴 순무를 곁들인 오리요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맛을 본 손님들이 깜짝 놀라면서도 좋아한다”고 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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