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gy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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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의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할때면, 그러니까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써야할때면 한참을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내 연애 이야기는 팔할이 그리움에 관한 것들이다.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보다는 그 관계에 대한 정의를 내리거나, 혼자 반성하고 앉아있는 편이 사실은 더 쉬우니까.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 우리에 관한 마땅한 단어를 찾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풀어가는 것. 그런 것들은 내게 더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사랑에 빠진 나는 늘 불안하고 초조했으니까.
게다가 이처럼 오픈된 공간에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털어놓기에는 나는 비로소 시작된 내 n번째 연애에(두자리 아님) 아직 확신이 없다. 또 실패하면 이게 왠 망신살이야...ㅠㅠ그렇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이렇게 주절주절하는 문장들을 쓰고 앉아있을 수 있는 건, 아마 결국 사랑이 또 다시 내게 다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 사랑이 내게 다시 말을 걸었다. 이번엔 조금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따뜻한 단어들로. 행복한 웃음들로. 그래서 나는 언제 끝날 지 모를지언정 이 순간을 기억하기로 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들은, 사랑받고 사랑했던 기억. 변하지 않는 추억들을 쌓아가는 그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순식간에 컸다. 갑자기. 사랑이 내게 다시 말을 걸었던 그 날 이후로.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여전히 의심스럽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그러한 대상이 되었다는 건 꽤 감사하고 벅찬 일이었다. 물론 태생적으로 의심이 많고 사람을 잘 믿지않는 나는 여전히 긴장되고 초조하지만, 그런 내게 친구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네가 뭐가 어때서? 그만큼 네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지! -네가 반한 사람이, 너에게 반한 사람이 그렇게 괜찮은 상대라는 건 축복받은 일이 아닐까? 그냥 즐겨! 사실 요 일주일간은 내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보다는 저런 위로들이 마음들이 더 감사하고 고마웠다. 나 괜찮은 사람인가봐!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봐! 싶어서.
아무튼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는 내게 "예쁘다"고 말해주는 그의 목소리가 좋다. 불안해 하는 내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 위로가 눈물겹다.(쓰면서도 갑자기 눈물날 것 같아ㅠㅠ엉엉)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큰 손이, 머리카락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주는 긴 손가락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런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아마 함께할 시간동안 많은 기회가 있겠지.
뭔가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동시 다발적으로 떠오르는 감정들과 그에 따르는 문장들이 한꺼번에 쏟아져서 다시 멍해진다. 역시 사랑에 빠진 글을 주륵주륵 써내려 가는 건 내게 조금은 어렵다. 아직까지는. 다만 천천히 쓰고싶다. 꼭꼭 씹어보고 고민하고 결정해서 제일 예쁜 문장들로, 오래오래.
그러니까 오래오래. 천천히. 행복하게!
piggy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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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천천히 행복하게~ 공감 꾸욱. 파이팅이예요🙋
ㅇ ㅣ열~~~~~~~~~~~
핑크빛 봄이 왔네요...😊😄😆
😉😉😉
으어어어어어 브오오오옴이구느아아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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