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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편하게 던져도 150km'

롯데에 1차 지명된 뒤 메이저리그 팀들의 러블콜에도
롯데와 4억5000만 원에 생각보다 빨리 계약을 체결한
부산고 우완투수 윤성빈.
어릴적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는 게 꿈'이었다는 윤성빈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150km는 쉽게 넘는
'하늘의 내린 축복'을 받은 미완의 대기입니다.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닮고 싶다는 윤성빈,
자신의 피칭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스피드 A+, 볼끝은 A, 제구력과 멘털은 B 정도?" 라고 답했습니다.
[스포츠서울 고진현 체육2부장] 투수에게 타자를 움찔하게 하는 강속구는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그 복을 바가지째 받은 사내가 있다. 부산고 3년생 우완투수 윤성빈(17)이다. 오랜만에 나온 대물의 등장에 야구계도 기대가 크다.
윤성빈은 지난 달 27일 발표된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차 지명을 받고 시원스레 도장을 찍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놓고 저울질을 거듭할 것 같았던 당초의 전망과는 달리 계약과정은 깔끔하고 시원스러웠다. 이유는 간단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는 게 꿈”이라던 윤성빈의 바람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은 아들이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더 큰 꿈을 펼치기를 바랐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이번에도 그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도대체 윤성빈이 어느 정도의 대물이기에 야구계가 눈과 귀를 쫑긋 세우고 호들갑을 떠는지 궁금했다. 기자는 호기심의 동물이다. 그 호기심은 바쁘다는 핑계로 현장을 등지고 있던 기자의 발걸음을 목동구장으로 향하게 했다. 윤성빈은 지난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71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인천고와의 1회전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0-3으로 뒤지던 5회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성빈은 5.이닝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9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연장 승부치기(무사 1, 2루에서 시작)에서 안타 2개와 볼넷, 실책 등으로 5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윤성빈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53㎞를 찍었다. 150㎞를 훌쩍 넘는 스피드가 온 몸을 쥐어 짜내서 나오는 게 아니라 버드나무처럼 유연한 스로잉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스피드는 하늘이 내린 축복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패전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윤성빈은 프로 무대를 향한 꿈을 차분하게 밝히며 자신의 야구 인생 제 2막을 설계했다. 야무지고 당당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량을 객관화하는 성숙한 자세가 기특했다. 진보와 도약을 잉태할 수 있는 마음밭이 건강하다는 게 감사했다.
- 계약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롯데 입단 사이에서 꽤 많이 고민했을 텐데.
“남들은 돈 주고 유학도 가는 판에 메이저리그에 한 번 도전해보는 게 어떠냐”고 부추기는 주위 사람들도 많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실력이 안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어릴 적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는 게 꿈이었던 만큼 별 고민없이 롯데와 계약하게 됐다. 지난 해 청소년대표팀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배들의 조언도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개인적으로 친했던 NC 박준영, 삼성 최충연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를 해보니 두 사람 모두 “설익은 기량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기보다는 일단 국내 프로야구에서 차근차근 기량을 닦고나서 도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해줬다.
- 롯데 입단이 꿈이었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롯데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어릴 때부터 롯데 야구만 봤다. 다른 야구는 잘 보지도 않았다. 롯데로부터 1차 지명을 받는 순간 정말 기뻤다.
- 야구는 어떻게 입문하게 됐는가.
동일중앙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대로 야구를 하게 된 셈인데 나를 야구로 끌어들인 그 친구는 정작 중학교 때 야구를 그만뒀다. 그 친구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웃음).
-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큰 시련과 기쁨이 있다면?
초등학교 6학년때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가봤다. 검진 결과 야구를 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 진단은 슬랩병변(관절와순 손상)이라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다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다행히 “재활을 잘 하면 괜찮다”고 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때가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재활기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장 큰 기쁨이라면 당연히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은 일이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된 것도 기뻤지만 1차지명의 감격보다는 덜 했다.
-피칭 폼을 보니까 팔을 점차적으로 올린 흔적이 남아있다. 왜 그렇게 좋은 몸으로 정통 오버스로 폼을 처음부터 습득하지 못했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투수를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꽤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 투수였다. 다만 정통 오버스로가 아니라 스리쿼터로 공을 던졌다. 팔이 잘 안올라가서 감독님이 “제일 편한 폼으로 던지라”고 해서 스리쿼터로 공을 던지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초까지 스리쿼터로 계속 던지다가 지난 해 9월부터 감독님의 제안으로 투구폼을 교정하게 됐다. 팔을 올리니까 볼 스피드가 더 나왔고 힘도 붙었다. 팔을 올린 뒤 직구 스피드가 약 5㎞ 정도는 더 나오는 것 같다.
- 바뀐 폼이 아직도 어색한가?
꼭 맞는 옷처럼 편안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피칭 리듬감이 흐트러질 만큼 어색하지도 않다. 내 키가 195㎝로 큰 편이라 팔을 올려 타점을 높인다면 타자와의 대결에서 한층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통 오버스로 투수로 완전히 자리잡을 때까지 많은 땀을 흘리겠다.
- 무엇보다 편안하게 150㎞를 뿌릴 수 있다는 건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최고 구속은 얼마까지 찍어보았나?
올 시즌부터 매 경기 150㎞를 찍고 있다. 내 기억으로는 지난 4월 주말리그 경남고와의 경기에서 154㎞를 기록한 게 최고 스피드다. 프로에 입단한 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면 150㎞대 후반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 롯데와 계약금 4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좀 더 받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가?
인터넷 댓글을 보면 7억원 정도는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그 정도(4억5000만원)면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내 기량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은데다 더 많은 돈을 받으면 부담도 될 것 같다.
- 분명 그릇은 크지만 완성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다. 본인 스스로는 이러한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볼은 빠르지만 아직 제구력도 완벽하지 않고 변화구 구사 역시 안정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다만 자신은 있다. 아프지만 않으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볼 스피드를 떨어뜨릴 생각은 없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싶다. 장점을 살리는 한에서 제구력 키우기에 온힘을 쏟겠다.
- 키가 195cm다. 분명 타점이 높으면 좋은 장점도 될 수 있지만 역대 한국 대투수의 계보에는 190cm가 넘는 장신 투수는 별로 없다. 밸런스 잡기와 중심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밸런스와 중심이동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비록 키는 크지만 팔 움직임도 유연하고 리듬감도 괜찮다. 밸런스가 좋지 않은데 직구 구속이 150㎞를 훌쩍 넘긴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밸런스와 중심이동이 좋기 때문에 그만한 스피드가 나올 수 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키킹에서 몸이 앞쪽으로 쏠리는 약점도 있다. 아마도 스리쿼터로 던지
던 버릇 탓인 것 같다. 본인도 이 점을 알고 있는가?
좋은 지적이다. 공을 던지는 사진을 보면 그런 나쁜 버릇을 발견할 수 있다. 왼쪽 어깨가 열려 있고 오른쪽 팔은 뒤에 있고, 몸이 앞으로 쏠려 있다. 나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투구폼은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다. 정통 오버스로 폼을 몸에 완전히 장착하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 던지는 구종은 어떤 게 있는가? 그리고 가장 자신있는 구종은 무엇인가?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등 모두 4가지 구종을 던지고 있다. 가장 자신있는 구종은 역시 포심 패스트볼이다. 공을 긁을 때 팔 스피드가 다른 선수보다 빨라 스피드가 좋은 것 같다. 변화구 완성도는 슬라이더가 70~80%, 스플리터가 약 60% 정도다. 커브는 이제 배우는 단계다.
- 지금까지 부상을 당한 전력은 있는가?
어깨를 다쳤던 초등학교 시절을 제외하면 던지는데 문제가 됐던 적은 별로 없었다. 다만 지난 해부터 발목을 두 번이나 다쳤다. 발목이 약해서 다친 게 아니라 러닝을 하다가 움푹 패인 곳을 잘못 디뎠다가 다쳤다. 생각보다 오래 갔다. 올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발목 부상의 여파 탓이다. 현재 보호대를 차고 훈련하고 있는데 앞으로 발목 보강 훈련을 많이 할 생각이다.
- 자신의 피칭에서 약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점을 보강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멘털이 다소 약하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내 볼에 대한 믿음이 덜한 탓인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한 번 무너지면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도 있다. 왜 그런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잘던지면 내가 생각해도 진짜 잘 던지는데…. 일단 자신감을 갖고 던지고 제구력을 잡아 볼넷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국내외를 망라해 닮고 싶은 투수가 있다면?
일본 프로야구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 파이터스)를 닮고 싶다. 빠른 볼로 타자를 제압하는 능력이 정말 멋있다. 스타일도 비슷하고 마운드에서 해내려는 의지와 에너지가 대단하다. 마운드를 장악하는 그런 카리스마를 배우고 싶다.
- 프로는 적자생존의 냉엄한 정글과도 같다. 롯데 1군 무대에는 언제쯤 설 것 같은가?
내년에 아프지만 않다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파워피처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다. 계약을 하고 롯데 조원우 감독님을 찾아 인사를 드렸다. 감독님이 “아프지 말고 몸조리 잘 해서 내년에 1군에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덕담을 해주셨는데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
- 롯데 입단이 야구인생의 첫번째 꿈이라면 앞으로 남은 꿈과 희망은 무엇인가.
일단 2020년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 청소년대표를 해보니까 경기할 때 소속팀과는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외국 타자와 상대하는 쾌감,상당히 멋있다. 한국 타자와는 성향이 다르고 이런 대결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서 군대도 면제받고 싶은 욕심도 숨길 수는 없다. 빨리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남은 꿈과 희망이 아니겠는가.
- 지금까지 야구인생에서 누구의 영향이 가장 컸는지 궁금하다.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부족한 자식을 늘 믿어주시며 한결같이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롯데 입단의 갈림길에서도 당신들의 생각보다 나의 선택을 존중해주셔서 고마웠다. 이제 훌륭한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만 남았다.
- 프로의 벽은 높다고 하지만 의지가 강하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데뷔 첫 해 목표는 무엇인가?
1군 진입에 연착륙한다면 신인왕에 도전해보겠다. 아프지 않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중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약점이 좋아지면 더 좋은 결과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투구폼 교정이 완성되면 이러한 약점도 많이 보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투수에게 필요한 요소는 많다. 스피드, 제구력, 볼끝, 멘털 등 4개 요소로 나눠볼 때 자신의 피칭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스피드 A+, 볼끝은 A 정도 되지 않을까. 제구력과 멘털은 B 정도 주고 싶다.
- 당신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나에게 야구란 우연으로 찾아와 운명이 돼 버린 케이스다. 내가 야구를 시작했던 동일중앙초등학교는 같은 동네에 있던 동일초등학교와 중앙초등학교가 합쳐서 생긴 학교다. 나는 동일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야구부가 없었다. 야구부가 있던 중앙초등학교와 합쳐지면서 야구를 접하게 됐고 결국 야구에 입문하게 됐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 할 수 있었던 야구를 하게 된 건 정말 행운이자 운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윤성빈 프로필>
▲ 출생년월일 = 1999년 2월 26일
▲ 출생지 = 경남 거제시
▲ 출신학교 = 부산 동일중앙초등-경남중-부산고 3년 재학중
▲ 가족관계 = 아버지 윤응서(51)씨와 어머니 신미선(46)씨와의 1남1녀 중 막내
▲ 신체조건 = 키 195㎝, 몸무게 95㎏
▲ 혈액형 = O형
▲ 레퍼토리 =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 최고구속 = 시속 154㎞
▲ 지명순번 및 계약금 = 2017 신인드래프트 롯데 1차지명, 계약금 4억5000만원
jhkoh@sportsseoul.com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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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성이 급 생각나네요..... 제구에 더 신경 써주길 바랍니다.
@SonYoungil 푸흐흐ᆢ ㅠ
@assgor900 불가능한 꿈인거 아시자나욤..
대물이구나ᆢ 내 죽기전에 꼴대우승 한번 더 볼수있을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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