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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Boğaziçi-Kadıköy, Istanbul

톱카프궁에서 내려다보는 코발트빛 바다는 로렐라이처럼 나를 유혹했다. 보스포루스(Boğaziçi)가 나를 유혹하려고 내뿜는 향수에 흠뻑 취해, 나도 모르게 저 바다로 이끌려가고 있었다. 보스포루스 해협 투어를 위해 다시 에미노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선착장에는 장터가 열린 것 마냥 현지인, 관광객 한 데 섞여있었다. 민박집 아주머니 말로는, 아무나 따라가지 말고 반드시 허가받은 페리를 타라고 하셨는데 막상 와보니 정식허가업체와 불법업체를 구분하기 힘들었다. 거기다가 터키어로 적혀있으니 알 도리가 없었다. 다행히도, 운 좋게 정식허가업체에서 운영하는 페리를 발견하여 말도 안되는 바가지를 쓰는 복불복에서 탈출했다.
보스포루스(Boğaziçi) 페리 투어가 비록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라, 타는 사람마다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다. 바다 끝까지 나가는 것을 생각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사람들, 비록 큰 바다로 나가는 경계지점인 등대까지 찍고 오더라도 ​보스포루스를 감싸고 있는 이스탄불 주위 배경을 볼 수 있어서 만족하는 사람들....
난 후자쪽에 가까웠다.
푸른 스카프를 목에 두른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çe Sarayı)과 아나돌루 하시르(Anadolu Hisarı)를 볼 수 있었고, 구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쾌청한 날씨와 강렬한 햇빛을 듬뿍 맞으면서 유람을 즐기는 자체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러다가 맞은 편에서 낯익은 언어가 내 귓가를 문득 스쳐 지나갔고, 나는 건너편 좌석을 쳐다보았다.
​적어도 두어 돌은 지난 남자아이를 안고 있는 젊은 한국인 부부가 나를 마주보고 있었고, 무의식적으로 나는 말을 건넸다. ​머나먼 낯선 땅에서 처음 만난 같은 피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의 첫 대화, 생각보다 그리 대단하진 않고, 일상적인 내용의 연속이었다. 더군다나 이 부부가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곳이 나의 고향이라 의외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그들과 대화하다보니 어느덧 페리는 에미노뉴 항구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여기서 작별해야만 했다.
나는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이스탄불 현지인들이 주로 밀집해서 사는 곳이 문득 궁금해졌고, 때마침 가고자했던 터키 축구팀인 페네르바체 SK(Fenerbahçe S.K)의 홈구장인 쉬크리 사라졸루 스타디움(Şükrü Saracoğlu Stadı) 또한 현지인들이 주로 사는 지역에 위치해서 겁없이 카디쿄이(Kadıköy)행 페리에 올라탔다.​
페리에서 내려 카디쿄이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내 주위를 휘감아도는 기운 자체부터 남달랐다.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에미노뉴와 달리, 이 곳은 한적했다. 한국에서 건너온 검은 눈동자의 벨테브레를 처음 봤는지, 카디쿄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나를 미술관 전시품처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는 이 주목을 은근히 즐기면서 쉬크리 사라졸루로 향하는 2층버스를 탔고, 버스 타면서도 기사 아저씨에게 손짓 발짓 하면서 이거 타고 가면 갈 수 있는 것이냐면 끊임없이 물어보았다(다행히 이 아저씨는 나의 바디랭귀지를 이해한 듯 하다).
프리시즌이다보니 경기장 주변은 한산함 그 자체였다. 나를 반겨준 것은 페네르바체 메가스토어 뿐이었고, 쉬크리 사라졸루는 굳게 잠겨있었다. 아쉬운대로 빗장 걸린 경기장 한바퀴를 쭉 둘러보고 사진 몇 장 찍어서 도보로 카디쿄이 항구까지 출발하려는 찰나, 불청객(?)이 등장했다.
페네르바체의 시끄러운 이웃이자 시즌만 개시하면 으르렁거리는 그들의 라이벌인 갈라타사라이(Galatasaray) 서포터즈로 추정되는 두 남자가 ​적군들의 방심을 틈타 적진 깊숙히 쳐들어 온 것이다. 터키어라서 무슨 뜻인지는 잘 못알아들었지만, 저들이 온동네 떠나가라는듯이 부르는 저 노래가 분명 페네르바체를 조롱함과 동시에 그들을 도발하는 노래와 갈라타사라이 서포팅곡이 섞여있다는 것을 확실히 피부로 느꼈다. 자신들의 진영에 쳐들어온 적의 국지도발에 카디쿄이에 거주하는 페네르바체 서포터들이 발끈해 그들에게 욕설 비스무리한 어조로 소리치면서 쫓아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을 머나먼 유럽까지 날아와 생생하게 목격했다.
​카디쿄이 항구에 다다르기 전에 번화가를 지나가는 도중이었다. 이 곳에 사는 거처럼 보이는 어여쁜 여성 세 명이 수줍게 말을 걸어왔다. 자신들의 구역에 낯선 이방인이 들어왔으니 분명 신기했을 것이다. 대뜸 나를 향해서 "너 마음에 든다, 너 내 이상형이다" 라고 짧은 영어로 적극적인 의사표현으로 날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녀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러웠다. 아쉬운대로, 그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헤어져야만 했다. 이스탄불 여인들을 가슴 한 켠에 두고, 나는 다시 에미노뉴 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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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부럽...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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