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그녀의 침대에 앉아서 장난감 코끼리 구피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그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오갔다.
그녀는 어렸을 때 구피가 자기 삶에서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했자고 말했다.
구피는 그녀의 가족만큼이나 현실적인 존재였으며,
그녀에게 공감해주는 면에서는 가족보다 훨씬 더 나았다.
구피에게는 그 나름의 일상,
좋아하는 음식,
잠자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하게 본다면 구피는 전적으로
그녀의 창조물이고,
그녀의 상상 바깥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에게 구피가 정말로 존재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녀와 그 코끼리의 관계는 완전히 박살이 났을 것이다.
'이 재미있는 장난감이 실제로 너와 독립적으로 살아 있는거야. 아니연 네가 그냥 지어낸 거야?'
순간 연인과 그의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비슷하게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연인에게도 '네 사랑으로 꽉 채워진 이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가 상상한 것에 불과하냐'
하는 질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gamga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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