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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Zootopia, 2016) - "이게 뒤통수치기라는 거예요"

<최선의 애니메이션 형태와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 관하여> 제1권 - TH의 예언
TH: 디즈니가 동물들이 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데 공주가 등장하지 않는다니 좀 새롭긴 하군. 제목은 <주토피아>란 말이지? 시놉시스를 보니 영화는 안 봐도 뻔하네. 십중팔구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 같구만.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포식자와 먹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주토피아(Zootopia). 우선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은 육식동물인 여우와 초식동물인 토끼. 도저히 협력하지 못할 것 같은 둘이 콤비를 이뤄 티격태격을 알콩달콩으로 바꾼다. 둘은 힘을 합쳐 멋지게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어린아이들이 보는 장르인만큼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일 거야. 말초적 웃음을 이끌어내려고 패러디도 심어 놓았겠지? 서로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유토피아로 가는 출발점이라는 교훈도 주려 할 거고. 유명 배우들을 성우로 기용했을 테고, 인기 가수가 부른 OST도 빠질리 없을거야. 이래서 내가 애니메이션을 안 본다니까. 너무 뻔해.
<최선의 애니메이션 형태와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 관하여> 제2권 - 태혁의 깨달음
태혁: 영화 <주토피아>를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물론 TH의 예상이 적중한 부분도 많아. TH의 말대로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눈길을 붙잡고 패러디도 들어가 있어. 특히 '플래시'라는 역설적 이름을 가진 나무늘보 캐릭터는 웃음 저격이야. 개인적으로는 내 인생 영화 <대부(Godfather)>의 돈 콜레오네(말론 브란도)를 패러디한 두더지 캐릭터, '미스터 빅'이 등장했을 때 가장 크게 박장대소했어. 지니퍼 굿윈(토끼, 주디 홉스), 제이슨 베이트먼(여우, 닉 와일드), 이드리스 엘바(물소, 보고) 등 유명 배우들을 성우로 기용했지. 영화의 OST는 샤키라의 'Try Everything'이고. '사람'이 들어갈 법한 자리에 '동물'을 넣은 재치있는 자막도 잔재미였지. '변화는 나를 포함한 우리로부터 시작된다'라는 훈훈한 메시지도 담겨 있어. "영화 <주토피아>는 어린아이들이 보는 뻔한 교훈적 애니메이션"이라는 TH의 평가가 맞을지도 몰라.
태혁: ​하지만 TH의 평가는 영화 <주토피아>의 진짜 핵심을 놓쳤다고 생각해. <주토피아>는 귀여운 동물 애니메이션이지만 매우 정치적인 영화이기도 해. 동물원을 뜻하는 영단어인 'Zoo'와 토마스 모어의 저서 <유토피아(Utopia)>를 합성한 '주토피아(Zootopia)'라는 제목은 기지 넘치는 작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야. '주토피아'라는 제목은 이 영화가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를 응축하고 있어. 영화 <주토피아>는 인간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우화(寓話)인 것 같아.
태혁: ​내가 정말 놀란 지점은 '10 대 90 사회'에 대한 통찰이야. 영화 <주토피아>에서 언급되는 '10 대 90 사회'란 포식자인 육식동물이 10%이고 먹이인 초식동물이 90%를 차지하는 주토피아 사회를 뜻해. 주토피아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그런데 권력을 쥐고 싶은 누군가가 다수인 약자의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소수인 강자를 핍박하고 억압하려 한다면, 과연 누가 진짜 '포식자'인걸까? 진정한 유토피아라면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배제와 억압이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을 곱씹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바로 <주토피아>라고 생각해.
태혁: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주토피아. '주토피아'에 포함된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만든 말로 'u(없다 혹은 좋다)'와 'topia(장소)'의 합성어라고 해. 'u'가 '없다'와 '좋다',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 '유토피아'는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지만 '좋은 장소'인 셈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인만큼 엄청나게 좋은 어딘가가 바로 유토피아일 거야. 영화 <주토피아>를 보고 나면 그토록 좋은 유토피아를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으로만 남겨둘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유토피아란 '지금' 존재하지 않을 뿐, 모든 시도를 다 해본다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이러면 나를 몽상가라고 부를 사람들이 많겠지만.
별 생각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며 극장에 갔는데, 극장을 나올 땐 여러 생각들 때문에 머릿속이 가득 찼어. 극 중에 나오는 것처럼, 영화 <주토피아>는 "(애들이나 보는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죠?) 이게 뒤통수치기라는 거예요(it's called a hustle)"라는 대사를 내게 던진 거지.
#주토피아 #zootopia #디즈니 #유토피아 #utopia #토마스모어 #주디홉스 #닉와일드 #나무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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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에 봤는데 진짜 재밌게 봤네요. 제가 보며 느꼈던 것들을 글로 너무 잘푸셔서 속이 시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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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 항법사 제롬 머로우'의 확실한 신분증 명도 끝났고 무엇보다 진범도 밝혀져 혐의점도 벗었으니 이젠 정말 다 끝났다고 안심하는 제롬(주드 로). 그러나 빈센트(에단 호크) 본인은 형사와 담판을 지어 혹시 모를 후환이 없도록 하려 합니다. 그런데 때마침 그 형사가 빈센트의 동생 안톤입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처럼 수영 내기로 담판을 보기로 합니다. 놀랍게도 다시 한번 동생 안톤을 이기는 빈센트. "내가 널 이길 수 있는 이유는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라는 명언을 날립니다. 아이린도 결국 그를 이해합니다. 어쨌거나 그녀도 완벽한 우성인은 아니었고 마침 빈센트처럼 심장이 좋지 않은 동병상련의 아픔도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열성인 우주비행사라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그의 집념이 대단하기도 했거니와요. 마침내 타이탄 탐사 로켓 발사 대망의 날. 제롬은 빈센트에게 자신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선물합니다. 큰 냉장고 하나를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양, 이 정도면 평생 쓰고도 남을 것이라며 제롬 머로우 는 언제나 여기 남아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네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자신도 여행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나는 네게 몸을 빌려줬을 뿐이지만 너는 내게 꿈을 빌려줬다며 그게 참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작은 쪽지도 하나를 건넵니다. 지구를 떠나는 순간에 뜯어보라는 제롬. 빈센트는 우주선에 승선합니다. 가타카 본사도 빈센트의 인간승리에 감명을 받은 모양입니다. 원래는 있으나 마나 지켜지지도 않았던 열성인 차별 금지법을 칼같이 지키기기로 사칙을 수정했거든요. 빈센트는 빌린 신분 '제롬 머로우' 가 아닌 본인의 신분 '빈센트 프리맨'으로 당당히 우주선에 오릅니다. 우주복이 아니라 양복을 입고 우주왕복선에 승선 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아마도 근미래의 하이 테크놀로지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눈부시게 진보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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