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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에는 검은 나방을 몹시도 겁에 질려 바라보다가 그것을 긴 막대로 사정없이 발기는 꿈을 꾸다가 깼다. 나는 즉시 시간을 살폈다. 새벽 세 시 반이 조금 넘어 있었다. 그렇다면 새벽 네 시 전. 언젠가 꿈의 해몽이 적용되는 시간이라고 들었던, 그러니까 바로 그때. 급히 해몽을 찾아보니 불운, 불행이라는 단어가 지배적이다. 월요일. 비는 아직 완전히 그치지 않았다. 세상은 내내 잿빛이었다. 출근을 해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게 원고를 청탁하고 나를 격려하곤 하던 중년 시인의 부고를 들었다. 폐암 말기였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일을 한 셈이다. 큰 충격이었다. 짐작도 못 한 누군가의, 심지어 목전까지 다가와 있던 죽음이라니. 드라마 <괴물>을 보는 중에 최백호의 목소리가 깔리면 정말 근사해진다. 어떻게 최백호의 목소리를 이런 연쇄 살인 드라마에 배치할 생각을 했을까. 귀갓길에는 지하철에서 노약자석만을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돈을 구걸하는 젊은 거구의 사내를 봤다.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자였다. 모두가 거부하자 큰소리로 하소연을 해댔다. 사람들이 왜 이러냐. 내가 밥도 못 사 먹게. 지적으로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한참 문제였다. 아니 본래 윤리란 지적 능력과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지. 노약자석만을 골라 다니며 위협에 가까운 구걸이라니. 다행인지 사람들의 거부 의사 뒤에 큰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정말 비겁하기 그지없었고, 역겹기까지 했다. 약자를 유린하는 기사들이 전에 없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아동 학대며, 노인 혐오 같은 것. 혹자는 언제나 그런 시대였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범죄라는 것도 다만 대중의 관심에 따라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유독 문제적으로 보이는 것은 인식이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그런 구시대적인 범죄들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본 월요일의 풍경들은 대개 잔인했다. 내가 꿈에서 찢어발긴 것은 다 뭐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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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이 습한 주말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수동 카메라가 괜찮을지 불안하다. 날씨 탓인가. 내내 무기력함을 떨칠 수가 없다. 지난주처럼 공원에서 달리기라도 하고 싶은데. 이틀을 근무하면 또 휴일이다. 이번 달은 성실히 살기에는 방해물이 좀 많군. 책 한 권을 겨우 다 읽었다. 어제는 술을 마시면서, 내년에는 영상 시청을 다 끊고 일 년 동안 책 150권 읽기에 도전하겠다고 허무맹랑한 소릴 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너무 극단적으로 사는 것은 좋지 않아. 쳇 베이커의 음악을 듣고 있다. 이름만 알고 잘 모르는 뮤지션이다. 아니 아예 모른다고 봐야겠지. 사월초파일에는 조계사나 봉은사라도 가보고 싶지만, 아무래도 인파가 많을 테지. 봉은사는 가본 적이 없다. 조계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찰이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을 보기 위해 상영 시간과 장소들을 한 달여 전부터 뒤지고 있지만, 볼 여건이 영 맞아떨어지질 않는다. 인연이 없는 건지. 이번 홍상수의 신작 영화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보러 가야겠다. 그의 영화를 데뷔작부터 빠짐없이 봐왔지만, 딱 한 작품 <도망친 여자>만 보지 못했다. 어쩌다 보니 그리됐는데, 이번 신작은 어떻게든 봐야겠다. 세계관으로 따지면 마블보다 홍상수 월드가 훨씬 더 거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어지간한 감독이다. 십 년 전쯤이었던가. 김기덕의 <아리랑>을 보러 갔다가, 극장 건물 1층에 있는 햄버거집에서 홀로 버거를 먹고 있는 홍상수와 눈이 마주친 적이 있다. 버거집의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엇, 홍상수다, 하며 호들갑을 떠는 나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던 그가 생각난다. 아유 참, 그랬었군. 젖은 길을 달리는 자동차들의 소리가 들린다. 비가 온다. 참을 수 없는 이 글쓰기의 무의미.
개린이 양육일기(feat. 라운타임)
견생 2-3개월 언저리쯤 되시는 울 꼬물이 라운이 분명 샵에선 2월 5일생이라고 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쌤이 보시더니 "아이구 아가네 완전 아가 한 이개월 겨우 됬겄어요" "아닌데요 얘 2월 5일생인데요" " 전 생물학적 나이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빨이나 체구로 봤을때 야는 절대 삼개월 안넘었어요" 하.... 울 몽이때 생일조차 몰랐기에 넘들 다해주는 개생파 한번 못해본게 한이되어 이번엔 생일 있다며 좋아라 했는데... 이건 또 ㅁㅓㅅ ㅓㄴ 129 울 라운인 정말 2월 5일생이 맞는걸까? 아님 의사쌤 말이 맞는걸까? 그렇게 여러날을 고민하다 인스타에서 말티푸 멍팔질을 매일매일 해대면서 이 하늘아래 울 라운이랑 똑같이 생긴 애들이 정말 많다는걸 알게됐다 ㅋㅋ 글고 걔네들도 다 2월 언저리 생일이랬고 라운이랑 체격이나 뭐나 다 비슷하길래 난 그냥 라운인 2월 5일생이 맞다고 잠정결론지음!! 3개월차 개린이는 ... 그냥 막무가내다 분명 유튜브에서 훈련사들은 "강아지들은 절대 자기들이 잠자는 곳 밥 먹는 곳 노는 곳엔 배변을 하지 않아요 그러니 실수하는 곳에 장난감이나 밥그릇을 놓아보세요 바로 고쳐질거에요" 허나... 울 개린이는 간식 먹는 노즈워크에 쉬도 하고 간식도 먹고 물어뜯고 널기도 하고 내가 맨날 놀아주는 카페트에서 놀다가 쉬도 하다가 잠도자고 "패드에 쌌을때 폭풍칭찬과 간식을 주세요 패드에서의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거죠" 역시 따라해봤음 간식만 좋아라 함 그렇게 온 집의 화장실화가 되면서 난 조금씩 화를 혼자 삭이며 (배변 훈련땐 절대 혼내지 말라길래) 분노의 걸레질을 매일 해대고 있음 뭐 언젠간 가리겠지... 그리고 이아이는 내 무릎맛을 알아버렸다 ㅋㅋㅋ 귀여운 것 몽이 형아가 알려주대? 여가 맛집이라고? ㅋ 어버이날 처음으로 이동장에도 들어가봄 첨엔 나죽는더 꺼내놓아라 개난리를 치더니 이동장 구멍 사이로 사료를 한알씩 한알씩 떨어뜨려주니 잠잠 ㅋㅋㅋ 본가에 가서도 낯가림 1도 없이 엄마가 부르면 쪼르르 아빠가 불러도 쪼르르 아쥬 그냥 이쁘다고 난리셨음 근데 아가는 아가인가봄 그렇게 놀다가 갑자기 뻗어잠 ㅋㅋㅋ 몽이형아 애착이불에서 코코 이 아이 터그에 진심임 하루 세번 이상은 놀아드려야함 이젠 이렇게 째려도 봄 사료를 내놓아라 인간!! 그리고 밤바다 그분이 오심 쇼파 밑으로 해서 탁자밑으로 화장실 갔다가 아쥬 그냥 맹글 맹글 돌면서 전력질주하심 저 광경을 처음봤을때 진심 쌈짝 놀랬음 이젠 아 그분이 오셨구나 함 저렇게 한 5-10분간 뛰다가 거짓말처럼 잠듬 ㅋㅋㅋㅋ 잠든 이뿐 라운이~~~ 마지막으로 내 최애 영상 하나 풀고 감 졸림 자면 될것을 저러고 졸고 있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몽이 개르신 모시다가 깨발랑 개린이 양육하려니 좀 벅차기도 하고 얌전하고 쉬잘가리던 몽이가 더 생각나 울기도 많이 우네요... 이렇게... 그렇게... 몽이가 가슴에 묻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