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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미투' 브랜드의 가벼움

하나의 기업이 하나의 제품을 탄생시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까. 아니, 애초에 하나의 기업이 특화된 서비스를 가지고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할까.
굳이 가늠하지 않아도, 굳이 수치로 정리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 정도를 헤아릴 수 있다. 그런데 그 시간과 노력을 그야말로 ‘날로’ 드시는 제품과 브랜드들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원조’를 위협하는 ‘미투’ 서비스의 난립
어느 동네에서 떡볶이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반드시 그 앞에 새로운 떡볶이 가게가 생기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원조 떡볶이 가게의 손님을 야금야금 나눠 갖더니 나중에는 도리어 자신들이 원조라며 간판에 ‘원조’ 자를 덧붙이는 만행까지 저지른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가 공공연한 히트를 치게 되면, 반드시 유사 업종이 등장한다. ‘쿠팡’이 소셜 커머스로 인터넷 쇼핑 시장을 뒤엎어 놓았을 때 ‘위메프’와 ‘티몬’이 등장했고, ‘허니버터칩’이 전국을 뒤흔들자 이름도 헷갈리는 수 많은 ‘허니’ 감자칩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배달의 민족’은 ‘요기요’를, ‘직방’은 ‘다방’을 탄생시켰다.
타사의 인기 제품, 혹은 타기업의 브랜드를 대놓고 모방하는 이러한 전략을 ‘미투(MeToo)’라고 한다. “니들이 그걸 개발했쪄? 그럼 나도!” 하며 숟가락만 얹고 보자는 속셈이다. 한 아이템에 한 브랜드만 존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보니 이러한 미투서비스, 미투브랜드들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지나침에 있다.
미투브랜드, 미투서비스, 미투제품들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경쟁구도를 형성해 질적인 발전을도모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리지널 브랜드가 수년간 수십 억원의 비용을 들여 땀으로 만들어낸 성과를 하루 아침에 베껴낸다는 비판을 벗어날 수는 없다. 일종의 무임승차에 대한 비난인 셈이다.
타깃과 시장의 규모 및 특수성에 따라 기업 간의 경쟁은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투 제품과 관련해 법적으로 상표권이나 특허권 분쟁 등 법적 다툼이 벌어지더라도 오리지널 메리트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후발업체들이 손쉽게 시장진입 및 장악이 가능해지는 풍토에 새로운 제품 개발에 나서야할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뻔뻔한 ‘미투’들에 몸살 앓는 스타트업들
특히 자금이나 인력 등 상황이 열악한 국내 스타트업들, 개발과 시장 형성 등 시간이 필요한 대신 진입 장벽이 낮은 O2O 서비스를 주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 미투들의 난립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억울한 마음에 이의를 제기해 봤자 과열된 이슈 메이킹, 언론플레이로 이어져 소비자가 등을 돌리고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첫번째 예로, 2030 대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원룸이나 투룸 등의 전세/월세와 오피스텔 위주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 ‘직방’ 과 ‘다방’ 이다.
2012년에 처음 설립된 직방은 국내 부동산 중개 앱 시장을 개척한 서비스이다. 시장 선구자 답게 부동산 중개 앱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하고 있지만, 직방이 설립된지 1년 6개월 만에 등장한 경쟁브랜드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라이징 스타 혜리를 앞세운 ‘다방’ 이었다.
대표적인 문제로 직방은 경쟁사인 다방이 자사의 홈페이지 및 서비스 등을 모방했다며 주장하였으며, 이 뿐만 아니라 상표권 도용 문제 등 갈등이 계속 깊어졌었다. 이 밖에도 불공정거래로 인한 논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삭제 논란까지 크고 작은 의혹들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지금의 두 브랜드의 전략은 나뉘어졌다. 직방은 ‘안심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수성에 도전하고 있고 다방은 ‘사업 다각화’ 라는 승부수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각자 나름의 부동산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갖추고 이용자들 확보에 불을 붙이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두번째 예로, 모텔을 예약하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시키며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숙박앱의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경우를 살펴보자.
야놀자는 지난 2011년 앱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최초 숙박앱으로 화제를 모았다. 야놀자의 성공 후 속속 등장한 유사 앱 중 본격적인 미투 전략을 구사하는 곳은 여기어때로, 2014년 앱 서비스를 시작하여 선정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슈를 끌어냈다.
하지만 미투브랜드들의 전략이 그렇듯,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로 숙박앱 1위 브랜드인 야놀자의 앱 구동 화면부터 바로예약, 대실예약 등 특화 서비스는 물론, 50% 쿠폰과 첫 결제쿠폰 등 프로모션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최근에는 야놀자의 브랜드 슬로건인 “좋은 숙박의 문을열다”와 유사한 “좋은 숙박의 첫 질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야놀자가 진행하는 좋은 숙박 연구소와 개념이 비슷한 여러가지 숙박연구소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전과 경영이념까지 복제하는 철저한 미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야놀자가 전반적인 숙박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던 기존 시설들의 현대화, 사용자들의 인식변화, 서비스 고도화, 통합 콜센터 등 다양한 투자와 서비스 향상에 힘썼던 것처럼 여기어때도 나름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갖고서 경쟁을 해야만 시장에서 시너지를 더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위에서 언급했던 부동산 중개 미투브랜드 '다방'처럼 숙박 어플 '여기어때'도 그에 맞는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라이벌은 적당한 자극과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온전히 노력으로 일군 나만의 아이디어를 누군가 그대로 베껴낸다면, 자극과 발전보다는 허망함과 억울함 만이 따를 뿐이다.
미투 전략이 불가피하다면,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브랜드의 독창적인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을 모색해 닮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그 길은 각 기업을 위해서도, 소비자를 위해서도, 가볍지 않고 비교적 의미 있는 경쟁이 되기 위한 유일한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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