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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 수사관→ 금감원→ 검사 ⇨ ‘전관’으로 이름 똥칠한 검찰, 보이스피싱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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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범들의 ‘사칭 직업’이 진화하고 있다. ▲금융사기의 원조격은 2013년 적발된 일명 ‘김미영 팀장’이다. ▲이후 검찰 조직을 사칭한 ‘오명균 수사관’, 금감원 간부 이름을 도용한 ‘이동수 과장’, ‘조성목 과장’ 등의 이름이 보이스피싱에 악용됐다. ▲그런데 이번엔 서울중앙지검의 검사 행세를 한 일당이 적발됐다. ▲‘전관예우’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검찰’이 급기야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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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입니다”
“20,30대 여성 54명으로부터 약 9억여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사기단 53명을 검거했다”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6일 밝혔다. 이 사기단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할 정도로 대담했다. 수사대에 따르면, 검찰 사칭 5팀, 대포통장 모집 2팀, 국내 인출 1팀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2014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범행을 지질렀다.
총책 조모씨(44)와 공동 총책 박모씨(35)는 “서울중앙지검”이라며 “통장이 명의도용 사건에 쓰였으니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여성들을 속였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가짜 검찰청 사이트까지 만드는 치밀함을 보였다.
“오명균 수사관입니다”
올해 1월엔 서울지검을 사칭한 또다른 조직이 적발됐다. 이 조직은 중국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뒤 수사관 행세를 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의하면, 이들은 인터넷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0여 명으로부터 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구속된 조직원 중에는 어설픈 보이스피싱범으로 화제가 됐던 ‘오명균 수사관’도 있었다. 오명균은 실명이 아니다. 이름을 사칭한 사람은 2015년 3월 유튜브에 ‘보이스피싱과 즐거운 대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동영상이 올라온 지 9개월 만에 적발됐다. ‘오명균 수사관’의 통화 내용은 이렇다.
“네 수고하십니다. 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이라고 합니다.”(사기단)
“아… 하하하.” (상대방)
“왜 웃으세요.”(사기단)
“아니 자꾸 경찰, 지검이라고 해서 전화가 와서요.”(상대방)
“우리 여성분, 검찰 전화 처음 받으시죠?”(사기단)
“예? 여러번 받았다니까.”(상대방)
“아… 여러번 받으셨어요?”(사기단)
“왜 또 어떤 잘못 저질렀어요? 하하하”(상대방)
“아~~ 겁나 웃겨 하하하 그만 웃고 끊어요.”(사기단)
“김미영 팀장입니다”
‘오명균 수사관’ 만큼이나 오랫동안 회자됐던 이름이 있다. 국내 금융사기의 원조격인 일명 ‘김미영 팀장’이다.
“김미영 팀장입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 이율로 최고 3000만원까지 30분 이내 통장 입금 가능합니다”라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당이 적발된 건 2013년 11월이다.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김미영 팀장’이라는 가상인물을 내세워 580여명으로부터 38억여원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여성인 줄 알았던 김미영 팀장은 잡고 보니 30대 남성이었다.
“금감원 이동수 과장입니다”
김미영 팀장’이 사라지자 금융감독원 임직원을 사칭하는 사례가 늘었다. 2015년 3월, ‘금감원 이동수 과장’ 사건이 기승을 부렸다. 금감원에 이동수라는 이름은 없었다. 사기범이 보낸 문자 내용은 이랬다.
“금융감독원 전산보안팀 이동수 과장입니다. 본인 앞으로 해킹유출 연락드렸으나 부재중으로 연결 안됩니다. 빠른 보안강화하세요.”
“금감원 박선영에게 전화하라”
‘이동수 과장’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번엔 ‘금감원 박선영’을 내세운 조직이 등장했다. 이 일당은 “해외에서 무단으로 인터넷뱅킹이 이용된 기록이 있으니 금감원 전산보안팀 박선영에게 전화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무차별 발송해 자금 이체를 유도했다.
금감원 직원 사칭해 “냉장고에 돈 넣어라”
실제 절도로 이어진 ‘금감원 직원’ 사칭 범죄도 있었다. 2015년 5월, 인천 계양구에 사는 한 60대 남성은 황당한 일을 당했다. 당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금감원 직원이라고 밝힌 누군가로부터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됐으니 통장에서 돈을 빼 냉장고에 보관해두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별다른 의심없이 인근 은행에 예금한 현금 4000만원을 찾아 집으로 돌아왔고,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런데 이 남성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은 냉장고에 보관 중인 현금을 빼내 달아났다. 사칭과 현장 절도가 결합된 범죄였다.
“금감원 조성목 과장입니다”
심지어 범죄엔 금감원 담당 국장의 실명까지 동원됐다. 2015년 11월 “금감원에 근무하는 조성목 과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사기범이 사칭한 ‘조성목 과장’의 경우 실제 직급은 국장이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금융사기 대응을 총괄하는 서민금융지원 국장을 맡고 있었다.
사기범들은 “금감원 조성목 과장이다. 개인정보 유출로 통장이 잘못 개설됐으니 돈을 준비하라”고 피해자들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조성목 국장은 사건 당시인 2015년 11월 26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제 이름은 언론에 계속 노출이 되고 있다”며 “보도 자료나 이런 곳에도 이름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노출이 쉽게 됐다”고 도용 배경을 설명했다.
“나 김무성이야”
정치인을 사칭하는 사건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다. 2015년 10월, 대학 교수실과 도의회 의원실 등에 전화를 걸어 김무성 전 대표 행세를 하며 현금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김모씨가 붙잡혔다.
이 남성은 대학교수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무성 전 대표 흉내를 내며 돈을 요구했다. B씨는 즉시 김무성 전 대표에게 전화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김무성 전 대표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범인이 잡히기 7개월 전인 2015년 3월, 김무성 전 대표는 “저하고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 주로 여성들에게 전화해 돈을 송금한 분들이 여럿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2015년 한해에만 139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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