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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싱그러운 굽이길과 개성 만점 시장 나들이

(원주=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강원도 원주에는 걸으며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는 ‘굽이길’이 있다. 또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개성을 간직한 시장과 거리가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조선 시대와 근대 역사 유적지도 둘러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 녹음 짙은 굽이길에서 맛보는 여유
총 길이 196.2㎞의 굽이길은 25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치악산 금강송길’, ‘꽃밭머리길’, ‘백운산 휴양림길’, ‘회촌숯길’ 등 코스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져 걷는 맛이 좋다. 경쾌한 물소리, 청아한 새소리, 시원한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정신은 명경지수처럼 맑아지고 가슴속엔 청량한 기운이 가득해진다.
백미인 코스는 천 년 숲길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치악산 금강송길’이다. 구룡사 주차장에서 구룡사, 세렴폭포, 강원도자연학습원을 거쳐 돌아오는 6.5㎞ 코스다. 길이가 길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걷기 좋다.
구룡사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금강송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길 오른쪽 아래로는 맑은 계곡이 흘러 청량감을 더한다. 이후 거북 조형물 약수터와 용이 승천하는 조형물이 있는 구룡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숲길 여행이 시작된다.
일주문과 부도를 지나면 이내 구룡사다. 의상대사가 연못에 있는 용 9마리를 쫓고 그 자리를 메워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구룡사를 지나 숲 속 길로 접어들면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구룡소가 투명한 물빛으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구룡사에서 대곡야영장을 지나 세렴폭포까지는 초록빛이 싱그럽고 완만한 오르막이다. 세렴폭포에서 땀을 식힌 후 다시 올랐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내려가면 된다. 대곡야영장에서는 야생화, 멸종 파충류 등도 볼 수 있다.
◇ 예술작품과 먹거리가 있는 시장 탐방
전주에 야시장이 열리고 청년몰이 있는 남부시장이 있다면, 원주의 대표 시장은 미로예술시장, 소고기골목, 만두골목이 있는 원주중앙시장이다.
특히 2층에 있는 미로예술시장은 2013년부터 젊은 예술인들이 터를 잡으면서 ‘청년몰’로 재탄생한 곳이다. 현재 카페와 공방, 갤러리 등 매력 만점의 상점 70여 개가 들어서 있다.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는 시장은 이름처럼 건물을 미로처럼 오가며 구경해야 한다. 벽 곳곳에는 고양이, 둘리,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등 동화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물고기 그림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공방들이 내건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늦가을 갈잎 타는 내음의/ 마른손바닥// 어머니의 손으로/ 강이 흐르네…”로 시작하는 이해인 수녀의 시 ‘어머니의 손’ 등 시화도 볼 수 있다.
중앙시장 1층에는 소고기골목이 있다. 아롱사태, 치맛살, 제비추리 등 국내산 한우 특수 부위를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고깃집 20여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인분 2만5천~3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해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북적인다.
각종 만두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만두골목도 있다. 찐만두, 떡만두국, 칼만두국, 튀김김치만두 등 미각을 사로잡는 만두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앙시장 바로 인근 자유시장의 만두골목도 인기가 높다.
◇ 조선 시대와 근대의 흔적을 찾아서
원주중앙시장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10분 거리에는 강원감영(사적 제439호)이 있다. 조선 태조 4년(1395)에 설치돼 500년 동안 관찰사가 강원도의 정무를 보던 곳이다. 원래 집무를 보던 선화당(宣化堂), 정문인 포정루(布政樓), 4대문, 객사 등 건물 31동이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부서지고 시청사 등이 들어서기도 했다. 현재 선화당과 포정문이 보수됐고 중삼문, 내삼문, 청운당, 행각 등이 복원됐다. 연못과 정자가 있는 후원은 복원 공사 중에 있다.
포정루는 앞면 3칸, 옆면 2칸의 2층 누각 건물로 멋스러운 팔작지붕을 이고 있다. 또 선화당은 정면 7칸, 측면 4칸의 기다란 모습으로 장중한 느낌을 전한다. 사료관에는 관찰사의 편지를 비롯해 금동허리띠고리, 나막신, 동전, 호패, 분청사기와 백자 등 출토 유물이 전시돼 있고, 옛 감영의 전경을 축소 모형으로 볼 수 있다.
원주 곳곳에는 근대 유적도 있다. 1913년에 고딕식 성당으로 건축됐지만, 한국전쟁 때 전소해 1954년에 시멘트 벽돌로 재건된 원동성당,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딕식의 아름다운 용소막성당, 1934년 원주에서 최초로 건립된 2층 은행 건물인 구 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 일제강점기에 역사로 건축돼 현재는 미술관으로 이용되는 구 반곡역사 등은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떠나게 한다.
dklim@yna.co.kr
(끝)
출처 다음 아웃도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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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ro. 기나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근 1년간의 여행기가 이렇게 끝이나네요! ㅎㅎ 시원섭섭한게 아쉬움만 남는듯해요. 지금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나지만 다음에는 더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ㅎㅎ 그럼 다들 비피해와 코로나 모두 조심하고 좋은 밤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설렘 가득한 입학식. 떨리는 출국 수속. 기대 가득 담은 여행 장바구니. 모든 것의 시작은 두려움 반, 기대감 반일 것이다. 이번 여행기를 집필하는 나의 모습도 그러했다. 시작은 단순했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기였다. 그 이야기들을 평소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기대감 없이 올렸다. 사진만 올리기에 아쉬워 당시의 기억을 더듬으며 사진 사이 공간을 채워나갔다. 처음에는 수십 명이었던 사람들이 점점 늘어 만 명이 넘어가게 되었다. 내 글과 사진에 누군가가 관심을 갖는다는 건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결국 남아메리카 여행이라는 마지막 여정까지 오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처녀작이었던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다. 조금은 글에 익숙해졌다는 점. 그동안 미뤄만 왔던 여행에 대한 정리를 했다는 점. 추억을 쌓아 올려 탑을 만들었다는 점 등. 생각해보면 참 많은 일과 경험을 할 수 있었던 4년이었다. 이 글을 보시는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어릴 때 쓰던 일기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적는 걸 싫어하더니 엄청난 발전이구나?” 생각해보면 뭔가를 적는다는 행위를 귀찮고 재미없게 생각해왔다. 어렸을 적 일기를 적으라는 방학숙제가 있었다. 아무리 곱씹고 짜내어보아도 2줄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일기면 있던 일만 적으면 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으로 「오늘은 수영을 했다. 참 재미있었다. 」라고만 쓰던 내가 이런 꽤나 긴 여행 수필을 쓰게 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했을까. 아버지는 항상 머릿속에만 넣어두지 말고 적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 하셨다. 이 책을 쓰면서 그 이유와 글 쓰는 것의 즐거움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인생은 도전과 선택의 연속이었다. 오늘 식사 메뉴라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선택하는 큰 일까지. 다시 한번 그 선택을 되돌려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마지막인 만큼 여행으로 돌아와 보자.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고는 한다. “지금까지 갔던 곳 중 한 곳만 추천한다면 어디야?” 보통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그 사람에게 되묻곤 했다. “여행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 싶어?” 이건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침부터 밤까지 돌아다니는 여행은 고역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의 시작은 자신의 여행 스타일을 파악하는데서 시작한다. 기왕 가는 것 즐겁게 다녀와야 하지 않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길 바란다. 사람과의 관계, 오감의 즐거움, 새로움으로 인한 설렘 등등 그 많은 것들이 모여 행복이 될 것이고 그것은 다시 여행을 떠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내가 그랬듯 남들도 그러하길 바란다. 역시 여행은 내 인생의 행복이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 믿는다. Bon voyage! http://brunch.co.kr/magazine/g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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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다시 찾은 제주도 집 안으로 따사로운 햇볕이 부서져 들어온다. 서귀포의 농가들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민박집이다. 리모델링을 최근에 했는지 내부는 깔끔하다. 다들 출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다. 숙소에서 조식을 제공해준다기에 식당으로 향한다. 제주도 답게 귤나무가 참 많다.   식당으로 쓰이는 집 마당에도 귤나무가 가득하다. 고양이 한 마리가 햇볕이 주는 따스함을 가득 만끽하고 있다. 일행은 하루 더 묵을 예정이라 내 짐만 차에 싣고 출발 준비를 한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성이시돌목장이다. 여전히 풍요로운 곳이다. 뛰어노는 말과 소들을 뒤로하고 카페로 이동한다. 밀크티는 언제 먹어도 맛이 있는 곳이다. 땅콩의 고소함이 혀끝으로 느껴진다. 카페 앞 테쉬폰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각자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강아지 2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한 쌍이다. 파란 하늘만큼이나 푸르른 초원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너른 풍경을 간식 삼아 차를 마시고 있으니 머리도 같이 시원해졌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떠날 시간이다. 두 번째 목적지인 사려니 숲길에 도착했다. 사려니 숲길은 과거 제주시 숨은 비경 31중에 뽑힐 정도로 멋진 곳이다. 울창한 자연림 사이로 난 15km에 달하는 숲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나무들과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하고 사려니 숲길에 간 덕분인가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완만한 숲길을 걷고 있으니 치유와 명상의 숲이라는 명성답게 마음속이 안정이 된다. 다음에는 겨울에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서울로 돌아가기 마지막 여행지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이다. 안에는 참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제주 전통 생활상부터 화산 석탑, 다양한 동물 등. 이곳은 수국과 매화 등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입구부터 매화향이 가득 날려온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고 들어가니 지기 싫어하는 동백꽃들이 가득 펴있다. 붉은빛을 띠는 이 꽃은 참 매력적이다. 휴애리 곳곳에는 수많은 꽃들과 소품들이 많다. 사진 찍기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들어가니 매화축제답게 수많은 매화가 만발을 해있다. 홍매화까지 매화향이 가득한 이 공간은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다. 개인적으로 매화보다는 벚꽃이 더 좋지만 이곳에서는 잠시 매화 손을 들어주고 싶어 진다. 사람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 보니 동물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오리와 돼지가 미끄럼틀을 따고 열심히 지나간다! 귀여운 풍경이면서 뭔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 주변으로 토끼와 염소 등에게 먹이를 주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동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면서 아이들에게 동물은 가둬서 키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조금은 든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서귀포로 돌아오니 벌써 집에 갈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 한가득이다. 그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공항으로 향한다. 다시 내일부터는 실습의 시작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