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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민재와의 대화의 주제는 '통일'이었습니다. 저녁 밥을 먹으면서 갑자기 북한(항상 갑자기 주제를 던지는 민재) 이야기를 꺼내는 민재. 그 첫 마디가 "엄마, 북한은 위험하대. 넘어갈 수도 없고, 땅에 폭탄같은 것도 심어져있어서 밟으면 터지기도한대." 였어요.
이거 학교에서 뭐라고 가르치는건지 걱정이 되더라구요
"민재야, 혹시 오늘 수업시간 중에 무슨 이야기를 나눴니? 북한은 어떤 나라라고 배웠어? 혹시 나쁜 나라래?" 수업내용을 유도하는 나쁜 질문이었어요. 저도 인정해요;;; 대뜸 위험한 곳이라고 이야기하니, 1학년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되는건지 궁금했어요. 알고보니, 수업주제가 "통일"이었대요. 그랬더니 민재의 대답이 "엄마,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이 나쁘다고 볼 수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나쁠 수도 있는거 아니야? 그건 누구 입장에서 보느냐의 차이인거지, 누가 나쁘다고 보는건 아닌거 같아, 안그래?" 예전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이렇게 비슷한 말을 한 기억이 있기는 한데.. 그걸 바로 여기에;;
"엄마, 난 통일은 되야한다고 생각해 가능하면 빨리!!" "왜? 통일이 되지않았으면 하는 사람들도 많아." "엄마, 생각해봐. 엄마는 북한에 있고 아들은 우리나라에 있어. 만나고 싶겠지? 선생님이 몇 일간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있다고하는데 그래도 같이 있고 싶잖아." "민재야, 하지만, 점점 그런 가족들의 숫자는 줄어들거야... 시간이 흐를 수록, 민재가 말한 아들은 할아버지가 되고.. 엄마는 돌아가실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러다보면, 가족이 북한에 있었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없어질텐데? 그런데 말이야,우리나라가 분단이되고(분단이라는 말도 배웠더라구요) 우리나라가 그 동안 세계적으로도 잘 사는 나라가 됐거든. 그런데 북한은 많이 잘 살지 못해. 그래서 통일이 되면 우리가 손해보는게 너무 많고, 많이 힘들어 질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지 않을까? 당장 우리가족도 힘들어질텐데 말이야!" "음.. 엄마, 그래도 통일은 되야해. 일단 가운데 뾰족하게 못지나가게 있는 것들이 없어질거고.. 그럼 군대도 필요 없어지잖아. (무언가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죠?) 그리고 땅도 그럼 훨씬 넓어지잖아. 우리가지금은 손해 본다고 하지만.. 그러다 보면, 북한 사람들도 우릴 도와주지 않겠어?" "엄마, 그리고 자기들은 엄마랑 같이 살고 있어서 아무렇지않지만, 엄마랑 같이 못살고 엄마가 북한에 있는 사람들 마음도 조금은 생각해야하는거 아니야?"
아무런 이념도 ,계산도 없는 아이의 이야기라서인지 저는 참 기억에 남더라구요.. 이 아이의 생각이 후에 조금은 변하게 될지는 몰라도.. 지금 이 순간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잘 기억하고 싶어요. '통일' 어렷을 적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외쳤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어느새 여러가지 생각들과 마찰들로 참 조심스러운 주제가 되었어요. 민재와는 이 뒤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들에서 확장되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들으면서 조금은 놀란 것 같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이라고 편집하고, 자르고, 일부를 과장시켜 전달하다보면 왜곡되기 쉬운게 역사와 사회가 아닌가 싶어요.
저는, 민재가 좀 더 오랫동안 투명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마음껏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아이이길 바래요. 지금, 여덟 살 민재처럼 말이에요. 아이가 오늘 "생각의 노예"라는 표현을 쓰더라구요. 생각하지 않으면 "노예"가 되는거래요. (이건 제가 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어디서 들었을지도;)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아름답잖아요. 그러니, 조금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지는 말아주세요~~ *아이와의 대화라 단어표현들이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한 부분들도 많아요. 까칠해지기 없기^.~ 여덟살 아이의 엉뚱한 질문, 그 속에서 성장하는 엄마의 이야기 https://www.vingle.net/collections/4439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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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북한이 나쁜게 아니라 북괴뢰정부 김씨왕조가 나쁜놈들이죠 이 삼대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고통 속에 헤아리고 있죠
본문과 관계없지만 애들 교육시 사상과 관련된 거는 참 골치아파요. 국민교육헌장 외면서 "반공 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이렇게 머릿속에 있었는데. 특히 SNS에는 진보 보수 극단적인 의견들이 너무 많습니다. 주변환경에 의해 우리애가 중립을 지킬수 없다면 차라리 무관심하길 바랍니다. 정치 사상 모른다고 나쁜 사람 아니니까요.
해방이후 완전 자본주의 60년 한국과 공산사회주의애 이은 봉건왕조국가 60년의 북한이 과연 조화롭게 공생 번영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도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이념투쟁이 장난 아닌데 저 북쪽의 배급만으로 살아 온 사람들이 과연 살벌한 자본주의에 잘 녹아들까? 통일은 분명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지만 감상적인 생각만으론 생각외의 비극이 찾아 올 수도 있음
북한의 김씨 정부는 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하진 않아요. 그냥 북한쪽에도 민주 정부가 생겨서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면 좋겠습니다.
잘 키우시네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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