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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을 준비하다 - 3

수학문제집 하나를 통째로 암기하기로 했다. 먼저 문제집을 정했다. 당시에 유행하던 수학문제집은 '정석'과 '개념원리'였는데, 정석은 당연히 닳도록 공부를 했지만 크게 와닿지 않고 일단 책 편집이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깔끔한 편집에 큼지막한 개념원리를 주교재로 삼기로 했다. 개념원리는 문제집과 해설지가 분리되어 있었는데 사고력을 키우는 방식은 나에게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학을 공부할 때 나는 문제집을 펴고 그 옆에 해설지를 폈다. 한 문제를 풀 수 있는데까지 풀어보고 바로 해당 문제에 대한 풀이를 확인했다. 틀렸다. '아, 이 문제는 이렇게 푸는거였구나. 담에는 이렇게 풀어야지! 풀이과정을 까먹지말자. 나는 이제 수학문제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해당 문제에 대한 풀이과정을 확실히 이해하고, 답을 내본 후,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문제를 풀어보려는데 도무지 어떻게 시작해야될지 알 수가 없다. 해설지를 본다. '음, 이거였구만...' 또 풀이과정을 충분히 숙지한 후, 답을 내보고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이렇게 나는 수학을 '암기과목'으로 정했다. 어떤 문제집이든 해당 학년의 교과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고 있다. 내신 뿐만 아니라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과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머리속에 담는 것이 중요한데 그건 한 권의 문제집을 암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수학의 경우 다양한 문제집을 통해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봄이 일반적인데 그것은 이미 어느 정도 머리속에 수학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맵이 그려져 있는 것을 전제로 응용력을 키우기 위해서나 도움이 되는 것이지, 문제집 한 권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문제만 많이 푼다면 나중에 머리속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시중에 나온 문제집 중 어느 정도 이름있는 문제집이라면 해당 학년 교과과정에 대한 대부분의 문제를 빠짐없이 다루려고 할 것이고, 문제집의 저자 는 검증된 자격 하에 심사숙고하여 기출문제 등의 분석을 통해 문제를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선택한 문제집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찌라시같은 문제집이 아닌 이상 믿고 암기하면 충분하다. 문제집을 고르는게 걱정이라면 시중에 나온 문제집들 중 베스트 3안에서 가장 내가 보기좋고 공부하고 싶을만한 것으로 하면 된다. 나는 아침 자습시간을 영어 독해문제집 한권과 수학 개념원리를 푸는 데에 균분하여 할애했는데, 매일 같은 시간을 위 두 문제집에 배분하고 계속 무한반복했다. 3회독이 넘어가면서부터 나는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더 이상 수학은 두려운 과목이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 수학이 사고력을 요구하는 과목은 맞다. 하지만 그 '사고력'도 기본적인 이론이나 지식을 숙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길러지고 증폭되는 것이지, 생판 잘 알지도 못하는 단원을 들어가서 맨 앞의 이론을 한 번 읽고 막무가내로 문제를 푸는건 정말 시간낭비다(물론 그렇게해서 수학이 잘 된다면 그렇게하라. 하지만 그게 힘들다면 내 방법이 옳다). 수학은 고등학교 전과목 중 한 과목일 뿐이고, 다른 과목도 공부를 해야만 한다. 수학 한과목만 시험을 보는 것이라면 계속 수학만 파면 되겠지만 수학만 보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어차피 나는 수학을 못하고 힘들어한다는 전제하에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수학은 최소한의 시간투자로 최대한의 효용을 내는 방법으로 공부하여 적정한 점수로 커버하고 차라리 내가 자신있는 다른 과목에 좀 더 투자하여 고득점을 노리는게 낫다. 개념원리가 내 것이 되는 동안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수업진도나가는 문제집이나 ebs교재 등은 어차피 풀게 되었고, 개념원리에서 익힌 내용을 토대로 그런 다른 문제집들은 풀어보면서 자연히 응용력과 사고력이 길러졌다. 나는 이렇게 수학을 극복했다.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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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인데 어디서 웃어야할지 모르겠다.
@SangWon1Lee 죄송합니다.(^.^;)코믹하게 쓰고 싶은데 계속 진지모드로 나가네요.(ㅠ.ㅜ) 계속 이러면 유머에는 안올려야겠어요 흑
@SangWon1Lee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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