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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톤.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의 양이다. 세계 총 식품 생산량의 무려 3분의 1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4,000억 달러(약 466조원)에 달한다. 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돈만 7,500억달러(약 874조원)에 이른다.
영국의 일리나 타웁(Ilana Taub)과 마이클 민치-딕슨(Michael Minch-Dixon)은 이렇게 버려지는 과일을 새로운 비즈니스 창구로 봤다.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다는 이유로, 혹은 약간의 흠집 때문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과일로 ‘건강 스낵’을 만들기로 했다.
오랜 친구 사이인 일리나와 마이클은 각각 대안 금융과 재생에너지 분야에 몸담으며,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 둘은 오랜 연구를 토대로 지난 2013년 과일 육포를 만들어냈다. 책에서 발견한 1700년대의 과일 사탕 조리법이 결정적 도움을 줬다. 스낵트(Snact)란 회사 이름은 과자를 의미하는 ‘스낵(snack)’과 행동이란 뜻의 ‘액트(act)’를 더해 지었다.
(사진 출처: Snact 인스타그램)
이들은 매일 아침 런던의 농산물 도매시장을 돌아다니며 폐기될 처지에 놓인 사과와 라즈베리, 바나나 등을 정상가의 20~30%를 주고 사온다. 사온 과일은 갈아서 씨와 껍질을 거른 뒤 종이처럼 얇고 넓게 편다. 이를 약 8시간 동안 건조기에서 말리면 육포 같은 식감의 과일 과자가 만들어진다. 다른 식품첨가제나 방부제는 넣지 않았다. “가능한 한 과일 함량을 높이고 싶었다”는 게 일리나의 설명이다.
스낵트 한 봉지는 20g에 1유로. 일반 과자들과 비슷한 가격대다. 채식주의자나 아이 있는 가정 등을 감안한 묶음형 상품도 출시했다.
‘스낵트’는 곧 ‘건강한 과자’, ‘100% 과일 과자’로 입소문이 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스낵트 상품의 구매가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의 스낵티비즘(Snactivism)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흥행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스낵트는 지난 2014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만3,000유로(약 1,728만원) 상당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마이클은 “남들은 판매할 가치가 없다고 버렸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말한다. 버려질 운명에 처해했던 과일이 유통기한 6개월짜리 과자로 재탄생하면서 생산자와 도매업자, 소비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신사업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스낵트 외에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루비스 인 더 러블(Rubies in the Rubble)’은 시장에서 버려지는 과일과 채소로 잼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다. 런던 헤지펀드에서 근무하던 제니 도슨(Jenny Dawson)이 전세계적인 식량 낭비 통계치에 충격을 받아 지난 2011년 창업했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아스다(ASDA)와 테스코(TESCO)는 못생긴 과일이나 채소만 모아 판매하는 행사로 큰 성공을 거뒀고, 유명 셰프 제이미 올리버는 버려지는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버려진 농산물을 활용한 Rubies in the Rubble의 잼, 못생긴 과일과 채소만 모아 판매한 ASDA의 'Wonky Box', 버려지는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셰프 제이미 올리버(사진 왼쪽부터).)
우리나라 역시 매년 찾아오는 장마・태풍 등으로 유실되는 과일이 많고, 품질이 나빠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도 허다하다. 스낵트 사업 모델이 국내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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