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relli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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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리의 아이콘이 된 여자들
‘자동차 옆에 기대 선 늘씬한 미녀’ 컨셉은 다소 진부할 정도로 자동차 업계가 우려먹은 고전적인 마케팅입니다. 여성 운전자가 다수인 이천년 대에도 모터쇼에는 남성들의 시선을 타겟으로 한 모델들이 배치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니 1960년대에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미녀들이 자동차 표지모델을 장식했죠.
소피아 로렌이 1963년, <Vado e Torno> 매거진 커버에 등장했을 때는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 <사랑의 변주곡>이 개봉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임신한 여자는 체포하지 못한다’는 당시 법에 따라 사기꾼 남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임신한다는 황당한 설정의 캐릭터, 아델리나를 연기했던 때였죠. 이 대책 없는 캐릭터를 코믹하면서도 섹시하게 소화한 소피아는 당대의 이태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뷰티 아이콘이었습니다.
사실 <Vado e Torno>는 트럭운전사들을 타겟으로 한 잡지였습니다. 피렐리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이탈리아 영화의 아름다운 여배우들을 소개하기 시작한 거죠.
모니카 비티는 1963년 4월, <표범>으로 유명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는 1962년 12월, <유혹받고 버림받고>의 주연 스테파니아 산드렐리는 1963년 10월에 차례로 등장해 피로에 지친 운전수들을 위로했습니다. 외국 여배우들도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제인 폰다는 1964년 4월, 브리짓 바르도는 3월, 카트린느 드뉘브는 6월의 주인공으로 선정됐습니다.
1966년에서 1969년까지는 부록까지 추가 됐습니다. 트럭 창문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였는데요, 매너 없는 차를 만나 차창을 내리고 한 마디 욕설을 날리는 대신,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화를 식히라는 뜻이었을까요?
이 스티커들은 귀여운 금발머리의 여인이 긴 부츠에 미니 드레스를 입고 타이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거나 청순한 스타일의 여인이 매력을 뽐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60년대 황금기에 피렐리에 등장한 여성 모델들은 아직 전쟁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던 당시, 회의적이고 암울한 분위기에 젖어 있던 나라에 한줄기 빛처럼 다가왔다고 합니다.
유명한 스타에서부터 무명 모델까지, 다양한 여인들이 있었지만 공통점은 ‘타이어’라는 무생물체의 분위기마저 잘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이들이라야 했죠.
1962년, 우고 물라스는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인물’들을 담은 포토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여기서 ‘주요인물’이란 다름 아닌 자동차와 타이어들입니다. Cinturato, Sempione, 그리고 Rolle 타이어까지. 자동차 옆에는 늘상 여인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진이 길가에 차를 세워 두고 타이어에 기대 앉아 평화롭게 웃고 있는 여인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서 그녀는 침착하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당신을 향해 웃고 있죠. 마치 백일몽을 꾸는 것처럼요. 이 이미지는 피렐리의 Cinturato 타이어와 함께하는 여행을 표현한 것인데요, 강한 성능을 자랑하는 차와 함께 안전한 여행의 동반자를 뜻하는 컨셉이었다고 합니다.
멋진 영화의 스타들은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아름다운 금발머리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미녀가 트럭 창가에 붙어 있던 시대. 60년대에 여성들은 피렐리 캘린더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과거 캘린더는 높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지만, 버킹엄 궁전의 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사회학적인 중요성이 더 강합니다. 소피아 로렌은 2007년, 피렐리 캘린더 커버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44년 전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거죠. 그 세월동안 캘린더의 정신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캘린더가 젊고 싱싱한 육체를 자랑하는 여인들을 내세운 눈요기거리가 아닌, 인생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하나의 예술 분야로 업그레이드 된 것입니다.
언젠가, 역사는 또 한 번 반복 될지 모릅니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타이어 곁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습니다. 타이어가 줄 수 있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절해서일까요? 아니면 남성 운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단순한 전략일까요?
정답은, 캘린더를 만드는 이의 마인드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The female model in Pirelli icon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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