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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서울 25시, 夜 (15)

제1화 이노베이션 러브 〈15〉

이숙영이 고개를 돌리면 넓적다리를 쓰다듬는 통에 백천길보다 더 오랫동안 굶주린 이숙영의 몸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잊어주세요. 충분한 보답은 하겠어요.”
이숙영은 카페에서 칵테일을 두 잔 마신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 이후로는 깜깜했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 안에 백천길하고 질펀하게 섹스를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백천길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쳤다.
“운명을 믿어?”
백천길이 자연스럽게 이숙영의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전 운명을 믿지 않아요.”
이숙영이 백천길의 손을 밀어내고 옆으로 물러났다.
“운명을 믿지 않았으면 어제 나를 만나러 오지 않았겠지.”
백천길이 이숙영의 팔을 잡아끌어 당기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나를 욕했기 때문에…”
이숙영이 백천길의 손을 뿌리치며 말꼬리를 흐렸다.
“남자들이 욕을 하면 무조건 약속 장소에 나가는 모양이지?”
“욕을 얻어먹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전생을 믿어?”
“전생?”
이숙영은 전생이라는 말에 백천길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우리가 어차피 전생에서 어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던 거야.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 누워 있는 거라구.”
“그,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구?”
백천길의 손이 다시 젖가슴을 더듬었다. 이숙영은 전생이라는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을 느꼈다. 백천길의 손을 힘없이 밀어내며 반문했다.
“이숙영, 출생은 전남 신안군, 대학은 영문과, 유명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학교 선배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으나 배신당함, 그때부터 돈을 벌겠다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함, 토담을 하기 전에 인사동에서 산사음식 조리법을 터득, 중간에는 생략하고. 통장에 30억 원 정도가 들어 있고…”
“그만.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이숙영은 깜짝 놀랐다.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알몸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이불을 덮으며 물었다.
“가장 중요한 말을 빼먹었군. 여기 점이 있는 여자가 혼자 살면 단명하게 되어 있는 거 알지?”
백천길은 어젯밤에 이숙영이 고백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짜고짜 이숙영의 으뜸 부끄러운 곳을 쓰다듬었다. 아랫배 쪽으로 팥만 한 점이 있다. 점을 문지르며 속삭였다.
“저, 정말이에요?”
이숙영은 백천길이 다짜고짜 팥알 크기의 점을 문지르는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기다렸다는 듯이 백천길이 배 위로 올라왔으나 거부할 힘이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숙영은 백천길이 몸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모습을 백천길이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슬쩍 옆으로 고개를 눕히며 숨을 들이마셨다.
“넌, 정말 예뻐…”
이숙영의 어깨는 작고 둥그스름했다. 작은 어깨에 비해 젖가슴은 컸다. 이숙영이 양팔로 젖가슴을 가리며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날이 밝았잖아요. 눈을 감아 주세요.”
창문이 한 뼘 정도 열려 있다. 그곳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펄럭인다. 꿈속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눈을 감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몸을 볼 수가 없잖아.”
이숙영은 눈을 감았다. 엉덩이를 옆으로 비틀며 매끈하게 빠진 오른쪽 다리를 세웠다. 백천길은 군살 하나 없이 쭉 빠진 이숙영의 나신을 옆구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쓸어내렸다.
백천길의 손길이 옮겨갈 때마다 이숙영의 몸은 피아노 건반처럼 리듬을 탔다. 연신 입술을 핥으며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참으려고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점이 어떻게 생겼는지 다시 볼까?”
“모, 몰라요.”
이숙영이 환한 불빛 아래 드러난 젖가슴을 양쪽 팔로 가린 채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이숙영의 배꼽 밑의 아랫배는 살짝 부풀어 있었다. 그 밑으로 희고 깨끗한 살 위로 윤기가 흐르는 숲에 팥알 크기의 점이 돋아나 있다.
“눈, 눈 좀 감아주세요.”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감기 싫어.”
백천길은 목이 쉰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탐스러운 젖가슴과 아름답고 신비로운 나체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이숙영이 몸을 움찔거리며 옆으로 누우려고 했다. 어깨를 눌러 반듯하게 눕혔다. 젖꼭지가 남자를 멀리했었는지 엷은 분홍색이다. 꼭지는 오만하게 서 있었다.
“사랑해.”
백천길은 이숙영의 가슴에다 얼굴을 묻었다. 이숙영의 탐스러운 젖꼭지를 머금으면서 목 밑으로 손을 넣었다. 이숙영은 눈을 지그시 감고 백천길의 어깨를 꼭 껴안고 하체를 비틀며 가쁜 숨결만 내쉬고 있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이숙영은 말과 다르게 백천길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갈 것처럼 버둥거렸다. 백천길은 여유 있게 이숙영의 몸을 쓰다듬으며 엉덩이 밑으로 옮겼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숙영이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창문 밖은 훤하다. 햇살이 커튼을 파고들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이숙영은 백천길의 팔을 베고 누워서 옆모습을 바라봤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제가 당신한테 결혼해 달라고 했나요?”
한만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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