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나비들이네? ”
가끔 상태를 묻는 것 외에는 침묵을 짊어지고 올라간 지 이십여 분쯤 됐을까. 무더위에 지치고 발걸음이 천근이 될 때쯤 드디어 나비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날개를 펄럭거리며 하늘 위를 떠다니는 봄의 전령사들.
“친구, 아직 아니야. 벌써부터 놀라면 어떡해? 아직 십 분 정도 더 들어가야 해.”
이름 모를 꽃들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눈을 정화시키고 산에 모든 것을 훑어보려는 듯 좌우상하를 호기심 가득하게 둘러보니 어느 덧 로페즈가 침 튀겨가며 말했던 그 장소에 도착했다.

“…….”
“어때, 친구? 굉장하지? ”
“맙소사, 이런 세상에!”
순간 나는 엄청난 광경에 혼은 홀랑 도망가고 남아 있는 껍질의 관성으로 움직이면서 잠시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혼란에 휩싸였다.
“그러니까 이게 다 나비란 말이죠? ”
“그럼, 여기랑 미추아칸 쪽으로 나비들이 많이 오지. 미추아칸 나비 축제도 있어. 4월이 되면 엄청나게 나비들이 몰려들거든.”
“도대체 이 나비들이 다 어디서 온 거예요? ”
“음, 대부분 캐나다에서 날아오는 게 많아. 그리고 여기에서 교미하면서 알을 낳기 때문에 수가 엄청나지.”

굉장했다. 허풍이 아니라 도리어 로페즈의 설명이 빈약할 정도였다. 처음엔 수십 수백 마리가 눈에 보이더니 갈수록 그 숫자가 증가해 결국엔 수백만 마리가 완전히 숲을 뒤덮은 광경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나비 세상, 나비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