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장왕입니다. 공휴일이 지나서 그런지 안 그래도 피곤한 일주일이 오히려 더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다시 올 주말을 생각하며 버티고 있네요. 주말에는 역시 어디를 놀러가거나 집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영화를 주기적으로 보며 힐링을 하는 것도 정말 좋은 주말나기라고 생각합니다. 요 근래 또 하나의 감동영화를 보고 왔는데요. 바로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화제작 '미비포유'입니다. 평범한 로맨틱코미디라고하기에는 항상 논쟁이 되는 '존엄사'라는 문제까지 섞이면서 그 무게가 가볍지 않아요, 여러 가지 이 영화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많지만, 전! 개인적으로 딱 잘라말할게~ 전체적으로 별로였어요. 캐릭터는 정말 매력이 넘쳐요. 개인적으로 취.향.저.격. 수다스럽고 밝고 활발하고 괴짜인데 푼수 끼가 넘치며 패션까지 엉뚱한 그녀 '루이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루이자’는 돈이 부족하고 가난한 집안 때문에 좋은 조건을 내건 구직광고에 혹하는데요. 그렇게 찾아온 뜻밖의 만남, 그렇게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녀가 얻은 직장에서의 일은 불우의 사고로 하반신마비를 얻은 훈남의 수발을 드는 것, 그 남자의 이름은 '윌', 상남자, 까칠남, 도도남이죠. 한 때는 모든 여자들이 탐내는 남성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도움 없이는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장애를 가지고 있죠, 이런 ‘윌’과 루이자, 둘의 조합은 꽤 좋았습니다! 솔직히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왔죠.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요.하지만 처음에는 까칠하고 도도한 그의 모습에 자신을 내치려는 행동까지 더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루이자’였는데요.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꽤 잘 헤쳐 나가죠. 어느 영화, 동화에서나 잘 보일법한 여주인공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당차고 밝지만 난관을 만나며 마지막에는 사랑에 빠진다?!! 좀 뻔하지~하지만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배우들의 연기력과 캐릭터의 개성이 만나 유쾌한 시너지가 어마어마했으니까요.
이 둘의 사이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바로 '존엄사'입니다. ‘윌’이 존엄사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듣고는 처음에는 연민에 가까운? 마음으로 그를 대하다가, 이후부터는 진심을 다해 보필하게 됩니다. 죽기 전까지라도 좋은 기억,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가 바로 루이자의 계획이었습니다. 계획은 성공적이지만 바뀐 건 그들의 태도뿐만이 아니었죠. 어느새 서로에게 빠져버린 마음도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 부분이 제가 가장 아쉽고 실망스러운 부분이기도 해요. 어쨌든 그도 그럴 것이 둘이 엄청 붙어 다녀요. 여행도 같이 가구요 춤도 같이 추구요 공연도 보러가고 서로 갖춰 입고 나들이도 가고요, 이러니 없던 마음도 생겨? 안 생겨? 하지만 ‘윌’이 장애가 생긴 후로 루이자 덕에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들을 만들어 가는데 성공하죠. 전 차라리 둘이 사랑까지는 아니고 절친한 친구사이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절친하고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가며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가 끝을 그대로 가는 게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을까요.
자 그럼, 여기서 기존의 스토리가 설득력이 왜 없냐? 물으신다면 저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루이자’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비록 눈치는 다소 부족하고 운동을 무지 좋아하지만, 그녀를 위해 새 출발을 지원도 해주고 구직에 조언도 해주고 필요할 때는 사과도 할 줄 아는, 무엇보다 무려 7년 동안이나 그녀를 지키던 그런 남자친구가요!!! 그의 이름은 '패트릭' 건실한 청년사업가예요. 사실 이 사람만 없었어도 이 영화는 감동 그 자체예요 저도 그렇게 느껴요 하지만 7년이나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고작 한 달 만난 남자한테 마음을 홀랑 다 주다니요! 그래놓고 둘의 절절한 사랑?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말이 좀 안 되죠. 부잣집 남자가 한 달 만에 사랑한 여자에게 자신이 죽은 후 돈을 남기고 눈물의 이별을 하는 것부터 완전 동화 속 주인공 같아요. 현실적이지도 않죠. 그래요, 영화니 현실적인 벽을 넘어가더라도 설득조차 전 잘 안 됐고요. 그저 연애에 대한, 사랑에 대한 '환상 채우기'?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거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 것이죠. 왜냐면 그 이후 패트릭이 어떻게 됐는지 애매해요. ‘루이자’와의 관계 처리가 찜찜하고요. 깔끔한 이별이라고도 못하고, ‘패트릭’이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차라리 사람 마음이 그런 걸 어쩌겠냐는 식으로 전개했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건 뭐지 싶었네요.
또 아쉬웠던 점은 노래가 좀 과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영화를 어느 순간부터 이입을 못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거 일 수도 있지만요. 노래도 좋지만! 조금 많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그리고 그렇게 제가 얻지 못한 설득력은 끝까지 이어졌어요. 마지막에 ‘윌’이 존엄사로 죽고 나서 ‘루이자’에게 준 편지에서 열심히 살라, 일단 살라 뭐 이런 내용과 함께 돈을 주는데요. 자기는 '존엄사'로 자기 삶을 비관한 체 죽음을 선택했으면서 남보고는 그냥 살라, 살아 달라니요. 뭔가 좀 마음에 계속 걸리는 엔딩이었네요 기대를 많이 한 것일 수도 있고 책에서는 어떻게 녹여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영화만 놓고 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네요. 결국, 여러모로 기대에 대한 대가가 부족했던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