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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1. ‘마크 트웨인’ 님 주요 저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외

구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나를 문명인으로 발돋움 시켰다. 안타깝게도 그런 노력들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못 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나는 반복되는 실패의 원인을 찾아봤다. 물론 그 대부분의 원인은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겠지만, 나머지는 과욕이 불러온 것이었다.처음 몇 번의 실패에서 나는 눈물을 글썽글썽 거리며 통곡을 하고 흐느껴 울면서 다음 면접자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것이 전부였다.그러나 검둥이들은 면접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직업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들의 직업은 노예였고, 덕분에 인생 대부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살았다.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때문에 불필요한 생각이나 놀이 같은 것은 모르고 살았다.내가 면접에서 떨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면 우리 집 검둥이 중 하나는 내게 살갑게 굴며 묻곤 했다. "도련님, 또 떨어지셨나요?" 이 말은 항상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다.검둥이들은 평생 나의 이런 기분을 모르고 살 것이 분명했다. "이봐 존슨, 떨어지는 건 불행한 일이지만, 그건 날 성장하게 만든다고." 이렇게 친절하게 말을 해도 검둥이들은 이해하지 못 할 것이 분명했다."그게 대체 무슨 말인지 저는 모르겠네요. 면접에 붙어서 성장하는 게 더 좋지 않나요?" 나는 얼른 대답할 수 없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걸 묻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백인들의 삶은 복잡하군요. 저는 한 번도 복잡한 적이 없어서 말이죠." 존슨이 사람 좋을 것 같은 바보 같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지주들은 존슨같이 소처럼 부지런한 일꾼을 좋아했다. 무슨 일거리만 있으면 존슨의 손을 빌리기 위해 안달이 날 정도였으니까.때문에 존슨의 대우는 상당히 좋았다. 때문에 노예라 할지라도 그를 학대하고 모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만일 내가 존슨만큼 훌륭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면 이미 나는 '붙어서 성장'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방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이런 때 일수록 수수방관하며 있는 것 보다는 무엇이라도 생각하는 편이 좋았다.아까 전의 면접을 다시 떠올려 봤다. 부둣가에 있는 선창 관리자를 뽑고 있었는데 내가 하기에는 딱 알 맞춤인 일자리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검둥이들과 친숙해 그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할 수 있었고, 그들이 사용하는 비밀스런 언어에도 익숙했다.게다가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비법을 통해 그들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나는 부두를 발전시킬 멋진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나는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고 약간 과장된 표현을 섞으면서 면접관에게 내가 지닌 능력을 이야기하고 또 그 멋진 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면접관은 별다른 흥미는 없어보였다. 단지 그는 적당히 일할 사람을 찾는 것 같이 느껴졌다.그게 나의 부족한 점이자 과욕이었던 것이 분명했다."나는 부두에서 40년을 일했어. 부두에 대한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지. 40년 전에는 저런 증기선도 없었고, 엉성한 뗏목 위에 짐을 싣다가 하루에도 열 번씩 강물에 빠지곤 했어. 어느 날 폭풍우가 몰아쳤지, 뗏목이 모두 뒤집혀버렸고 거기에 실린 짐도 모두 강에 빠져 떠내려갔어, 나는 검둥이들에게 그걸 건지라고 소리쳤지. 그 날 밤에 검둥이들이 열 명도 넘게 물에 빠져죽었어. 사실 그날 부두에서 일하고 있던 모든 검둥이들이 저 미시시피 강에 빠져죽었지. 그리고 부두 위에는 찢어지는 듯한 천둥소리와 나 둘 뿐이었다고. 어두운 밤이라 밧줄을 던져 검둥이들을 구해낼 생각도 할 수 없었어. 왜냐하면 검둥이들은 어두운 밤이면 잘 보이지 않으니까." 면접관은 끔찍한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있었다."검둥이들은 밤눈이 어둡지 않나요? 왜 그들에게 짐을 건지라고 시켰죠?""그야 간단해. 내가 뛰어들기 싫었으니까."만일 나였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곧 나는 짐을 포기하는 것이 옳다고 결론을 내렸다."자네는 짐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네를 뽑고 싶지 않아."뗏목에는 비싼 짐들이 실려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검둥이들의 목숨을 바치게 하진 않았을 테니까."그래서 짐은 많이 건졌나요?""아니, 하나도 못 건졌지. 결국 검둥이들만 개죽음을 당한 거야." 그저 돌발적인 사고라고 여기기엔 너무 형편없었다. 누가 봐도 저 잔인한 면접관의 잘못이었다."자네는 한니발에서 왔다고 했지. 그냥 돌아가게." 그게 그가 나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결국 내가 오늘 떨어진 이유가 잔인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그의 구미를 당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창밖을 내다보니 존슨을 비롯한 검둥이 몇이 땡볕에서 짚단을 열심히 옮기는 게 눈에 띄었다. 그 누구도 채찍을 들고 그들을 닦달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알아서 일만 하도록 태어난 것처럼 보였다.평범한 인간은 귀찮은 일과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수십 년 전 미시시피 강에 빠져 죽은 그 검둥이들도 말이다.평범한 자는 결코 그들의 특별함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내가 취직 하려는 것은 그 면접관처럼 되려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실패를 거듭하며 점점 검둥이들처럼 변하고 있었다. 창밖의 저 존슨처럼 말이다.솔직히 고백하자면 검둥이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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