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남성 예복의 법칙, 칼라의 역사
슈트와 함께 매일 입는 셔츠,그중에서도 칼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종류는 몇 가지인지, 각각의 스타일은 어떤 자리에서 입는 것이 옳은지. 알고 입으면 더 가치 있어지는 정통 예복 이야기를 담았다.

셔츠의 분위기를 바꾸는 칼라
칼라(collor)의 역사는 셔츠와 함께한다. 중세 시대까지 셔츠는 칼라와 커프스(cuffs)가 없는 티셔츠 같은 옷이었다. 1400년대에 접어들면서 셔츠에 칼라가 생겼고, 이는 귀족들을 더욱 우아하게 만드는 옷의 포인트가 됐다.
당시의 칼라는 상당히 화려하다. 턱받이처럼 셔츠 앞부분에 레이스 타이를 켜켜이 쌓은 자봇(jabot), 펫 프로텍션 칼라를 떠올리게 하는 러프, 양쪽 어깨를 잇는 풍성한 플레이스 칼라 등이 있다. 이런 장식 형태의 칼라는 넥타이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타이로 대체됐다.
우리가 현재 입는 셔츠 스타일은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만들어졌다. 칼라의 종류는 수십 가지. 명칭 또한 다양하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클래식 칼라’. 의외로 폭이 매우 좁아 실제로 보면 놀랄 것이다. 여기에 넥타이를 맨다면 윈저 노트처럼 두껍게 매기보다 플레인이나 더블 크로스 노트처럼 얇게 매야 한다.
깃의 각이 160° 정도로 넓은 ‘와이드 칼라’는 ‘윈저 칼라’라고도 불린다. 세기의 멋쟁이 윈저 공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칼라와 와이드 칼라의 중간 스타일인 ‘세미 와이드 칼라’는 클래식 칼라처럼 전형적이지도, 와이드 칼라처럼 중후하지도 않아 많은 사람이 즐겨 입는다.
또 ‘버튼다운 칼라’는 깃 끝을 몸판과 연결하는 단추로 여미게끔 만든 것으로 캐주얼 셔츠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20년대 영국에서 폴로 경기 중 칼라가 바람에 펄럭이지 않도록 단추로 여민 것이 계기가 됐다.

한편 새가 날개를 편 것처럼 깃 끝이 떠 있는 ‘윙 칼라’는 턱시도에 보타이를 착용하는 전형적인 연미복과 파티복에서 애용된다. 평상시보다 특별한 날 입는 것이 팁. 그래서 웨딩 데이의 슈트 정석 스타일이 윙 칼라에 보타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윙 칼라보다 접힌 부분이 아주 작은 ‘스몰 윙 칼라’는 좀 더 형식적이다. 전통 클래식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은 편이다. 흔히 ‘차이니스칼라’라 부르는 ‘맨더린 칼라’는 목이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 목이 짧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와 비슷한 ‘밴드 칼라(혹은 스탠딩칼라)’는 성당의 신부나 교회의 목사가 주로 입는 옷의 칼라 형태를 말하는데, 정의를 내리기엔 패션의 범주가 너무 넓다. 이처럼 칼라의 종류가 많으니, 셔츠를 입는 장소와 분위기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해서 입도록 한다.
추가로 전하는 팁. 재킷의 라펠이 넓으면 셔츠도 칼라가 넓은 것을 선택하고, 라펠이 좁으면 칼라도 좁은 것을 선택하자. 또 얼굴이 비교적 클 경우 재킷의 라펠과 셔츠의 칼라를 넓은 것으로 매치하면 스타일의 밸런스가 맞다. 얼굴이 작다면 이와 반대로 입는 것이 좋다.
Expert’s Profile 김성희(143E.나폴리 디렉터)
남성 패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의 유서 깊은 패션하우스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 최초로 선보이는 부티크 셀렉트숍 ‘143E.나폴리’의 디렉터.
알고 쓰고 제대로 활용하면 더 멋져지는 그룸 패션 스토리를 소개한다. 예비 신랑이라면 주목할 것!
에디터 김하양 글 김성희
포토그래퍼 이승수 제품협조 루비나치by143E.나폴리(02 794 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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