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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최초의 협객은 실존 인물이다?

무협지, 무협영화 속 협객들은 소설로만 존재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일까요?
실제 존재했던 협객들의 행적은 사마천의 「사기」 등 다수 문헌에 남아있습니다.
그들은 중국 사회에서 하나의 계층이었기에
역사에 이름이 기록돼지 않은 수많은 협객들 또한 중국 대륙을 스쳐갔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협객들 중 ‘최초의 협객’은 누구고 왜 최초의 협객이 되었을까요?
최초의 협객을 알아보려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혼란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BC770~BC221)’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랜 분열기입니다.
특히 전국칠웅이라 불리는 ‘진, 초, 제, 연, 조, 위, 한’ 일곱 나라가 서로 대립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서인지 문화와 사상의 꽃이 활짝 피어나
이때 공자, 맹자, 순자, 노자, 장자 등 ‘제자백가’라고 불리는 사상가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최초의 협객 예양은 춘추시대 말기 진(晉)나라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진나라에서는 힘센 여섯 가문, ‘6경’이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었습니다.
민간 무사였던 예양은 여섯 가문 중 범씨와 중항씨 밑에 들어가 그들을 섬겼지만 둘은 예양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양은 마침내 지씨 가문의 수장, 지백을 만나 주군으로 섬기게 됩니다.
지백은 예양을 국사로 중용하며 극진히 예우했습니다.
오로지 지백만이 예양의 진가를 알아봐 준 것이죠.
지백은 진나라 제후를 모시는 신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한, 위, 조 세 가문이, 자신이 모시는 제후를 죽이려 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지백은 그들과의 전쟁을 시작하고, 그 중 가장 강한 조씨 가문, 조양자와 오랜 전투를 벌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 지백은 죽고 맙니다.
역사가들은, 지백이 죽고 남은 한, 위, 조 세 가문이 세력을 차지한 이때부터를 ‘전국시대’라고 부릅니다.
예양이 섬긴 ‘지백(지씨 가문의 우두머리라는 뜻)’은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기점에 있는 사람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조양자는 지백의 해골로 술잔 혹은 요강을 만들었다고도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지백과 조양자의 전쟁은 정말 지긋지긋할 만큼 길고 잔혹했기 때문에 조양자는 그런 행동으로 분을 풀었던 거죠.
아마도 이런 행동이 살아남은 예양의 복수심에 불을 지피지 않았을까요?
그는 지백을 대신해서 조양자에게 반드시 복수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때 예양이 복수를 다짐하면서 나온 유명한 말이 있는데요
士爲知己者死(사위지기자사)
女爲悅己者容(여위열기자용)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
그렇게 결연한 의지로 복수를 준비한 예양. 조양자의 집에 화장실 벽을 바르는 인부로 들어가서 매복했다가 그를 공격합니다!
지백의 가문은 이미 멸족되었고 복수에 성공해도 어떠한 보상은 없습니다.
게다가 혈혈단신으로 암살을 시도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양의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조양자에게 심문을 받게 됩니다.
예양이 왜 자신을 죽이려했는지 자초지종을 들은 조양자는
누구의 부탁도 받지 않고 죽은 주군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에 크게 감복합니다.
그리고 예양을 풀어줍니다.
그러나 예양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또다시 암살을 준비하죠.
사실 예양이 여기서 멈춘다 해도, 누구도 그를 비난하지 않았을 겁니다.
예양 스스로도 여기서 만족하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 됐을 겁니다.
하지만 예양은 그러지 않습니다.
복수를 위해 얼굴에 옻칠을 해서 외모를 가리고 숯을 삼켜서 목소리마저 바꿔 위장했습니다.
그의 아내마저도,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자기 몸을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여기서 예양의 특별한 신념이 돋보이는데요.
사실 예양의 친구들은 예양에게, 조양자의 심복이 되어 그를 속이다가 복수를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그 편이 예양에게도 안전하고 복수에 성공할 확률도 높으니까요.
이에 대해 예양은 이러한 말을 남깁니다.
"그리하면, 지백의 신하로서 조양자의 신하가 되는 것이니 
지백에 대한 배신이요,
더불어 조양자의 신하가 돼서 그를 죽이려 하는 것이니,

그 또한 조양자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예양 (춘추 말기 진나라)
예양에게 조양자를 죽이는 것보다 중요한 건자신이 받은 은혜를 갚는 것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의 양심을 어기고 표면적인 목적만을 취하는 것은 진정한 복수라고 볼 수 없었던 것이죠.
드디어 결전의 날입니다.

예양은 조양자 집 근처의 다리 밑에서 두 번째 암살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말에 의해 또 다시 복수에 실패, 조양자에게 붙잡힙니다.

이제는 조양자도 용서할 수 없죠. 

한편, 조양자는 예양의 행동이 궁금했습니다.
"당신은 지백 이전에도 다른 주인을 섬겼는데 왜 오직 나한테만 이렇게 복수를 하려하느냐?"
지백 이전에도 범씨, 중항씨 두 주인을 섬겼던 예양.

심지어 두 주인은 모두 지백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는 왜 유독 조양자에게 지독하게(?) 복수했던 걸까요?
"범씨와 중항씨는 나를 보통 사람으로 대했소.

나를 보통 사람으로 대한 그들에게는 
나도 보통사람으로 갚았으나,
지백은 나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국사로 대접해주었기에 나도 
국사로서 그에게 보답하는 것이오."

-예양 (춘추 말기 진나라)
죽음을 앞둔 예양의 마지막 소원은
저승에 가서 주군 지백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조양자의 옷을 베고 죽는 것이었습니다.
주군에 대한 신의를 지키려는 예양의 신념을 이해한 조양자는 옷을 벗어주고
예양은 옷을 벤 후 자결합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서는 목숨을 바친다는 ‘협객’의 정신.
이후 많은 이들이 예양의 정신을 높이 사고 최초의 협객으로 인정합니다.

“의협, 협객의 행동원리이자 중국의 행동원리”

의협(義俠)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에 대해서는 목숨조차 돌보지 않고 충심으로 섬기거나,
목표 혹은 대의(大義)를 이루기 위해 자신뿐 아니라
처자의 목숨까지도 
 그야말로 초개(草芥)같이 버릴 수 있는 의기와 용기를 지닌 이들 

-「동주 열국지 사전」, 풍몽룡 저 / 김영문 역, 솔 출판사
은혜를 입으면 그 은혜에 보답하고 자신을 알아 준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은 협객의 이데올로기이자
지금도 중국 사회를 관통하는 행동양식입니다.


이러한 사상이 우리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는데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불의도 마다하지 않는 현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또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쉬운 게 아닙니다.
주군의 복수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협객의 모습이 우리에겐 낯설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하겠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고 그를 위해 충절을 지킨 그들의 모습이 한편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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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흥미 진진하군요!
지백의 신하로서 조양자의 신하가 되는 것이니 
지백에 대한 배신이요, 더불어 조양자의 신하가 돼서 그를 죽이려 하는 것이니, 
그 또한 조양자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와 여기서 소름~ 그리고 조양자의 그릇도 엄청나네요. 저라면 첫번째 암살시도때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죽엿을 거 같은데.. 두번째에도 막말로 응 ㅈ까하고 죽엿을 수 잇는데 그러지 않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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