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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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애 그리고 이별(4)

나는 첫 연애를 시작하고 1년 정도 만나다가 현재는 헤어지고 2개월 지났다. 앞으로 더 지나겠지. 난 그녀가 좋아서 다시 붙잡으려 했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없을 사이로 전락했다..... 첫 연애 그리고 이별(4) 입을 다소곳하게 물으며 이리저리 시선을 회피하는 그녀가 무슨 말을 꺼낼 지 라는 궁금함보다 내 머리에 식은 땀을 나게하는 무서움이 앞섰다. 평소라면 결말, 결론을 듣기 좋아하는 내가 이런 면도 있구나 라는걸 몸소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심장이 계속 비정상적으로 두근두근 거리는데, 드디어 그녀가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음..으.. 그러니까...!" 라며 머리를 긁는다던지 온몸으로 아등바등 거리는 그녀가 귀여워서 걱정스러움과 초조함은 물러가고 다시 "무슨 말인데?" 라며 태연히 물어봤다. 그러자 그녀는 "아니, 그니까....있잖아...우리 사귀자구우!!"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뒤로 난 솔직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북적이고 시끄럽던 ㅇㅇ역 10번출구에는 오로지 둘 만 있는 것 같았다. 내 얼굴은 분명 풀려 있고 멋대로 웃고 있었다. 혼미한 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온라인부터 만남도 데이트도 추억거리도 전부 그녀로 시작해, 고백도 그녀가 먼저 해왔다. 너무 기뻤다. 행복했다. 시간이 정말로 멈춰버린 것 같았다. 연락의 시작부터 내 마음에, 한 눈에 들어왔던 상대와 이렇게 잘 될 수도 있는 건가? 싶으면서도 당장은 대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뇌리를 스치는 것들은 잠시 접어두며, "응 당연하지..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이다!?" 밝게 대답했다. 말하고 나니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평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다. 이제 나에게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이 생겼고, 그녀에게 역시 마찬가지로 내가 생겼다. 기쁘다. 사랑하는 사이에 그토록 바라는 결혼도 아니고 동거도 아닌 아직은 너무너무 작은 사귐이었지만 내 감정은 굉장히 동요했었다. 또, 나에게 사귀자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위해 시험준비의 미룸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느라고 시간손해도 감수했다는 그녀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너가 먼저 고백할거 같은 낌새가 보이지 않는거 같아서 내가 먼저 꺼냈어" 라든지 "날 가벼이 보지 않는 너가 좋았어" 라든지 같은 잠깐의 꿀같은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돌아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말로 잠깐만 있다가 가야했던 그녀에게 나는 저번과 같은 '잘가'가 아닌 지하철 개찰구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리고 "조심히 들어가, 연락해" 정도로 발전했다. 그리고 우리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까지 뜨겁게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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