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h, I’m kidding, you know i’ve got to talk about Trump!
어째서 미국 공화당이 이런 지경이 됐는지 여러 기사가 있지만, 아무래도 이 글이 제일 마음에 든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가 썼으며, 시간이 좀 있다면 번역도 할 만한 글인데… 뉴스페퍼민트의 누군가가 하지 싶기도 하고, 상황이 또 변했다. 트럼프가 실질적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기 때문이다.
핵심은 바로, 보통은 공화당을 지지했던 Middle Americans이다. 쉽게 말해서 중하류층/백인/중년. 바꿔 말하자면 ARS에서 “영어는 1번, 스페인어는 2번…”이라는 말이 나올 때 짜증내는 이들이다. 미국은 과거에 Great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공화당이 자기들을 배신했다고 느꼈다. 그 결과가 트럼프다.
이들이 공화당에 분노했다고 하여 민주당을 찍을 가능성은 낮다(공화당 엘리트들은 차라리 힐러리를 선택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민주당은 그나마 남아 있는 자기들 재산을 재분배할 족속들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가난한 사람들 주는 건 이들도 수긍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민주당은, “받을 자격이 없는 놈들”에게 재분배를 할 것이라는 이미지이다.
저 “받을 자격이 없는 놈들”이 누굴까? 이민자다. 하지만 공화당 주류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이민에 호의적일 수 밖에 없다. 저임금 노동자를 끊임 없이 공급해 주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부터, 여러 친-공화당 재벌 기업들과 공화당 지지층이 나뉜다.
그리고 공화당 지지층은 기억하고 있다. 저 기업들이 우리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를 자른 사람”이라고 말이다(참조 1).
물론 민주당도 공화당 만큼이나 분열되어 있다(참조 2). 하지만 공화당 지지 계층의 경우 특히 2009년 Great recession이 끝난 이후로 심화됐다. 워낙 가구 소득이 오르지 않아서이다(대공황 이후 최대급이라고 한다). 이들이 처음에는 어디에 마음을 줬던가?
티파티다. 이들은 가난한 공화당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옹호하는 가치인 작은 정부나 자유 무역, 정부 불개입, 기업 우선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일 하는 자”는 복지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메디케어를 강화한 오바마의 의료보험정책의 주된 혜택자들이다. 심지어 이들은 “부유한 이들에게 중과세”를 지지하기도 한다.
즉, 공화당 지도부들은 티파티를 만들어낸 공화당 지지 민초집단의 민의를 완전히 잘못 읽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 어줍잖게 젭 부시 등등은 라티노의 지지를 받겠다고 이민에 호의적이라는 이미지도 심어줬다. 소득이 오르지 않는 이 시기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은 중하층의 적인데 말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럴 때 타이밍 좋게 나타나서 이민자를 공격하고, 일반인들에게 적대적인 공화당의 대규모 자금 지원 기업가들(가령 Koch 형제나 셸던 아델슨)을 “자기들이 알아듣는 단어”를 통해 공격했다. 환호할 수 밖에 없다. 티파티의 과격함을 싫어하던 공화당 지지자들도 대거 트럼프 진영으로 옮겨 갔다(참조 3).
트럼프가 자기들의 “보호자”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정리할 수 있다. “미들 어메리칸”의 소박한 “일하는 자를 보호한다”는 가치에 제일 잘 맞는 후보가 트럼프다.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공화당 엘리트들마저 이들에게는 적이다.
당연히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지식인들은 골치아플 수 밖에 없다. 옛날 얘기를 하자면, 알렉산더 해밀튼은 같은 연방주의자였지만 존 애덤스를 너무나 경멸했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공화주의자인 토마스 제퍼슨의 대통령 선거운동을 지지했고 실제로 제퍼슨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오바마도 한 마디 거들었다.
You may not like steak or fish, but that’s your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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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2008년 전 아칸소 주지사이자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마이크 허커비가 했던 말이다.
2. 와인 트랙(track)과 비어 트랙이 있다. 전자는 인텔리, 후자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와인 트랙의 대표자가 오바마, 비어 트랙의 대표자가 클린턴.
3. 사족이지만, 해외로 자식들을 파병 보낸 공화당 지지 “미들 어메리칸” 가족들도 트럼프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 쓸데없이 군대 내보내지 않겠다고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