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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점 사라진 LG, 이쯤에서 생각나는 이진영-이병규

LG가 고비를 맞았다. 지난 주말 NC에 시즌 첫 ‘스윕패’를 포함해 지난주 1승4패에 그친 LG는 13승15패로 8위로 처졌다. 개막 28경기를 치른 시점. 5위권과 승차는 크지 않고 순위도 아직 큰 의미는 없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 시즌 팀의 대체적인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주 5경기에서 52점을 내주며 무너진 마운드도 심각하지만 개막 초반 젊은 선수들의 반짝 활약에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평가됐던 야수진의 전면 리빌딩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9일 현재 LG의 팀 타율과 출루율은 각각 2할5푼과 3할3푼3리로 모두 최하위다. 리빌딩의 중심에 선 이천웅(28), 채은성(26), 서상우(27), 이형종(27), 안익훈(20) 등 신진 야수들의 경기력에 기복이 크거나 한계가 있다. 18경기 만에 9홈런을 몰아쳤던 루이스 히메네스(28)의 폭주가 아니었다면 더 빨리 직면했을 위기였는지도 모른다.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LG 선수 가운데 3할 타자는 박용택(37ㆍ0.300)이 유일하다. 출루율 역시 가장 높은 선수는 등번호 7번 이병규(33ㆍ0.388)다. 시즌 초반 끝내기 승리가 많아 젊은 선수들의 일회성 활약이 상대적으로 돋보였지만 장기 레이스에선 결국 하는 선수가 한다는 뜻이다.
LG와 상대한 모 팀의 포수는 “4할을 치는 유망주보다 2할5푼을 치는 베테랑과 승부하는 게 훨씬 어렵다”면서 “LG가 잘 하고 있다지만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전혀 없는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LG의 세대교체는 신구조화라기보다 급진적 리빌딩에 가까운 방향이다. 통산 성적이나 팀 기여도 면에서 검증된 베테랑은 박용택과 정성훈(36)이 전부다. 사실상 루키 시즌의 티를 벗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막힐 때 해결할 선수가 부족하다. 경기 후반 요긴하게 쓸 대타조차 마땅하지 않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다. 지난 겨울 리빌딩의 희생양이 된 이진영(36ㆍkt),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하고 있는 등번호 9번 이병규(42)다. 이적하자마자 kt의 중심타자로 자리잡은 이진영은 현재 타율 전체 4위(0.357)에 5홈런, 22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병규는 지금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할4푼4리(45타수 20안타)에 2홈런, 1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주말 NC-LG전을 중계한 서재응(39)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NC가 이호준(40)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자리잡은 것처럼 세대교체 중인 LG도 젊은 선수들이 커 나가려면 박용택도 있지만 그 위에 이병규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의 존재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아니라 촉진제이며 구심점이 있어야 리빌딩도 더 돋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LG에서 ‘퇴물’ 취급 받았던 이진영이 kt에서 그 역할을 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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