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ade
5,000+ Views

[무비애프터] '싱 스트리트', 저는 에이먼이 좋아요

바야흐로 청춘이다. 우울하기 짝이 없던 1980년대 더블린, 그곳에 반짝반짝 빛나던 소년들이 있었다.
젊은이들은 직장을 찾아 유럽과 미국으로 떠나고 남은 이들은 하루하루 그저 견디고 있는 도시, 그 시절 더블린은 대부분 칙칙한 무드로 그려진다. 영화 '싱 스트리트' 속 코너(퍼디아 월시 필로 분)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빠진 집안 경제 사정, 매일 싸우는 부모, 학생들은 물론이고 선생들까지 폭력을 휘두르는 학교까지 어디 하나 희망적인 구석이 없다. 코너의 일상은 학교 앞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라피나(루시 보인턴 분)를 만나고, 밴드를 결성하게 되며 급변한다.
밴드 싱 스트리트의 탄생은 갑작스럽다. 첫 눈에 반한 라피나에게 말을 붙였다가 '나 밴드해'라는 허풍을 떤 코너는 곧바로 밴드를 결성한다. 멤버들은 아주 황당할 정도로 쉽게(?) 모이고, 밴드의 이름도 가위바위보보다 단순하게 결정된다. 그 갑작스러움은 극장에 앉아있는 이들을 웃게 만든다. 코미디영화가 주는 박장대소라기 보다는 '이-게-뭐-야-ㅋㅋㅋ'의 웃음이다.
얼렁뚱땅 결성된 밴드는 놀라울 정도로 갈등 한 톨 없이 굴러간다(한국식 막장 드라마에 '찌든' 기자는 사실 이들이 한 번 대판 싸우지 않을까 싶었다). 오합지졸일 줄 알았던 싱 스트리트 밴드는 오히려 천재적이다(천재인데 천재 같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 묘미다). 아니, 코너의 말을 빌리자면 '미래적'이다. 코너는 라피나를 통해 얻은 영감을 가사로 녹여내고, 에이먼(마크 멕케나 분)은 곡을 붙인다. 모이고 보니 다들 능력자라니! 이토록 논리적이지 않는 전개가 있나 싶겠지만, 우리는 이미 많은 밴드 탄생 신화를 접해왔다. 대중음악의 변두리에서 알음알음 결성해 메인 스트림을 씹어먹게 된 이들의 과거 말이다. '싱 스트리트'는 마치 밴드 싱 스트리트의 방대한 이야기 중 1막을 보는 듯하다.
싱 스트리트 밴드를 이끌며 코너는 점점 어른이 된다. 그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사람은 연모의 대상인 라피나와 형 브렌든(잭 레이너 분)다. 라피나는 단순히 뮤즈로만 표현하기엔 아쉬운 인물이다. 코너는 자신의 꿈을 위해 행동하는 라피나를 사랑하며, 동시에 존경한다. 유명세도 없는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도 바다에 기꺼이 몸을 던질 만큼 라피나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절대 적당히 해서는 안된다"는 라피나의 말이 비단 코너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형 브렌든은 냉소적이지만 열정적이다. 브렌든이 던져준 LP들은 코너의 음악적 자양분이 되고, 그가 내뱉은 말들은 가사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브렌든에 이입하게 되는 관객들은 그와 같은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브렌든이 코너를 바라보는 마음은 관객들과 동일할지도 모르겠다. 반짝반짝했던 시기를, 주어졌던 기회를 떠나보낸 이들의 눈에 비친 청춘은 (물론 브렌든도 충분히 젊지만) 질투가 날 정도로 찬란하다.
존 카니 감독은 꽤 영리한 선택을 했다. 등장인물 각자의 사연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은 플롯은 어떤 면에서는 파격적이다. 에이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궁창' 같은 이들의 현실을 영화는 담백하다못해 건조하게 담는다. 풀어낸다면 각자 두 시간의 러닝타임을 주어도 모자랄 사연많은(정확히는 많아 보이는) 싱 스트리트 밴드 멤버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단순함으로 무장하고 괴짜같은 행동을 일삼는다.
이 사랑스러운 괴짜를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필모그래피가 전무한 이들이다. '싱 스트리트'의 풋풋함은 8할 정도는 인물들이 주는 신선함에서 비롯된다. '심장 토할 듯 한' 연기는 아닐지라도.
어차피 풀어질 갈등과 오해도 과감하게 쳐냈다. 고저가 확실한 갈등과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지점이다. 갈등의 빈자리는 음악으로 채웠다.영화의 러닝타임 중 꽤 많은 부분이 연주로 채워지는데, 음악과 서사의 조화가 박수칠 만하다. 'Drive It Like You Stole It'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코너의 내면을 오롯이 담아낸 이 시퀀스는 보는 이들마저 벅차오르게 만든다.
영화는 이들의 성공을 섣불리 보여주지 않는다. 이들의 미래가 듀란듀란이 될지, '인사이드 르윈'의 르윈 데이비스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어렴풋이 상상하게 된다. 프라임 타임 TV쇼에 나올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상영관을 나서며 이 사랑스러운 밴드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기자는 특히 에이먼이 좋더라. 106분, 15세 관람가.
사진='싱 스트리트' 스틸
안이슬기자 drunken07@news-ade.com
{count, plural, =0 {Comment} one {Comment} other {{count} Comments}}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히위고 나우! 뉴 잭 스윙 맛집 '기린'
뉴 잭 스윙이라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장르로 많은 사람들의 고막을 사로잡은 랩퍼 '기린' 처음에는 지독한 컨셉충이구나..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엄청난 작업물을 선보이는 뉴 잭 스윙계의 작고 앙증맞은 꼬마 요정이다. 저 작고 오똑한 코를 보면 귀엽게 띵-동-을 외치고 싶다...이쒸.. 자, 여기서 잠깐! 뉴 잭 스윙이란 무엇인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 알앤비 가수 겸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TeddyRiley)가 주축이 되어 유행한 장르. 리듬 앤드 블루스에서 기인한 보컬, 힙합풍의 강한 리듬이 특징이다. 뭐 그렇다고 한다. 뉴 잭 스윙을 듣고 있으면 빠꾸없이 강렬하고 통통튀는 비트 속에서 뭔가 알 수 없는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고는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뉴 잭 스윙을 맛깔나게 소화하는 '기린' 솔직히 그를 대체할 수 있는 가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은 박재범과의 음악 작업을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나만의 생각) 그의 노래를 오늘 한 번 만나보자. 내가 이 카드를 쓰는 이유는 딱 하나다. 요즘 같은 날씨에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자 스타트는 CITY BREEZE 기린의 음악은 반짝이는 청춘의 여름날을 떠올리게 한다. 이 음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만약 당신이 고개나 발로 박자를 맞추지 않는다면 당신은 심장이 없는 고장난 양철 나무꾼입니다. 곧 바로 다음 노래 SUMMER HOLiDAY('97 in Love) 지금 당장 바다로 달려가야 될 듯.. 여름 휴가 조또 뭐 없었는데 갑자기 아련한 한 여름밤의 꿈이 떠오르게 만드는 기억 조작곡이다.. 썸네일로도 느껴지는 그때 그 시절의 감성.. 청량감이 팍팍 터지는 리듬과 멜로디에 당신은 이미 양양 바다에 도착해있다. 그대여 이제 feat. 리듬파워 개인적으로 내 최애띵곡 그대여..이제... 이 노래를 들으면 20살이 떠오른다.. (아련) 젊고 지금보다 조금 더 귀여운 기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는 이때의 기린에게 빠져서 킄ㅋ쿸... 공연도 따라다니고,,,, 싸인도 받고.. 씨디도 사고..쿠쿸..... 꼭 한번 들어보이소 행주와 지구인의 쫀득쫀득한 랩핑 또한 킬링포인트니까. 뉴잭스윙 (feat.요요) 한 번만 들어보면 한동안 '뉴~잭수윙~'이 맴돌게 된다는 마성의 곡. 설교는 돼써! 간섭도 돼써허~!~! 난 이제 그런 가르침을 돼써허~!~! 이 부분은 꼰대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자동재생된다. 정말 다시 느끼지만 기린처럼 그때 그 감성을 잘 살리는 사람은 드물다. 지겨워 조선시대 음악만 보존할게 아니라 기린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근현대사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아합니다. 라는 댓글을 보고 무릎을 쳤다. 기린이라는 인간에게는 근현대 음악사가 담겨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곡은 자이언티가 참여했다. 기린은 힙합씬의 핵.인.싸가 아닐까? 오늘밤엔 (Feat. Ugly Duck) 자 기린의 올드스쿨 뮤비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가장 최근에 발매된 '오늘밤엔'을 즐겨보자. 갑자기 느껴지는 짜릿한 자본주의의 맛. 뭔가 동묘의 곰팡이 냄새가 느껴졌던 기린에게서 이젠 멋진 향수냄새가 난다. 쏘 스윗한 박재범의 목소리와 담백한 기린, 쫀득하고 자극적인 어글리 덕의 조합 이 조합은 홍어+수육+김치 '삼합'이라 불러야한다. 춤추는 석사, 뉴 잭 스윙 주짓떼로, 의지의 아이돌, 노력의 힙합퍼, 효자를 꿈꾸는 예술가 기린.. 으르신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절므늬들에게는 새로운 충격을 선물하는 그가 앞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수 많은 음악들을 기대하며.. 피스... ✌️
맛으로 표현하자면, '광대들: 풍문조작단' 영화 솔직후기/리뷰/해설/쿠키영상/관객수예상 [5분영화겉핥기]
안녕하세요, 재리예요! 요즘 통 잠을 잘 못자네요~ 아르바이트에 학원에 개인연습까지 할 일이 쌓여 있습니다. 제가 길을 잘 가고 있는지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그럴 땐 역시 또 재밌는 영화가 이렇게 지친 심신을 달래주지요.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영화관을 찾아간 오늘의 영화는 '광대들: 풍문조작단'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기대가 충족이 안 됐다는 점입니다. 너무 처음부터 직설적이었나요? 그래도 침착하게, 차근차근 5분 리뷰 시작해보도록 하죠. 봉이 김선달 몇년 전 비슷한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기꾼이 주인공이었죠. 바로 '봉이 김선달'이라는 작품입니다. 느낌이 이번에도 흡사합니다. 조선시대 전국을 속이고 움직이는 재능있는 사기꾼 및 광대들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한계는 매번 같습니다. 정교하지 못하고 조금 허접합니다. 그래픽이 더 좋아졌을진 모르지만 관객 입장에서 느낄 땐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년수는 지났지만 진보는 없었습니다. 예고편 보고 스틸컷만 다 확인하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파악이 됩니다. 사람을 현혹시키는 방법이 사기가 아닌 퍼포먼스라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맛으로 표현하자면 영화 자체를 맛으로 표현해보자면 한 마디로 '무미'입니다. 아~무 맛도 나지 않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맛있어 보이고 가격도 꽤 나가는 음식인데 막상 크케 한 입 하니 아무맛도 나지 않는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공허한 느낌, 끝나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확실히 배우들도 좋습니다. 역사적 고증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살려보려는 시도 또한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이 부족한 요소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재미가 없습니다. 유머가 있지만 웃기지 않습니다. 분명 집어 넣었으나 존재감이 없는 건 어느 부분의 부족일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오락영화임에도 오락적 요소가 부족합니다. 괜찮은 작품은 저마다 특별한 장면이나 대사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를테면 최근의 '엑시트'에서 나온 '따따따' 구조요청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재미를 기대한 관객들로서는 미미한 임팩트에 즐길 요소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겠죠.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몸을 뒤척이게 된 1인이 바로 접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의외로 많이 뜹니다. 일부러 연기를 저렇게 하나? 싶을 정도로 기대보다 못 미쳤습니다. 조진웅이 특히 더 그랬습니다. 부족함 없는 배우임에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이번 작품은 인물에 녹아든 느낌이 부족합니다. 다른 배우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연기를 하고 있구나, 싶습니다. 결국 작품에서 아무맛도 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었습니다. 오락영화지만 부족한 유머에 배우들의 애매한 존재감이 작품 자체를 확실히 이끌고 가지 못했습니다. 개봉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던 팬분들로서는 기대를 조금 낮추기를 권장드리는 바입니다. 그래서 관객수는? 100~200만입니다. 사실은 100만을 못 넘거나, 넘어도 130만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영화는 언제나 본인이 직접 확인해보고 판단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래도 영화를 자주 보지 못하거나 골라서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기에 언제나 솔직하게 제 생각을 적어놓을 뿐입니다. 호불호는 언제나 존재하는 감상평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영화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나?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궁금한 시간이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제공하는 영화인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 유감입니다. 이상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의 간단한 솔직후기였습니다! *쿠키영상은 따로 없습니다!
3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