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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치고 이름 바꾼 ‘꼼수’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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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국민적인 공분을 자아낸 옥시는 ‘RB코리아’로 슬그머니 회사 이름을 바꿨다.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영남제분은 ‘(주)한탑(Hantop)’으로 이름을 바꿨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사고의 당사자 마우나오션개발은 ‘(주)엠오디’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일으킨 미래저축은행은 ‘OSB저축은행’으로, 솔로몬 저축은행은 ‘NH저축은행’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동양그룹 사태로 1.7조원의 피해를 끼친 동양증권은 ‘유안타증권’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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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군제 사건/ 옥시레킷벤키저 → ‘RB코리아’로 이름 바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가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인 옥시를 인수해 ㈜옥시 레킷벤키저를 설립한 것은 2001년 3월이다. 옥시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1년 말, 갑자기 회사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다. 유한회사의 경우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 및 공시의 의무가 없다.
이 회사는 만 2년 뒤인 2014년 1월 ‘레킷벤키저’의 앞글자를 딴 RB코리아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옥시라는 이름을 지운 것이다. 이를 두고 가습기 사태를 피해가려는 ‘브랜드 세탁’ 의혹이 제기됐다.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 영남제분→ ‘한탑(Hantop)’으로 개명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기업이 사명을 바꾼 사실은 처음이 아니다. 영남제분은 부산에 본사를 둔 밀가루와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이 불거지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영남제분 류원기(68) 회장의 아내 윤모씨는 2002년 사위의 불륜을 의심해 사위의 사촌인 하모씨(당시 22세)를 청부 살해했다. 윤모씨는 살인교사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후 각종 허위진단서로 형 집행 정지 처분을 받고 감옥이 아닌 병원에서 초호화 생활을 해 도마에 올랐다.
이 사건은 2013년 5월 25일, SBS 시시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재조명 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영남제분의 주가는 급락했고 회사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맞았다. 당시 영남제분이 선택한 건 2가지였다.
첫째는 류원기 회장이 영남제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류원기 회장은 2014년 12월 17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는 삼양사 출신인 강신우 대표가 이어받았다.
둘째는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이다. 이 회사는 3개월 후인 2015년 3월 27일엔 회사 이름을 ‘(주)한탑(Hantop)’으로 바꿨다. 변경사유는 ‘업종제한적 상호의 변경’이었다. 강신우 대표는 당시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제분과 배합사료에 국한돼 있던 사업을 친환경식품, 생명공학 등으로 확장해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원기 회장은 현재 한탑의 주요주주에, 장남 류지훈씨(43)는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마우나오션개발(주)→ ‘㈜엠오디’로 변경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발생한 대형참사 때도 그랬다. 당시 쏟아진 폭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체육관이 무너지자, 이곳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부산외대 신입생 등 10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이 리조트를 운영한 마우나오션개발은 코오롱그룹의 계열사였다. 당시 이 회사 지분은 코오롱 50%, 이웅렬 회장 24.43%, 이웅렬 회장의 부친 이동찬 명예회장이 25.57%를 갖고 있었다. 그룹 운영을 맡고 있는 이웅렬 회장은 사고 다음날 현장을 찾아 유족들에 사과했다.
당시 마우나오션개발도 소리소문 없이 ‘(주)엠오디’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올라온 감사보고서에는 “2014년 5월 19일에 상호를 기존 마우나오션개발(주)에서 (주)엠오디로 변경을 하였다”고 돼 있다. 참사 발생 3개월만이었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 구조는 코오롱 50%, 이웅렬 회장 50%로 돼 있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 미래저축은행→ 스마일 저축은행→ OSB저축은행으로 개명
조금 다른 케이스지만, 저축은행 비리에 얽혔던 미래저축은행도 여러 번 이름이 바뀌었다. 2012년 저축은행 비리 수사의 중심에는 김찬경(59) 미래저축은행 전 회장이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영업정지 직전 200억원 가량의 회삿돈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그해 5월 검거됐다. 2014년 6월, 대법원은 3000억원대 횡령·배임과 5000억원대 불법대출 혐의로 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찬경 전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제주에 기반을 둔 미래저축은행의 전신인 한국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그는 2002년 예산저축은행, 2005년 삼환저축은행, 2009년엔 한일저축은행까지 인수했다. 한일저축은행은 미래저축은행에 인수된 이후 미래2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2012년 4월 스마일저축은행으로 다시 이름을 변경했다.
스마일저축은행은 2013년 11월, 일본 오릭스그룹에 넘어갔다. 오릭스는 일본계 금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저축은행시장에 진출한 회사다. 스마일저축은행은 현재 OSB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저축은행 사건/ 솔로몬 저축은행→ 파산 후 NH저축은행으로
저축은행 비리 수사 당시 업계 1위였던 솔로몬저축은행도 불명예 속에서 이름을 바꿨다. 솔로몬저축은행은 2012년 당시 자산 규모 5조원에 전국에 12개의 지점을 갖고 있을 정도로 몸집이 컸었다. 그해 5월 18일, 임석(55)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고객 돈 170억원을 빼돌리고 1500억원대의 불법 대출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12부는 2년 뒤인 2014년 4월 30일,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이후 솔로몬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를 거쳐 농협(NH)금융지주 소속이 됐고, 현재 NH저축은행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1.7조원 피해 동양그룹 사태/ 동양증권→ 대만 유안타증권으로
2013년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도 유사하다. 동양그룹 사태는 2013년 9~10월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동양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동원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불완전 판매해, 4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사실상 영업정지 상태에 놓인 동양증권의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동양사태 9개월만인 2014년 10월, 대만 유안타 금융그룹이 동양증권을 인수했다. 동양증권은 현재 ‘유안타증권’이란 이름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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