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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SK케미칼이 처음 만들고, 환경부가 감싸고 돌았다 ⇨ 억울한 ‘가습기살균제’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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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한 곳은 국내 기업인 SK케미칼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은 3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이 사건 발생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행정부처인데도 사건 초기부터 환경성 질환이 아니라고 우기고, 국회의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고, 장관이 불가지론을 내세워 살인기업을 대변하더니 3차 피해신고 조사도 3년간 질질 끌면서 소멸시효를 넘기려 하고, 아예 피해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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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편에서 계속>
가습기살균제를 처음 개발한 곳은 ‘유공(현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의 전신인 이 회사는 1994년 세계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해, 시중에 판매했다. 당시 가습기살균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라 관리됐다. 비극의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과 같이 몸에 ‘직접’ 흡수되는 품목은 화장품법, 약사법 및 식품위생법 등으로 관리된다. 여기에는 공산품안전관리법보다 강화된 형태의 안전관리 항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는 별도로 관리되는 품목이 아니었다. 코로 흡입해 신체에 ‘직접’ 흡수되는 제품이지만 안전성을 입증할 만한 별도의 안전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업체가 유독성 물질 ‘셀프 관리’
공산품의 안전성은 업체 ‘스스로’ 확인해, 안전인증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공산품안전관리법상 안전성 관리는 ‘안전인증 및 자율안전확인제도’를 통해 이뤄지는데, 제조업자 또는 외국제조업자가 출고 전 또는 통관 전에 모델별로 안전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게 돼있다.
문제는 이 안전 검사의 기준이 겉모양, 용량 또는 중량, 유해성분(염산, 황산,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트리클로로에틸렌 함유 여부) 등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흡입독성시험 등 제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입증할 만한 과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식약처; 사고 터지자 뒤늦게 ‘의약외품’으로 지정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 11월 가습기살균제의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기존 제품을 강제 회수 및 폐기 조치했다. 이후 2011년 12월 30일부터는 가습기살균제를 공산품에서 ‘의약외품’으로 분류 기준을 전환했다.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또는 수입할 때 반드시 식약처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식약처는 뒤늦게 살충제, 구취제에 한정됐던 흡입독성시험을 가습기살균제에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의약외품 품목허가 신고 심사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시민단체 추산 28명(2011년 9월 기준)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였다.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이었던 셈이다.
복지부; CMIT/MIT 폐손상과 관계없다?
유해물질 관리 뿐만 아니라, 이를 입증해 내는 데서도 정부는 허술했다. 보건복지부의 질병관리본부(질본)는 2012년 2월 2일 가습기살균제 1차 동물흡입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질본은 “가습기살균제에서 검출된 성분 중 CMIT(메칠클로이소치아졸리논)와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에서는 폐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환경부; 복지부가 부인한 CMIT/MIT “유독물질”
그런데 같은 해 9월 5일 환경부가 CMIT/MIT 성분을 ‘인체와 어류 등에 유독한 물질’로 지정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2013년 4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더민주·비례)이 “지난해 9월 환경부가 동물실험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성분 중 CMIT/MIT의 독성을 확인하고 유독물로 지정했다”고 밝히면서다. 환경부는 독성 물질로 지정한 CMIT/MIT를 복지부는 “이상소견 없음”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다음날(2013년 4월 12일), 복지부는 “안전성이 확증되거나 독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모든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사용중단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사흘 뒤인 그해 4월 15일, 복지부 감싸기에 나섰다. “유독물로 지정한 것은 사실이나, 환경부에서 직접 실험한 자료를 근거한 것이 아니라, 미국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자료를 근거로 지정한 것”이라면서 “질본의 동물흡입실험은 CMIT/MIT가 소량 함유된 제품을 대상으로 한 반면, EPA자료는 이보다 180배 정도의 고농도 물질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복지부와 환경부가 독성 물질에 대해서는 엇박자를 내 혼선을 주고는, 비난을 받게 되자 한목소리로 해명에 나선 셈이다.
환경부 “흡입 통한 노출 우려 극히 적다”
2015년 9월 25일 경향신문은 장하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화학물질 유해성심사 신청서’를 근거로 다음과 같은 보도를 했다. “2003년 사업자가 PGH(염화 에톡시에틸 구아니딘) 성분이 환경에 배출되는 주요 경로에 ‘제품에 첨가(spray or aerosol 제품 등/항균효과)’라고 적시했는데도 환경부가 제대로 평가·심사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분무(aerosol) 형태로 PGH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흡입 방식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보도 당일 이렇게 해명했다. “유해성심사 신청 당시 고분자인 PGH의 용도는 고무, 목재, 직물 등의 보존을 위한 항균제였다. PGH는 고분자화합물로서 휘발성이 낮아, 해당물질로 항균 처리된 고무, 목재 등의 제품 사용시 흡입을 통한 노출우려가 극히 적다.”
환경부 입장은, 당시 PGH의 용도로는 흡입될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에 흡입독성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해당 성분이 흡입 노출되는 가습기살균제의 주성분로 쓰이면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환경부가 만약 2003년 PGH의 흡입독성시험을 했다면 피해는 줄어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시민단체‧피해자 가족 “환경부 처벌해 달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은 3월 28일 “감사를 통해 환경부 관료들을 처벌해 달라”며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환경부는 이 사건 발생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행정부처인데도 사건 초기부터 환경성 질환이 아니라고 우기고, 국회의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고, 장관이 불가지론을 내세워 살인기업을 대변하더니 3차 피해신고 조사도 3년 간 질질 끌면서 소멸시효를 넘기려 하고, 아예 피해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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