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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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 06 / 2014 (Day 12) Burgos
성당 앞에는 이렇게 순례자 동상이 있는데 유명한 포토존이다. 같은 순례자 처지니까 사진 한 번 찍어주고, 부르고스 강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요하기 그지없는 강가.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고 있자니 중앙에 성당이 있는 중세시대의 봉건제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이 성벽을 따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을 것이다.
오늘은 마르타에 이어 또 한번의 송별회를 하는 날. 바로 분위기 메이커였던 비올레타가 떠나는 날이다. 마르타, 비올레타는 그야말로 분위기 메이킹 양대 산맥이었는데 헤어지게 된다니까 정말 아쉽다. 그동안 나름 헤어지는것에 좀 무뎌졌을거라 생각했는데 여행을 백만년되도 그건 잘 고쳐지지 않을 것 같다. 난 본래 정이 너무 많은 사람이니까.
비올레타의 송별회를 위한 모임은 오후 6시에 하기로 했으니 광합성 중인 프란체스카도 함께 데리고 아직 시에스타가 한참인 거리 구석구석을 다녀본다.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생긴 시에스타.
그럼에도 관광객을 상대로한 요식업들은 여전히 분주하다. 이것이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 소도시의 경우에는 정말 개 한마리 찾아보기 힘들다.
비올레타, 기봉, 프란체스카의 뒷모습을 찍어본다. 이제 너무 많은 사적이야기를 하게 되어 프란체스카 나 기봉은 완전 삼총사가 되었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건물들이 예뻐보인다. 내가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을 받은 나라를 정말 너무 사랑하는 이유다. 뭔가 나른하면서 기분나쁘지 않은 날씨다.
서울도 가끔 이렇게 조용했으면 좋겠다라는..
이뤄지지 않을 상상도 해보면서.
우리는 조용한 도시를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좋은사진의 조건은 과연 광량이라고 들었다. 이건 뭐 아마추어가 똑딱이 모드로 찍어도 이정도다.
아.. 보기만해도 나른해~
빨래를 하고 싶어지는 날씨다.
성당은 중심에 있다보니 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아까 찍었는데 또 찍고 옆으로도 찍고 앞에서도 찍고.
내가 생각하는 성당의 최고 뷰포인트는 바로 성당 뒷편.
공식 알베르게에서 밖으로 나와 오른편으로 나오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난간이 있다. 딱 그 쯤이 가장 좋은 포인트!
바로 이곳이다. 마침 6시가 다가오자 우리는 약속장소로 이동한다. 저번 작은 놀이터에서 만났던 미국인 꼬맹이 3명, 그리고 마침 일본인 준상과 요코상, 그리고 그들의 지인까지 모두 모여 밥을 먹기로 했다. 요코상은 늘 비올레타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정말 아쉬워하는 표정이셨다. 서로의 언어를 못하고 요코상은 영어를 못하셨지만 서로의 눈빛과 바디랭기지로 대화를 해왔다고 했다. 비올레타가 보이는 날이면 늘 힘이 났었다고.
마지막 안녕을 함께 할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하필 오픈중이라 우리는 그 막간을 위해 광장에서 맥주를 마셨다. 다들 피곤해 보였다. 특히 프란체스카가 한국말로 "아~ 너무 피곤하다. 안마 좀 해줘~"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는데

모두 놀라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마치.. 신문물을 접한, 이게 말로만 듣던 타이맛사지인가!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한번씩 해주니까 다들 너무나 시원하다며 2유로씩 줘야하는거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기봉과 내가 그렇게 열심히 안마를 해주고 있자니 광장에 있는 현지인들이 호기심이 넘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한명을 찝어서 광장에서 안마를 시연해줬더니 많은 인파가 우리 주위로 몰려들었다. 얼떨결에 마사지 한류를 전파하는 순간이었다.
지나가다 이에 고무된 브라질 아저씨 세르지오(고프로를 머리에 이고 다닌다)는 브라질에도 브라질식 마사지가 있다며 내게 시연했다. 머리를 뽑아내는 듯한 동작으로 하는데 정말 엄청 시원했다. 돈을 지불하고 싶을 정도로.

어쩌다보니 우리는 마사지 하나로 엄청나게 주목받고 있다.

결국 기봉이와 나는 현지인들과 사진을 찍었다. 아마 우리 사진이 그들의 핸드폰과 페이스북을 타고 돌고 있을 것이다. '마사지 코레아노'라고 해시테그나 검색해볼까나.
그 영광의 순간에 있었던 우리들. 왼쪽부터 엉클론과 그의 친구, 비올레타, 뒤에는 요코상, 미국인 삼총사 중 한명, 프란체스카 나, 기봉, 그 앞에 에밀리, 목소리 특이한 사만다, 그리고 뒤에는 삼총사들 그리고 옆에는 삼총사와 함께 여행중인 카탈루냐 친구다.
우리는 이들과 함께 한 레스토랑에서 치킨윙과 여러가지 전채요리를 시켜 마지막 저녁을 비올레타와 함께 했다. 나는 요코상의 일본어를 열심히 영어로 번역해 비올레타에게 전했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는 언제부턴가 계속 비올레타에게 기대고 있었다보다. 분위기 메이커이자 우리를 정말 많이 도와준 그녀.
서로 볼키스를 나누며 포옹을 하는데 정말 짠했다.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그 웃음 잃지 말라고 힘을 다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잠에드는 시간에 비올레타를 위해 연주하는 것 같았던 알베르게 앞 길거리 음악사들의 연주. 지금도 머릿속에 기억이 생생하다)
그녀가 떠난 후 그녀를 찾는 많은 까미노 사람들을 만났다. 그녀는 말끝마다 "나는 Super special 이니까"를 외쳤다. 정말 그녀의 말버릇대로 정말 스페셜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프랑스어도 하고 영어 스페인어까지 통달한 그녀, 게다가 이젠 한국어와 일본어도 배우겠다는 욕심많은 스타일리스트. 그녀가 꿈의 직업을 갖게 되었듯이 다른 꿈들이 넥스트 미라클로 계속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올레타! Buen camino!
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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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 근처에서 일한적 있어요^^
부르고스는 흡사 이태리 같네요ㅎㅎ
비올레타 안녕 ㅠㅠㅠㅠㅠ
마사지는 중독성이 강하데요 ㅋ. 저도 아들에게 자주 해달라고 하거든요 ㅋ
성당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도 보고 모노님을 먹으려는 기봉이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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